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만 8552명 보다 352명 줄어
법무부, 불법체류 자진출국 제도에
내수악화·공장가동률 하락 등 원인
동상동 외국인거리 매출 줄어 울상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온 김해의 외국인 수가 경기 침체와 당국의 불법체류 외국인 출국 조치 등으로 인해 올해 들어 사상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동상동 외국인거리의 상인들은 매출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푸념하고 있다.
 
22일 김해시의 '김해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김해의 외국인 수는 1만 8200명으로 집계됐다. 남성이 1만 4008명, 여성이 4192명이다. 원주민 인구 52만 8000여 명의 3.78% 수준이다. 불법체류자를 포함시킬 경우 2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 6월 현재 외국인 수는 지난해 12월 현재 1만 8552명보다 352명 줄어든 것이다. 해마다 증가세를 보여온 외국인 수가 소폭이지만 올해 들어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1999년 2494명이었던 외국인 수는 2000년 3453명, 2005년 5779명으로 계속 늘다가 2007년에는 1만 129명으로 1만 명을 넘어섰다. 이어 2012년 1만 5470명, 2014년 1만 7732명 그리고 지난해 12월 현재 1만 8552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김해고용센터의 '외국인고용 현황 자료'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김해의 외국인 고용사업장과 고용인원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 1월 최고점을 찍었다가 이후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월 현재 외국인 고용 사업장은 2458곳, 고용 외국인은 1만 875명이었다. 그러나 지난 5월에는 고용 사업장이 2360곳, 고용 외국인이 1만 98명으로 각각 98곳, 777명이 감소했다.
 
공식 외국인 수에 포함되지 않는 불법체류 외국인도 상당수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가 지난 4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자진 출국 불법체류 외국인 한시적 입국금지 면제' 제도 때문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4~6월 3개월간 이 제도를 통해 자진 출국한 불법체류 외국인은 1만 7000여 명에 이른다.
 
경찰, 외국인 고용업체, 외국인거리 상인 등은 외국인 감소 이유를 경기 불황과 불법체류 외국인 귀국 등으로 꼽았다. 김해고용센터 담당자는 "올해 들어 조선업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폐업을 하는 기업체가 많았다. 서류상으로는 '고용 변동'이라고 할 수 있는 경영상 해고가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지면 내보내는 고용 인력의 1순위는 외국인 직원이다. 중장비 부품을 생산하는 한 공장 담당자는 "지난해부터 경기가 계속 안 좋았다. 큰 공사가 없으니 공장 가동률이 떨어졌다. 필요한 인원도 줄어들었다. 내국인들은 오래 일했고 가족이 있으니 먼저 내보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외국인을 우선적으로 내보내게 된다. 원래는 외국인 근로자가 15명이었지만 지금은 7~8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선기자재 부품을 생산하는 한 업체의 대표는 "작업 물량을 수주하지 못하다 보니 공장 가동률이 100%에 못 미친다. 일이 많을 때는 외국인들이 추가근무, 야근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정상근무만 한다. 식대, 기숙사비 등을 따져보면 외국인에게 드는 비용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외국인 직원을 더 받으려고 고용센터에 신청을 했지만 이제는 반대 상황이 됐다. 김해의 공장 가운데 50% 이상이 조선업 관련 기업체다. 다들 상황이 비슷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감소 현상을 가장 절실하게 체감하는 곳은 동상동 외국인거리다. 상인 안 모(48) 씨는 "지금까지는 외국인이 계속 늘어나기만 했다. 그러다 지난해 가을부터 조금씩 준 것 같다. 매출도 10% 정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음식점을 운영해 온 김 모(56) 씨는 "확실히 외국인이 줄었다. 가게를 찾는 손님도 줄었고,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도 적어진 것 같다. 과거에는 국가별로 외국인이 늘었다 줄었다 하는 것을 느낀 적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외국인이 줄었다는 생각이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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