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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마다 독특한 맛의 비법, 46년 이어온 인기 비결(4) 불암동 장어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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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6.09.07 09:21
  • 호수 288
  • 12면
  • 전은영 프리랜서(report@gimhaenws.co.kr)
   
▲ 하늘에서 바라본 서낙동강 옆의 불암동 장어타운. 40년 이상 장어를 판매하면서 김해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1970년대 서낙동강 장어잡이 활황
불암동~대동 강변 따라 상가 형성

수질 오염 탓 자연산은 이제 없어
전라도 등지에서 양식 사 와 손님상에

손질·굽기·양념장 등에 제각각 심혈
밑반찬·서비스로 승부 거는 업체도
푹 고은 장어중탕 전국 각지 인기몰이


날이 덥고 체력이 떨어진다 싶으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보양식을 떠올린다. 입맛에 따라 취향에 따라 찾아 먹는 보양식도 가지각색이지만, 꾸준하게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는 메뉴는 정해져 있다. 그 중 김해에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메뉴가 있다. 바로 민물장어다. '김해는 민물장어가 유명하다'라고 하면 의아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불암동 민물장어는 1970년대부터 이어져 온 김해의 대표적 먹을거리다.
 

   
▲ 장어타운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

지금이야 옛말이 됐지만 이전에는 부산과 김해를 잇는 김해교 아래 서낙동강에 장어가 많았다. 그 덕분에 1970년대에 불암동에서 대동으로 이어지는 강변에 하나둘씩 장어가게가 들어섰다. 그것이 불암동 장어타운의 시작이다. 새벽 2~3시쯤 어부들이 배를 나란히 강에 띄워 그물과 통발을 내리면 빽빽하게 장어가 잡혔다고 한다. 장어가게 주인들은 손수레를 끌고 가 장어를 실어온 뒤 손님을 맞았다. 부산, 울산, 양산 등지에서 모여든 손님들은 소위 '다라이'를 들고 와 살아있는 장어를 사 가기도 하고, 구워 먹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불암동 장어타운은 강변을 따라 모여 있었다. 나란히 붙어 있었기 때문에 호객 행위도 치열했다. 그러나 2005년 신항만배후도로가 생기면서 마을이 갈라졌다. 도로가 지나가는 자리에 있던 가게들은 식만로 348번길로 내려왔다. 도로보다 안쪽에 있던 가게들은 원래 자리를 유지했다. 지금은 식만로 348번길로 내려온 가게들이 '강변장어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 한 장어식당에서 손님들이 양념장어구이를 즐기고 있다. 장어양념구이와 소금구이(사진 위에서부터).

불암동 장어타운에 가기 위해 부산김해경전철을 탄다. 경전철 불암역에서 내리면 출구가 두 개다. 어느 쪽으로 내려가도 불암동 장어타운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줄을 선 장어가게를 만날 수 있다. 2번 출구로 나가면 불암동에서 대동 방면으로 장어마을이 형성돼 있다. 신항만배후도로의 영향을 받지 않은 쪽이다. 정일호수산과 황금수산을 지나 불암파출소를 끼고 돌면 선암수산, 향옥정, 새동래장어구이, 해수숯불장어구이, 부유정, 옥천장어구이, 선바우장어, 불암장어구이 등이 있다. 플라스틱 대야에 담긴 장어들이 가쁘게 호흡하면서 손님을 맞고 있다.
 
불암역 1번 출구로 나가면 불암동에서 가락 방면으로 형성된 장어마을의 일부가 나온다. 불암동주민센터 방향으로 걷다보면 '불암동 장어타운'이라고 적힌 장어 조형물이 나타난다. 거기서부터 큰 도로를 따라 10여 분을 더 걸으면 '어서 오십시오'라는 간판이 본격적인 장어마을의 시작을 알린다. 칠보 노래연습장을 기준으로 총 세 갈래 길이 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 길을 따라 들어가면 솟대마을, 가람장어, 국보장어구이, 뚜레박, 마산집, 풍전숯불장어, 토박이장어구이, 경포장숯불장어구이, 불암정 등이 보인다.
 
