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드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매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우리나라와 12시간 시차를 보이는 브라질에서 리우올림픽이 열리고 있어서 밤잠을 설쳐가며 선수들을 응원하는 날도 늘었다. 열대야와 밤 늦은 TV시청으로 인해 생체 리듬이 깨질 경우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열대야 속의 숙면 요령을 알아본다.

 

밤 최저기온 25도 이상이면 열대야
불규칙한 수면은 생체리듬 방해
비만·고혈압·면역질환 등 일으켜

산책·스트레칭 등 가볍게 운동
미지근한 물로 목욕 즐기고
체리·상추·바나나 먹으면 도움


■열대야의 영향
열대야의 피해는 단순히 잠을 잘 수 없다는 정신적 스트레스나 피로뿐만이 아니다. 사람이 가장 잠들기 좋은 온도는 18~20도이다.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면 몸의 온도 조절 중추에 이상이 생겨 잠을 잘 못 자거나 잠을 자도 온몸이 뻐근하고 피곤한 증상이 이어진다.
 
장시간 수면 부족에 시달릴 경우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이 저하되고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의 분비가 증가해 비만 가능성을 높인다. 또 잠이 모자라면 야간에 혈청 코티솔 농도가 증가한다. 코티솔은 각성을 일으키고 지방을 저장하는 경향이 있어 체중이 늘어날 수 있다. 이러한 생리학적 변화들은 인슐린 저항성, 비만, 고혈압의 위험요인이 된다.
 
 

■열대야를 이기기 위한 준비
바깥에서 더위에 시달린 많은 이들이 귀가한 후 찬물 샤워를 한다. 이는 근육을 긴장시킬뿐 아니라 체온을 맞추기 위한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오히려 숙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에 20분간 목욕이나 반신욕을 하는 게 낫다. 이렇게 하면 혈액 순환, 근육 뭉침 해소, 체온 저하 효과를 내기 때문에 숙면에 도움이 된다. 목욕뿐 아니라 족욕도 숙면에 바람직하다. 발, 종아리를 40℃ 정도의 따뜻한 물과 16℃의 찬물에 5분씩 4~5회 번갈아 담그면 된다.
 
잠자리에서는 스마트폰, TV, 컴퓨터, 노트북 등 전자기기 사용을 금해야 한다. 식사는 잠들기 3시간 전에 마치고 야식은 삼가는 것이 좋다. 전자기기의 전자파는 숙면을 방해하고, 늦은 시간의 음식물 섭취는 위장관 운동을 밤늦게까지 유지시켜 몸을 깬 상태로 만들기 때문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박철 진료과장은 "적당한 운동은 숙면에 좋지만, 과도하게 하거나 잠들기 직전에 운동하는 것은 생체리듬에 좋지 않다. 잠들기 최소 3시간 전에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을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숙면에 도움이 되는 과일·음식
체리처럼 수면호르몬 멜라토닌이 풍부한 과일을 섭취하면 불면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멜라토닌은 체내에서 소량 분비되는 호르몬이어서 식품을 통해 공급받으면 불면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상추도 멜라토닌 함유량이 많다. 특히 줄기 속에 있는 투명한 흰색의 액에는 락투세린이라는 성분이 있다. 이는 진정, 최면, 진해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잠들기 전에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시는 것도 좋다. 우유에는 멜라토닌의 주요 성분인 트립토판이 함유돼 있다. 이 물질은 긴장을 완화시키고 체온을 높여 수면을 유도한다.
 
바나나의 마그네슘 성분도 세로토닌 생성을 돕고 근육을 이완시켜 숙면을 유도한다. 키위에 함유된 칼륨과 칼슘, 마그네슘은 마음을 진정시킨다. 특히 이노시톨 등의 영양소도 숙면에 효과적이다.
 
섭취하면 오히려 숙면에 방해가 되는 식품도 있다. 박철 진료과장은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커피, 초콜릿, 콜라 등은 뇌를 활성화시켜 휴식을 방해한다. 이른 낮에 섭취하든지, 아니면 섭취량을 줄이는 게 좋다. 지나친 당분 섭취도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다. 늦은 시간의 단 음식 섭취는 가급적 삼가야 한다. 지나친 음주와 흡연도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신체를 피로하게 하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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