회사원 박이현(34·여) 씨는 최근 세 살 자녀 때문에 고민이 많아졌다. 자녀가 눈을 자꾸 깜박거리고 한 곳을 가만히 쳐다보거나, 시선을 잘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는 '선천성 백내장'이라고 했다. 박 씨는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에게나 찾아오는 백내장이 고작 세 살 된 아이에게 발병했다는 사실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가정의학과 조현진 과장의 도움을 받아 부모들도 잘 모르는 유전성 안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선천성 백내장, 수정체 혼탁 질환
임신 기간 중 태내 감염으로 발생

시야 방해하는 커튼 눈 증후군
근육 힘 약해 쌍꺼풀 수술로 치료

각막 중심부 혼탁하면 각막이상증
안내렌즈삽입술 도움, 자외선 자제


■소아 선천성 백내장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제왕절개, 치핵 등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수술을 많이 하는 3대 질병 중 하나이다. 사람의 눈 속에는 카메라의 렌즈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있다. 수정체는 사물을 볼 때 두께를 변화시켜 멀리 있는 물체와 가까이 있는 물체의 초점이 망막에 정확하게 맺히도록 해 준다. 백내장은 수정체의 구성성분에 변성이 와 혼탁해지고 딱딱하게 굳으면서 빛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질환이다. 흔히 노화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노인성 질환으로 생각하지만 선천적인 원인으로 인한 소아 선천성 백내장이나 외상, 약물부작용, 포도막염 등으로도 발병할 수 있다.
 
소아 선천성 백내장은 임신 기간 중 태내 감염 혹은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생긴다. 소아 선천성 백내장이 발병하면 눈을 자주 찡그리고, 다른 사람과 시선을 잘 맞추지 못한다. 심한 눈부심 탓에 눈을 깜박이는 횟수도 증가한다. 소아 선천성 백내장은 양 쪽 눈에 발병할 수 있다.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없다. 백내장 발병을 자각했을 때는 백내장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치료 이후 정상 시력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낮다.
 
 

■커튼 눈 증후군
커튼 눈 증후군은 눈꺼풀이 커튼처럼 눈동자를 덮는 탓에 눈이 작아 보이고, 시야도 확보되지 않아 시력을 저하시키는 질환이다. 커튼 눈 증후군은 외관 상으로는 안검하수와 구별하기 어려워 두 질환을 착각하기 쉽다.
 
안검하수는 선천적인 이유나 노화로 눈을 뜨는 근육의 힘이 약해져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커튼 눈 증후군은 눈을 뜨는 근육의 힘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 커튼 눈 증후군의 원인은 90% 이상 유전이다. 질환의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는 유년기부터 20~30대까지 다양하다. 커튼 눈 증후군을 방치하면 무의식적으로 눈을 크게 뜨려고 하기 때문에 이마와 미간에 깊은 주름이 생기기도 한다. 또 눈꺼풀 처짐의 속도가 빨라지고, 속눈썹이 눈을 찌르거나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다. 이는 곧 시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된다면 쌍꺼풀 수술 등으로 치료해야 한다.
 
■각막 이상증
각막이상증은 각막 중심부에 빵부스러기 같은 혼탁이 생기는 질병을 말한다. 각막이상증의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과립형각막이상증 제1형, 격자형 각막이상증 제1형, 레이스버클러스 각막이상증, 티엘벵케 각막이상증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중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것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다. 이 질병은 유전성 질환으로, 부모 중 한 명만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 자녀에게 증상이 발병할 확률은 50%다. 각막이상증은 동형접합자와 이형접합자로 구분된다.
 
동형접합자는 부모 모두에게서 각막이상증 유전자를 물려받은 환자로 어렸을 때부터 증상이 발병해 성인이 되기 전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이형접합자는 부모 한 사람에게서 유전자를 물려받은 경우로 일반적으로 10대 이후부터 증상이 나타나지만 생활환경 등의 차이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노년에 시력 소실이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조 과장은 "각막이상증은 라식이나 라섹 수술을 하면 혼탁이 악화되고 시력이 급격이 저하된다. 각막이상증은 안내렌즈삽입술로 수술해야 한다. 각막이상증은 현재로서는 완치법이 없다. 각막이상증은 자외선에 의해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에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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