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을 수상한 장용호 씨의 '향원익청'(십장생과 용호를 조각한 벼루와 묵함, 문진. 서산대사의 시 '답설'을 서각한 붓걸이와, 사군자를 묘사한 붓대).

지난 1일 거제시에서 김해시 공예업계의 '잔치판'이 벌어졌다. 제 41회 경상남도 공예품대전에서 대회 최고상인 대상을 비롯, 41명의 수상자를 내며 공예와 도자 부문에서 김해의 저력을 발휘한 것. 올해에도 김해가 최우수단체상을 수상함으로써 경상남도 공예품대전 12연패라는 쾌거도 달성했다. 이 날 오후 3시 거제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여할 김해지역 수상자와 관련자들이 버스 두 대에 나누어 타고 출발할 정도였다. 시상식 가는 길은 같은 작업을 하는 동료들 간의 잔치였고, 시상식은 김해 공예인들을 위한 잔치였다.
 
경상남도 공예품대전은 경남을 대표하는 우수 공예품 발굴 및 상품화 유도, 전통공예의 전승 및 품질 고급화 도모, 공예산업의 저변확대 및 기반강화를 목적으로 개최된다. 경남의 공예품업체, 학생, 일반인들이 2천415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김해는 장용호(한국미술협회 전통공예분과 이사) 씨가 '향원익청(목칠분야)'으로 대회 대상을, 손현진 씨의 '푸른바다(도자)'가 금상(본선 추천작), 최기영 씨의 '연꽃의 향연(도자)'이 금상, 서만삼(김해미협 공예분과위원장) 씨의 '태극문 팔각식기(도자)'가 은상을 수상하는 등, 총 41명이 수상하며 대회 수상자 112명 중 절반에 가까운 수상자를 냈다. 특히 대상과 금상 2개, 7개의 은상 중 5개를 김해시가 수상했다.
 
목공예가 장용호 씨는 "김해는 공예업체 수가 다른 지역보다 많아 공예를 하는 층이 두터워 실력이 월등하기에 해마다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낸다"고 분석했다. 김해 공예업계는 경상남도 공예품대전이 개최되기 전에 김해예선을 먼저 치른다. 예선을 거친 수상자들에게 시에서 지원금을 지급하며 격려하고 있는 것도 지역의 공예인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주요 수상자 명단 및 작품
손현진 '푸른바다'(도자)- 금상
최기영 '연꽃의 향연'(도자)- 금상 | 서만삼 '태극문 팔각식기'(도자)- 은상

41명 김해 수상자 중 26명이 도자분야에서 상을 받았다는 사실도 주목된다. 가야의 도자기 전통을 이어받은 김해의 명성이 허명이 아님을 말해주는 결과이다. 서만삼 씨는 "김해는 조선 초기에는 '김해 장흥고'라는 이름으로 궁중에 분청사기를 납품했고, 지방 백자의 생산지로도 유명했습니다. 일본에는 차사발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죠"라며 김해의 도예 전통 자랑부터 했다. 조선시대 김해사발(金海茶碗)은 소박하고, 질박한 완숙미가 자연스럽게 나타나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구한말에는 진례의 옹기도 유명했다. 김해의 도예 전통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도자공예를 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 만큼 타 지역보다 수준이 높다. 예부터 내려온 전통이 있는 고장이고, 도예가 층이 두터우니 앞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김해 도예가들은 자신감을 보였다.
 
공예품대전 최고의 대상을 수상한 장용호 씨의 작품 '향원익청'은 벼루함, 묵함, 문진, 붓걸리, 붓 등 서예용품이다. 제목의 뜻도 '군자의 향기는 멀리 퍼져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은상을 수상한 서만삼 씨의 작품 '태극문 팔각식기'는 백자 식기이다. 옛 전통문양인 태극과 팔괘를 연관시켜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으로, 20점으로 이루어진 2인 식기 세트이다.
 
한편 수상자들에게는 다양한 특전이 주어진다. 경상남도 공예품대전은 대한민국 공예품대전 예선을 겸하고 있어, 특선 이상의 입상자에게 전국 대전 출품 자격을 부여한다. 입선 이상자는 도 공예품개발장려업체 지정 시 입상 성적을 반영한다. 은상 이상자에게는 '경상남도 추천상품' 지정 신청 시 우대 및 해외박람회 참가 적극 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제41회 대한민국 공예품대전은 8월 23일~24일 작품을 접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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