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과 이영철 김해시의원이 지난 3일 삼계석산 불법 폐기물 매립 의혹 제보자와 함께 삼계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김해양산환경연 기자회견 주장
2009~2010년 매일같이 파묻어
‘김해 허파’ 산림 원상회복 촉구
해당기업 “사실무근” 의혹 반박


속보=김해시가 오는 9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삼계나전지구(삼계석산) 도시개발사업을 심의할 예정인 가운데,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이 삼계석산에 대한 불법 폐기물 매립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단체는 동시에 삼계석산 도시개발사업의 중단과 삼계석산의 원상 복구를 요구했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강재규 인제대 법학과 교수)은 5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단체는 이 자리에서 "삼계석산은 1994~2008년 김해시, 1995~2010년 A공영이 각각 채석장으로 쓰던 땅이었다. 채석 사업이 끝나기 전인 2009~2010년 삼계석산에서 하루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폐기물 매립이 이뤄졌다는 제보를 당시 회사 내부자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김해양산환경연은 "채석 허가가 난 곳은 산이었지만, 해당 업체들은 산 아래 땅을 가로 200m, 세로 100m, 깊이 20m 규모로 파서 채석했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불법이다. 시의 관리·감독 소홀과 업체의 불법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양산환경연이 받았다는 제보 내용에 따르면 (불법적으로 파헤쳐 채석한)구덩이를 다시 메울 때 채석 과정에서 나온 슬러지를 그대로 묻었다. 슬러지에는 돌과 흙을 분리할 때 사용하는 독한 화학제품이 그대로 섞여 있었다. 이 화학제품은 땅 속으로 스며들 경우 풀이 자랄 수 없는 것은 물론 동물이 먹을 경우 즉사할 수준의 맹독성을 가졌다고 제보자는 주장했다.
 
제보자는 A공영의 자회사인 B사가 불법 매립을 자행했으며, 폐목재·폐콘크리트·폐철근·폐타이어 등 건축폐기물도 매립했다고 전했다. B사의 홈페이지를 보면 B사는 김해양산환경연으로부터 슬러지·건축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을 받는 2009~2010년 '부산신항 웅동지구 항만배후단지 조성공사' 등 무려 69건의 폐기물 처리사업을 수주해 진행했다.
 
김해양산환경연은 "석산은 골재 채취를 위해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곳이어서 개발 후에는 자연친화적 방법으로 복구해야 한다. 김해는 최근 30년 동안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산을 함부로 훼손해 산림 분포율이 전국에서도 가장 낮은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석산 개발 후 복원을 하지는 못할망정 불법 매립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해양산환경연은 "오염이 의심되는 보전지역을 주택지로 허가해 개발하면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 된다"며 김해시에 대해 민간단체와 함께 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이 있는 삼계석산 일대를 시추해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또 삼계석산을 원래 상태로 복원해 김해의 허파가 되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김해양산환경연은 김해시의 반응을 지켜본 후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형사고발 등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해양산환경연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지난 3일 불법 매립 제보자와 함께 삼계석산 현장을 방문했다. 이날 현장에 동행했던 김해시의회 이영철(무소속) 의원은 "이번 제보는 매립 당시 내부자였던 사람의 증언인 만큼 신뢰도가 높다. 9일로 예정된 도시계획위원회는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무조건 보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A사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A사는 "2010년 5월 낙동강유역환경청에도 민원이 접수됐다. 당시 낙동강유역환경청, 김해시 관계자 등이 입회한 가운데 굴착기를 동원해 15개소를 직접 팠다. 폐기물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화학제품은 석산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돌가루를 침전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제품이다. 법에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계석산과는 무관한 태광실업이 해당 지역 24만 4000㎡ 중 74%에 해당하는 17만 7천256㎡를 2005~2008년 사이 10차례에 걸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실업은 보전관리지역, 자연녹지지역인 이곳에 사업비 1116억 원을 들여 3105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태광실업은 아파트를 짓기 위해 2014년 9월부터 도시개발구역 지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해시는 지난달 9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사업 심의를 진행했지만 위원들은 심의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오는 9일 다시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겠다고 위원들에게 통보한 상태다. 안건이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할 경우 시행자는 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분석, 사전재해영향성분석 등의 절차를 거쳐 실시계획 인가를 받은 뒤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할 수 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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