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부터 김해시 부원동에서 법무법인 율현의 대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영진(54·사진) 변호사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동아대학교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법조인의 길을 걷지 않고 경찰에 투신했다. 또 경남지방경찰청 청장 등 경찰 고위직을 역임한 뒤에는 민주당 소속으로 다음 총선을 준비 중에 있다.
 
흔히 경찰 출신들은 여당 성향이 강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특히나 박 변호사는 김해 출신으로 초·중·고는 물론 대학까지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나왔으니, 민주당 간판을 단 모습이 생경해 보이는 건 당연하다.
 
박 변호사는 이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민주주의가 10년은 후퇴했고 민생경제는 바닥을 쳤다"면서 "인권과 언론의 자유 등 그동안 쌓아왔던 소중한 자산을 계승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민주당에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가 '비즈니스 프렌들리'라는 명목 아래 대기업들과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바람에 중소기업들과 서민의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고 결과적으로 사회 양극화가 심해졌다"면서 "김해서 한나라당이 유리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서민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사실 박 변호사는 전형적으로 자수성가한 서민의 아들이다. 그 시절 가난하지만 영특했던 아이들이 다 그랬겠지만 박 변호사도 꿈을 위해 공부말고 달리 매달릴 곳이 없었다고 한다.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채소 장사를 하던 어머니와 소작농이던 형님 아래서 공부했다. 한 눈을 파는 것은 죄를 짓는 것과 마찬가지인 분위기였다고 한다. 어렵게 수학하던 그는 대학을 마치고 1984년 마침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박 변호사는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서 그런지 누구보다 없는 사람들의 심정을 잘 안다"면서 "결과가 공평하진 않더라도 적어도 기회만은 공평하게 주어지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정치에 입문했다"고 강조했다.
 
공직생활을 마친 뒤 지난해 말 김해로 귀향한 그는 현재의 김해시 상황에 대해 갑갑함을 표현했다. 김해시가 급격히 팽창하는 과정에서 난개발과 문화 및 교육 인프라 부족, 불균형 개발 등 갖가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김해는 지금 민주당 출신이 시장으로 있지만, 오랫동안 한나라당 인사들이 국회의원과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해 기득권층을 형성했고, 이들의 불합리한 관행이 김해의 발전을 막고 있다"면서 "지금은 구태에서 벗어나 김해시민들에게 분명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고 구체화시킬 리더가 필요한 때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또 "김해시의 각종 문제는 심각해지는데 현재 김해의 지도층은 이해관계에 따라 분열하고 갈등해 이를 조절하고 통합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경찰 재직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갈등조정 능력을 갖춘 내가 이 일을 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경찰에 재직하는 동안 정보 파트에서 잔뼈가 굵었다. 다양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첨예하게 부딪치는 현장에 있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는 이런 갈등들이 극한으로 충돌하지 않게 관리한 능력을 인정받아 치안감까지 승진했다.
 
사법시험 합격·20여년 경찰 생활, 입법·행정 분야 전문성 장점
산적한 지역 불균형·교육문제 등 시민에게 구체적 청사진 보여줄 것

박 변호사는 "20여년 간 경찰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며, 사법시험에 합격한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누구보다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면서 "그동안 쌓은 경륜과 경험을 가지고 고향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김해시와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서민들을 상대로 무료 법률 상담에 열심이다. 만약 국회에 진출한다면 경전철 적자 문제를 해결하고 상대적으로 개발이 늦은 김해갑 지역의 비대칭 발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안동공단의 공해문제와 신어천을 생태하천으로 전환하는 환경문제에도 정열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