불암동 장어타운에는 자연산 장어는 거의 없다. 수질 오염 때문에 서낙동강에는 장어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가게들은 전라도 고창, 벌교 등지에서 국내산 양식 장어를 사 온다. 그래도 상인들은 불암동 장어타운이 전국에서도 가장 좋은 장어를 쓴다고 입을 모은다.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가게를 골라 가는 것도 장어마을의 재미다. 각 가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장어를 직접 손질한다는 향옥정은 "장어를 산 채로 사와 손님상에 나가기 전에 바로 손질을 해야 훨씬 육질이 부드럽다"고 육질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뚜레박은 "장어를 직접 참숯에 굽기 때문에 훨씬 고소하고 담백하다"고 말했다. 부유정은 "상에 낼 때 장어를 주물불판에 올리기 때문에 오래 따뜻한 상태에서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살아 있는 장어의 모습, 장어 중탕기계와 포장된 장어중탕.(사진 위에서부터)

장어 손질이나 굽기뿐만 아니라 양념장에 심혈을 기울이는 곳도 있다. 경전철 불암역 1번 출구로 나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원조새부산장어구이는 "양념을 만들 때 복분자를 넣는다. 그래서인지 손님들이 다른 집과 양념이 다르다고 한다. 초등학생들 입맛도 사로잡았다"고 자랑했다. 불암정은 "고춧가루 양념을 이틀 정도 푹 고아서 1년 숙성해서 쓰기 때문에 양념 맛의 깊이가 깊다"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밑반찬에 자신감을 드러내는 가게들도 많았다. 풍전숯불구이는 "당귀, 케일, 부추, 방아, 고추, 양파 등으로 직접 만드는 절임 반찬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경포장은 "상차림에 딸려 나가는 전채요리를 매일 아침 직접 새로 만든다. 된장, 간장, 식혜도 직접 담근다"고 밝혔다. 마산집은 "밑반찬으로 나가는 백김치나 당귀 반찬에 대한 손님들의 호응이 좋다"고 귀띔했다. 새동래장어구이는 "계절 따라 집에서 부추, 방풍, 땅두릅, 깻잎, 매실 등의 절임반찬을 직접 장만한다"며 반찬 자랑을 한 뒤 "우리 집은 봉고차로 손님을 모시러 간다"며 환하게 웃었다.
 
솟대마을은 "장어 품질과 맛에 신경을 쓰는 것은 기본이다. 손님이 대접 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인테리어와 그릇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고 밝혔다. 기와집을 연상시키는 외관이 제대로 차린 한상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준다.
 
장어마을 강변을 따라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다. 대동방면에서는 서낙동로를 건너면 강변 산책로를 만날 수 있다. 가락방면에서는 강변장어타운 입구에서 세 갈래 길 중 가장 왼쪽 길로 접어들면 된다. 투명하게 넘실거리는 낙동강과 김해교 위에서 반짝이는 조형물의 금빛이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 탁 트인 풍경을 선사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장어마을에 '장어구이'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장어마을에는 장어 생고기를 소매로 팔거나, 중탕을 끓여주거나, 장어를 덖어주는 가게들도 있다. 선암수산에서는 중탕기가 연기를 뿜고 있다. 푹 고은 장어를 1회용으로 포장해 김해는 물론 부산, 양산, 서울 등 전국 각지로 택배 발송한다. 하얗고 진득하게 우러난 장어 중탕은 비린 맛없이 고소해 부드럽게 목을 타고 넘어간다. 장어구이 이상의 보양식이다.
 
여름 더위가 완전히 가시기 전, 다가오는 가을과 겨울을 준비하는 의미에서 미리 불암동 장어타운에서 장어로 몸보신을 해 보면 어떨까. 김해뉴스

전은영 프리랜서·드론사진촬영=허철원 프리랜서


▶불암동 장어타운
가는 길 : 경전철 불암역 하차(1, 2번 출구). 1004, 123, 124, 8-1번 버스 타고 선암다리 역에서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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