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28일 가야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KBS 도전 골든벨' 녹화 현장. 3학년 신한비 양이 골든벨을 울렸다.

‘3행 3무’ 운동 실시로 바른 인성 함양
소프트웨어 교육으로 과학적 사고 향상
해외대학 탐방 등 국제견문 프로그램도

매달 한 번 수요음악회 스트레스 해소
문화재 탐방·인문학 명품 강좌도 눈길
“자율·책임의 민주적 학교 운영에 노력”


김해가야고등학교(교장 정우영)는 올해 개교 21주년을 맞았다. 사람에 빗대면 성년에 이른 셈이다. 졸업생만 벌써 8000명을 넘었다. '금관가야'에서 이름을 따 온 지역의 유일한 고교답게 가야고의 교표는 가야의 토템인 거북이 등 모양이다. 테두리로 나눈 여섯 칸은 6가야를 상징한다. 중앙 부분은 김해를 의미하며, 초록색 교표는 젊은이의 푸르른 기상과 기백을 나타낸다.
 
1995년 개교 이래 가야고가 가장 신경을 써 온 교육은 '인성'이다. 정 교장은 "인성이 곧 실력이다. 인성을 갖추면 학력은 덤으로 따라오게 돼 있다"고 확신했다. 물론 인성교육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에서는 보기 드물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다양한 체험활동도 진행한다.
 
 

▲ 소프트웨어 특강, 작가초청 명품 강연회, 교육과정 설명회(사진 위로부터).

■인성교육 '3행 3무'
가야고는 지난해부터 인성교육의 하나로 '3행(行) 3무(無)' 운동을 펼치고 있다. '3행'은 단정한 용모를 갖춘 학생, 다정한 인사를 할 줄 아는 학교, 바른 언어를 사용하는 학생의 멋진 행동을 뜻한다. '3무'는 학교폭력, 담배연기,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이 없는 학교를 일컫는다. 정 교장은 "3행 3무 운동이 제대로 실천된다면 바른 인성은 저절로 심어진다. 다행히 학생들이 잘 따라줘 학력은 물론 인성교육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가야고는 또 '가야 3품제'를 운영한다. 독서, 봉사, 체력 활동에 등급을 매기는 제도다. 최우수상인 1품은 국어·수학·영어·한국사·과학 등 과목별 도서를 30권 이상 읽고 교외봉사활동 50시간을 이수했으며, 5㎞ 달리기를 5번 이상 완주한 학생에게 부여된다. 각 등급을 따낸 학생들은 품증을 받는다. 활동 내용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해 학생들의 호응도와 참여도를 높인다.
 
가야고의 수업 분위기는 언제나 차분하다. 수업시간 전 집중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눈을 감고 3분간 명상을 하기 때문이다. 박종대 교무부장은 "명상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긍정적 사고를 가지게 한다. 학업에 지친 학생들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
가야고는 2018년부터 시행되는 초·중학교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에 앞서 2년간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에 선정됐다. 소프트웨어 교육이란 컴퓨터적 사고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다. 단순히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풀 수 있는 논리적 사고를 키우도록 한다는 게 교육의 핵심이다.
 
가야고는 인제대학교 컴퓨터공학과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소프트웨어 비전 특강, 융합인재반, 컴퓨터공학부 학과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분야의 다양한 진로 정보를 제공받고, 정보화기기의 윤리적 활용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정 교장은 "소프트웨어 교육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학생들의 과학적 사고 능력과 창의력을 향상시켜 미래를 이끌어 나갈 인재로 육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제주도 수학여행, 사제동행 체육대회 장면(사진 위로부터).

■창의적 체험활동
가야고는 한 달에 한 번 학업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수요음악회를 연다.
 
학생들이 학교 본관 중앙현관 앞에 직접 무대를 꾸며 진행한다. 학생·교사 들이 노래 솜씨를 뽐내기도 하고, 밴드부가 연주 실력을 과시하기도 한다. 이 행사에서는 다양한 학교 구성원들이 참가해 춤, 노래, 악기 연주 등으로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다. 박 부장은 "소규모 무대지만 학생들의 공감을 조성하는 자리며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다. 사제 간에 교감할 수 있는 무대여서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가야고는 지역공동체의식을 높이기 위해 문화재 탐방도 실시한다. 대성동고분군, 김해박물관, 수로왕릉, 봉황대, 공병기념탑 등 지역의 주요 문화재를 돌아보면서 인문학적 감성을 높이고, 지역의 가치를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행사다. 또 학생들이 자아를 발견하고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마다 네 차례씩 인문학 강사를 초빙해 명품강좌도 개최한다.
 
이밖에 수학여행, 전문직업인 초청강연, 답사활동 등 주요 행사를 진행한 뒤 학생들로부터 보고서, 감상문 등을 내도록 해 상을 수여한다. 지난 6월에는 제주도 수학여행을 다녀온 뒤 '수학여행 추억만들기 UCC대회', '세계에 제주도 알리기 대회', '탐방 보고서 대회', '제주도 탐방 특색신문 만들기 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문화재 탐방 행사 때에는 '답사지역 우수조사 보고서'를 공모했다.
 
■글로벌 인재 육성 
가야고에는 뉴질랜드 오클랜드교육청 소속 교원이 원어민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이 오클랜드교육청과 교육교류 협약을 맺은 덕분이다.
 
원어민 강사는 올해 '영어활성화 계획'으로 마련한 방과후 영어교실에서 1 대 1 수업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영어회화동아리 활동에서도 일상회화, 영작연습 등 대학 입학 구술면접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가야고는 1~2학년 학생 중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방학 때 해외대학 탐방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학생들이 싱가포르국립대학교를 찾아가 교육·문화에 대한 국제적 감각을 키우고, 생생한 지식을 기반으로 견문을 넓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정 교장은 "학생들과 소통하고 협동할 수 있는 스승으로 거듭나기 위해 모든 교사들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자율과 책임, 협력으로 움직이는 민주적인 학교 운영체제를 확립하고, 인성교육을 통해 학력 향상을 이루는 학교로 성장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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