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김해중부경찰서에서 테러예방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중부서, 8일 테러 예방 간담회
김해 무슬림 인구 4000명 육박
“외국인 자녀 관리제도 정비” 지적


IS(이슬람국가)를 비롯한 급진 이슬람단체들의 연쇄 테러로 전세계가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외국인이 많은 김해에서 테러를 예방하고 대처하기 위한 간담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김해중부경찰서는 8일 경찰서 2층 회의실에서 미국 육군 소속의 마틴 오글스비 부산 대테러담당관을 초빙해 테러 예방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중국, 베트남,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필리핀, 태국, 스리랑카, 캄보디아 등 김해 지역의 외국인 대표들과 경찰서, 시청, 소방서, 보건소, 외국인 관련단체, 상가협의회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김해는 테러 위협에 노출된 지역은 아니지만, 외국인이 2만여 명에 이르러 경남에서 가장 외국인이 많은 도시다. 경찰에 따르면 김해의 외국인 2만여 명 중 이슬람권 국가에서 온 사람은 4000여 명에 이른다.
 
오글스비 담당관은 테러 예방, 대비 태세, 평상시 유의사항에 대해 먼저 강연을 펼쳤다. 그는 "테러를 막기 위해서는 경찰, 학계, 지역 단체가 협력해야 한다. 이슬람 단체들의 급진화를 막으려면 각 종교·문화단체를 통해 대화를 하면서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오글스비 담당관은 이어 실제 테러에서 사용될 수 있는 폭발물에 대해 설명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과산화물로 만든 폭발물은 과산화수소, 아세톤, 나무 표백제, 염색약 등 의사의 처방 없이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쉽게 재료를 구해 만들 수 있는 폭발물이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누군가가 이러한 물품을 다량으로 구입한다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 폭발물은 외관상 소금, 설탕처럼 보여 경찰이 마약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마약 테스트기구에 넣어 흔들 경우 폭발할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연 이후 외국인 대표들은 평소에 생각했던 테러·범죄 예방 방안에 대해 자유 토론을 가졌다.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의 신동민 대표는 "IS 때문에 테러 공포가 전세계적으로 퍼졌다. 주말에 경찰의 순찰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 폐쇄회로 TV(CCTV) 설치도 늘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해이주민의집'의 수베디 여거라즈 대표는 "동상동에 외국인들이 이용하는 불법 숙박시설이 몇 곳 있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단속을 요청했다. 그는 "테러리스트들은 대개 특정국가를 잠시 방문한 사람보다는 어릴 때부터 그곳에서 자란 이중국적자가 많다. 한국에도 초·중·고등학생이 되는 외국인 자녀들이 있다. 이들의 경우 행정기관에 출생 신고를 할 수 없다.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등록하고 비자를 받아야 한다. 이들에 대한 자료도 전혀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해중부경찰서 전병현 서장은 "김해는 테러에 안전한 지역이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기 위해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 테러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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