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방성가 나눔터의 이벤자민(가운데) 수녀와 자원봉사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6년간 독거노인 식사 지원 사업
봉사자 12명 다양한 방식 참여
형편 힘든 어르신도 동참 ‘감동’


"우리가 배달하는 밥과 반찬, 국은 평범한 한끼 식사가 아닙니다. 사랑의 마음을 담은 영양만점 도시락입니다."
 
6년간 독거노인들에게 꾸준히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삼방성가 나눔터(대표 이벤자민 수녀)' 자원봉사자들이다.
 
삼안로 206번길에 자리한 삼방성가 나눔터는 2010년 3월에 문을 열었다. 나눔터에서는 공부방을 운영하고, 청소년 예절교육과 전통다례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벤자민(60) 수녀와 함께 차를 마시며 명상도 할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다.
 
이벤자민 수녀는 나눔터의 문이 열리자마자 도시락 배달을 시작했다. 그는 "김해지역에서 조사를 한 결과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는 독거노인들이 많았다. 다들 기초수급대상자가 아니면서도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 도시락 배달을 하게 됐다. 따뜻한 손길을 보태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삼방성가 나눔터의 자원봉사자들은 총 12명이다. 모두 삼방동 주민들이다. 김정기(79) 씨는 자식들에게 받은 용돈 30만 원을 6년째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박지현(47·여), 신경자(42·여) 씨 등 5명은 장을 본 뒤 나눔터에서 반찬을 만드는 역할을 맡는다. 도시락 배달은 강진국(78), 김정길(76) 씨 등 5명 몫이다. 윤석진(63) 씨는 집에서 반찬을 준비해 나눔터에 기부한다.
 
자원봉사자들은 매주 화, 목요일에 지내동과 삼방동에 살고 있는 어르신 15명에게 밥과 국, 반찬 4가지가 담긴 도시락을 전달한다. 비용은 전액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6년째 나눔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신경자 씨는 "면역력과 소화능력이 약한 어르신들이 먹기 때문에 신선한 제철 채소 위주로 조리하고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는다. 매운 맛을 내기 위해 고춧가루 대신 고추를 조금 넣어 간을 맞춘다. 도시락 용기도 플라스틱 대신 고온열처리를 할 수 있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쓴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시락을 가져다 줄 때 어르신들의 고맙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 보람을 느낀다"며 밝게 웃었다.
 
봉사회원 전삼재(67·여) 씨는 "어렸을 때 좁은 집에서 자랐다. 지금도 열악한 공간에서 지내고 있는 어르신이 꽤 많아 안타까웠다. 이들을 위해 땀 흘리는 것이 즐겁다. 힘든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살고 있는 어르신들을 보며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삼방동에 산 지 5년이 됐다는 일본 출신의 야나기하나 유카코(52·여) 씨도 일손을 거든다. 그는 "아이들이 나눔터 공부방의 도움을 받고 있어 고마운 마음에 동참하게 됐다. 사람도 사귀고 한국음식 조리법도 배울 수 있어 계속 봉사를 하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벤자민 수녀는 나눔터를 도와주는 봉사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5년간 삼방전통시장에 있는 의성상회에서 쌀과 잡곡을 후원하고 있다. 오랫동안 간질을 앓으며 홀로 살고 있는 한 할머니는 부업을 하며 번 쌈짓돈을 건네기도 했다. 나눔터가 알려지는 것보다 어렵게 살고 있는 어르신들이 오히려 남을 돕고 있다는 점을 더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벤자민 수녀는 나누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많은 사람들이 가난한 이들에게 마음을 나눠주면 좋겠습니다. 나누면서 살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습니다. 자신을 비워가며 함께 나누면 행복할 수 있답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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