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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활용한 전인·혁신교육 고교 교육 나아갈 방향 ‘모범 사례’(9) 김해제일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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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6.09.21 09:48
  • 호수 289
  • 16면
  • 조나리 기자(nari@gimhaenews.co.kr)
   
▲ 김해제일고 김성권 교장과 학생들이 환하게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교생 3년 동안 택견·가야금 교육받아
인문계고교서 보기 드문 갤러리도 눈길
해마다 4회 정도 문화공연 관람하기도

집중이수과정 4개 나눠 1학년부터 운영
수학·과학·영어 영재학급 심화학습 진행

지난해 대학 수시모집 괄목할 성과 거둬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환경 마련에 노력”


2011년 개교한 김해제일고등학교(교장 김성권)는 아주 이색적인 인문계고등학교다. 전교생이 택견을 배우고 가야금을 연주한다. 학교에는 미술 갤러리가 있고, 학생들은 수시로 문화 공연을 즐긴다. 문화·예술을 통한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다 보니 "인문계고등학교가 맞느냐"는 오해를 살 정도다.
 
2012년 자율형공립고등학교로 지정된 김해제일고는 문화·예술 인성교육을 통해 입시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전인·혁신교육을 제대로 실현해 나가고 있다. 학력 저하를 걱정하는 일부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김해제일고는 2016학년도 대학 수시모집에서 수도권대학 17명, 대구경북과학기술원 1명, 울산과학기술원 2명, 국립대 93명 등의 합격자를 배출해 김해의 인문계고등학교 중에서 높은 성과를 냈다.
 
김해제일고 김성권 교장은 "우리 학교의 문화·예술 인성교육은 다른 인문계고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자율형공립고의 이점을 잘 살려 고등학교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잘 보여주는 모델이 되고 있다"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 가야금 및 택견 수업. 가온갤러리를 둘러보는 학생들.(사진 위로부터).

■가온 졸업오품제
김해제일고 교육과정의 핵심은 '가온 졸업오품제'다. 학생들이 3년 동안 5개 영역에서 수준 이상의 자격을 갖추게 하는 제도다. 5개 영역은 1인 1기(技), 1인 1악기, 외국어능력, 독서, 한자·한국어·한국사다.
 
학생들은 학기, 학년마다 평가를 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1학년 때부터 3학년 1학기 때까지 3년 동안 누적해서 평가를 받는다. 각 영역에서 최대 20점, 전체 100점 만점으로 계산해 총 점수가 80점 이상일 경우 금증, 60~80점일 경우 은증, 40~60점일 경우 동증을 받는다.
 
가온 졸업오품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1인 1기와 1악기다. 1기는 전통무예인 택견, 1악기는 가야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가야금이다. 학생들이 모두 가야금을 배우는 덕분에 김해제일고에는 가야금을 중심으로 하는 학생동아리 '가온국악관현악단'이 운영되고 있다.
 
이희숙 교육정책부장은 "가장 한국적·전통적이고, 자라난 지역의 특성을 담고 있는 문화를 익히는 게 중요하다는 교육 방침에 따라 학생들에게 택견과 가야금을 가르친다. 나중에 학교를 찾아 온 졸업생들이 '수도권 대학에 가서 누구를 만나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다'고 말한다. 1인 1기, 1악기가 학생들에게 지도력, 자부심,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외국어능력은 매년 두 차례 학교에서 실시하는 영어 어휘 인증제를 통해 평가한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공인외국어인증 성적으로 가산점을 받을 수도 있다. 한자·한국어·한국사 영역도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실시하는 한국어·한국사 인증 시험으로 평가한다. 한자·한국어·한국사 공인인증 성적에도 가산점을 반영한다.
 
독서의 경우 학생들은 학교에서 추천하는 권장도서를 읽고 독서기록장에 그 내용을 적어야 한다. 2년 반 동안 30권 이상 읽으면 12점, 40권 이상은 16점, 50권 이상은 20점을 받는다.
 
가온 졸업오품제의 점수를 받는 게 쉽지 않아 지금까지 금증을 받은 학생은 3명밖에 되지 않는다. 금·은·동증을 받은 학생은 '명예의 전당'처럼 학교 복도에 있는 '가온 졸업오품제 품증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 부장은 "품증 명단은 영구적으로 이어진다. 후배들도 선배들에 이어 품증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세월이 흐르면 학교의 전통이자 자부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각종 동아리 활동.

■세분화·심층 교육
김해제일고는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맞춰 세분화된 집중이수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인문계고등학교들이 문과(인문사회), 이과(이공계)로만 나누는 것과 달리 인문사회, 자연공학, 영어중점, 과학중점 4개 과정으로 나눠 운영한다. 운영 시기도 다른 학교와 달리 2학년부터가 아니라 1학년부터다. 1학년 때에는 공통 교과과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수업 내용이 같지만, 1주일에 한 번씩 반별 특성과정을 더 가르친다.
 
박경란 교무기획부장은 "집중이수과정을 1년 먼저 시작하면 학생들이 좀 더 일찍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선택해서 집중하거나, 나중에 변경할 수 있다. 과정을 4개로 세분화한 덕분에 외국어고등학교나 과학고에 진학하려고 했던 중학생들 중에서 김해제일고로 오려는 사례가 많아졌다. 전체적인 학력 수준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김해제일고는 심화학습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수학, 과학, 영어 영재학급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무학년제로 운영되는 영재학급은 영재성 판별지 검사, 인터뷰를 통해 15명 정도만 참여시킨다. 수업은 매주 한 차례 야간자율학습시간에 진행한다. 해당 과목의 교사, 교수 등 전문가들이 직접 지도를 맡는다. 과제를 탐구하고 소논문을 만드는 등 일반교과 수업에서는 할 수 없는 심층학습을 진행한다.
 
■학교의 자랑 가온갤러리
김해제일고에는 학교의 자랑인 가온갤러리가 있다. 이곳에는 1년 내내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학생이 김해제일고에 입학해서 3년 동안 볼 수 있는 작품이 300점을 넘을 정도로 전시회가 자주 열린다. 학생들은 작품을 보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작품을 만든 작가들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도 한다. 최현정 미술교사는 미술 수업시간에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의 배경, 내용, 표현 방식 등을 설명한다. 그는 학생동아리를 통해 작품을 소개하고 해설하는 도슨트 학생 44명을 육성하고 있다.
 
김해제일고는 김해문화의전당의 단골고객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1년에 4회 정도 문화·예술 공연을 관람한다. 학교에서 비용을 지원하고, 김해문화의전당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박 부장은 "기회가 될 때마다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한다. 고등학생들은 입시 준비 때문에 공연을 보기 어렵다고 하지만, 소풍이나 체험학습시간을 이용하면 충분하다. 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접한 덕분에 공연을 관람하는 학생들의 자세도 수준급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김해제일고는 규정이 엄격한 학교다. 여학생들의 경우 머리카락이 어깨에 닿지 않아야 하고 단정하게 묶어야 한다. 남학생들은 머리카락이 귀를 넘지 않아야 한다. 여학생들의 교복 치마 길이도 무릎까지 내려와야 한다. 1학년 학생들 중에는 규정에 불만을 품는 경우도 있지만, 단정한 옷차림을 하고 다니다 보면 겉모습뿐만 아니라 행동도 바뀌게 된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김해제일고 학생들은 인사성이 좋고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교장은 "김해제일고 학생들은 인성이 좋고 쾌활하다. 역동적이며 웃는 얼굴이 가득한 학교다. 어린 시절부터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는 게 학생들의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학생들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좋은 교육환경을 더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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