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문화원, 건립 운동 본격 추진
사업비 2억 원으로 70t 비석 제작
장서운동 참여한 지역유림 기념물


1919년에 전국의 유림 137명이 대한독립을 위해 프랑스 파리 만국평화회의에 장문의 서한을 보냈다. '유림항일운동'인 파리장서운동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파리장서비' 건립 운동이 김해에서도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김해문화원(원장 이양재)은 최근 "분성로 225 나비공원에 파리장서비를 세울 계획이다. 내년 3월 1일 제막식을 열 생각"이라고 밝혔다.  

파리장서운동은 1919년 3·1독립운동이 벌어진 직후 전국의 유림들이 펼친 또다른 독립운동이다. 유림 대표 137명은 전문 2674자에 달하는 장문의 한국독립청원서(파리장서)를 만들어 파리강화회의에 보냈다. 유학자 김창숙은 청원서를 짚신으로 엮어 상하이임시정부로 가져갔다. 임시정부는 이를 영문으로 번역해 파리강화회의는 물론 중국에 배포했다. 이 사건으로 수많은 유림들이 체포·투옥됐다.

▲ 나비공원에 있는 이윤재 조형물. 파리장서비는 이 조형물 옆에 세워질 예정이다.

김해에서는 소눌 노상직의 문하생들을 중심으로 거인 류진옥, 법강 안효진, 허평, 김태린 등 5명이 파리장서운동에 참여했다. 경남에서는 합천 11명, 거창 6명 등 총 29명이 장서에 서명했다.
 
파리장서비 건립 사업은 김해 지역 유림들의 독립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추진된다. 파리장서비는 1972년 10월 서울 중구 장충단공원에 처음 세워졌다. 이후 1977년 경남 거창, 1997년 대구, 2006년 충남 홍성, 2007년 경남 합천, 2014년 경북 봉화 등에 파리장서비가 건립됐다.
 
파리장서비 건립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 6월 7일 파리장서 김해건립추진위원회가 결성됐다. 위원장은 이양재 원장이 맡았다. 위원은 이상현 김해문화원 부원장, 노영칠 김해향교 전교, 류동철 김해향교 유도회장, 이영식 인제대 사학과 교수, 이강식·조기환 유림으로 구성됐다. 박민정 김해시의원, 임주택 김해시 문화재과장도 가세했다. 추진위원회는 경남 합천, 거창, 밀양 등에 세워진 파리장서비를 답사했다.
 
파리장서비 건립 예상 비용은 총 2억 원이다. 이 가운데 김해시의 지원금으로 5000만 원을 확보한 상태다. 기념비의 총 중량은 70t 정도다. 비석과 무궁화 모양의 음각을 새긴 좌대를 가진 5개의 비문석으로 구성된다. 높이 490㎝, 두께 110㎝인 비신이 약 30t이며 높이 340㎝, 두께 110㎝인 좌대가 약 40t에 이른다. 비문석에는 파리장서의 내용과 유림 137인의 이름, 김해를 대표해 참여한 유림 5명에 대한 설명, 파리장서의 역사와 건립 취지문, 후세들이 얻어야 할 교훈 등이 새겨진다.
 
김해문화원 김현후 사무국장은 "나비공원의 시설 변경 및 점유 허가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념비 건립에 필요한 지원비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지역에 비해 파리장서비 건립사업이 늦게 추진됐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기념비 건립을 추진하게 돼 의미가 깊다. 파리장서비는 천연자연석으로 만들 예정이다. 세월이 흘러도 조상의 업적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해뉴스 /강보금 기자 amon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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