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천문대 밤하늘에 별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카메라셔터를 30분 이상 장노출시켜 찍은 별 궤적 사진. 사진제공=김해천문대

가야테마파크 주차장서 걸어 15분
마스코트 ‘비다니’ 안내 탐방 시작

눈 앞으로 쏟아지는 수천 개 ‘스타’
천체투영실 별자리체험에 절로 탄성

다양한 관측동 망원경 관심 초집중
교육자료 풍부한 전시관도 즐길 만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
 

▲ 김해천문대 전경.

윤동주 시인이 추억과 사랑과 시 들을 새겼던 별은 그의 눈동자에 떠 있던 별과 몇 광년이나 떨어져 있었을까. 도시의 밤은 빛의 공해로 인해 빛을 잃은 지 오래인데, 그렇다면 요즘의 사람들은 어디에 추억과 사랑과 시 들을 새길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구불구불한 산길을 걷고 있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문득 김해천문대가 보인다. 산 중의 주차장에서 김해천문대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이다.
 
김해천문대에 이르러보니 마스코트 '비다니'가 해맑게 웃으며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몇 걸음 오르막을 오르자 계단 하나가 나온다. 마지막 계단 끝에 이르니 왼편으로 관측동이 보이고, 정면에 전시관이 있다. 오른편으로 돌아 나가면 야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김해문화재단 김해천문대팀 전한구 팀장이 적절한 탐방코스를 추천한다. 먼저 '가상 별자리 프로그램' 체험이다. 가상 별자리 프로그램은 천체투영실(플라네타리움)에서 진행된다. 지름 8m의 돔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 태양계 행성이나 달을 관측할 수 있는 보조관측실의 소구경 굴절망원경.

가상 별자리 프로그램의 특징은 별자리 해설사가 30분 동안 육성으로 계절별 별자리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다. 김해천문대에서는 김해 지역 천문동아리 회원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별자리 해설사를 양성하고 있다. 이들은 관람 연령층을 봐가며 입맛에 맞는 해설로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천체투영실로 들어간다. 머리 위에 반구형 스크린이 펼쳐져 있고, 밤하늘 별자리를 재현하는 영사기인 'GS-AT 천체투영기'가 중앙에 우뚝 서 있다. 영사기를 중심으로 마흔 다섯 석의 의자가 둥글게 놓여 있다.
 
의자에 앉는다. 어둠에 익숙해지기 위해 잠시 눈을 감고 있으려니 '스륵, 스륵' 영사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해설사가 "하나, 둘, 셋! 눈을 떠 보세요"라고 한다. 감았던 눈을 뜨는 순간, 와 하는 소리와 함께 입이 떡 하니 벌어진다. 수천 개의 별들이 눈앞으로 쏟아지는 듯한 엄청난 광경이 전개되고 있다.
 

▲ 김해천문대 전시관에서는 천문 역사 등을 배울 수 있다.

해설사는 별자리를 통해 방향을 알아내는 법과 북극성을 찾는 법 등을 감미로운 배경음과 함께 설명한다. "여름철에 대표적으로 관찰되는 거문고자리의 베가, 독수리자리의 알타이르, 백조자리의 데네브는 대삼각형을 이루는 별입니다. 그 옆으로 궁수자리와 전갈자리를 관찰할 수 있어요. 전갈자리에서 붉게 빛나고 있는 별이 바로 전갈의 심장이라 불리는 안타레스 입니다." 해설사는 레이저 포인터로 별을 가리키며 전설과 신화를 끄집어낸다.
 
평일의 가상 별자리 프로그램은 오후 7시 30분과 8시 30분 두 차례 운영된다. 주말에는 오후 7시 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세 차례 실시된다. 프로그램 운영시간은 유동적이다. 해의 길이와 계절에 따라 매월 프로그램 진행 시간을 변경하기 때문이다.
 
가상 별자리 프로그램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밝은 빛이 인정사정없이 눈을 쏘아댄다. 황급히 관측동으로 자리를 옮긴다.
 

▲ 제2관측실의 구경 600㎜ 반사망원경.

관측동은 제1관측실, 제2관측실 그리고 보조관측실로 나뉘어져 있다. 제1관측실은 지름 7m의 원형 돔이다. 구경 200㎜의 굴절망원경(케플러식)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에서는 주로 태양을 관측한다. 망원경에 눈을 바짝 붙인다. 태양이 계란 노른자처럼 보인다. 아른거리는 태양의 흑점은 노른자의 핵처럼 보인다. 망원경의 오른편 렌즈로는 홍염을 관찰할 수 있다.
 
보조관측실은 제1관측실과 제2관측실 사이에 있다. 서서히 돔의 뚜껑이 열리면서 바깥 공기가 내부로 밀려들어온다. 이곳에는 구경 125㎜의 굴절망원경을 비롯한 서로 다른 크기의 소구경 굴절망원경 4개가 설치돼 있다. 각 망원경들의 렌즈는 인간의 100배가 넘는 '시력'을 자랑한다. 태양계의 행성이나 달을 관측하기에 적당하다.
 
마지막은 제2관측실이다. 반구형 돔 아래에 거대한 망원경이 놓여 있다. 구경 600㎜의 반사망원경(리치크레티양식)이다. 전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크기가 크다. 제2관측실에서는 주로 멀리 있는 성운, 성단 등을 관찰한다. 전한구 팀장은 "망원경마다 정해진 관측물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관찰 환경이나 관측물에 따라 망원경을 다양하게 사용한다는 얘기다.
 

▲ 천체투영기로 본 겨울 별자리.

망원경들은 스르륵 돔이 열리면 별빛이 들어오는 쪽으로 몸을 돌리고 별을 향해 속삭이는 듯하다.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보고, 나는 너를 올려다보는 구나.'
 
전시관은 지름 20m의 구형으로 돼 있다. 달팽이관처럼 위 아래층이 연결돼 있다. 안쪽 통로는 전망대와 관측동으로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지구의 공전과 자전, 사계절 별자리, 천문 역사, 천체망원경의 구조 등을 배울 수 있는 교육 자료와 중력실험장치, 천제사진 감상실, 개기일식 실험장치 등의 체험형 구조물 등으로 꾸며져 있다.
 
전시관을 둘러본 뒤 다시 전망대로 나온다. 몸 안으로 맑은 공기가 소나기처럼 쏟아져 들어온다.
 
밤의 천문대는 더 아름다울 것이다. 특히 밤의 천문대 전망대에서는 저 산 아래 도심의 빛들이 뿜어내는 또 다른 은하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김해천문대 측에서는 내년부터 리모델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해뉴스 /강보금 기자 amond@gimhaenews.co.kr


▶김해천문대(어방동 산 2-80번지)
① 가는 길 : 김해시청정류장에서 상동공영 2번, 부원역에서 상동공영 1번을 타서 가야랜드 입구에 내린 뒤 2㎞ 도보.
② 요금 : 가상별자리 프로그램(개인·단체)-일반(3000·2000원), 청소년(2000·1500원), 어린이(1500·1300원), 6세 이하(1000원). / 천체관측 프로그램(개인·단체)-일반(4000·3000원), 청소년(3000·2500원), 어린이(2500·2300원), 6세 이하(2000원). / 프로그램 신청-김해천문대 홈페이지(ast.ghd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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