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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낙하산 인사와 지대추구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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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6.09.21 09:50
  • 호수 289
  • 7면
  • 강한균 교수(report@gimhaenews.co.kr)
   
 

"대중들은 개·돼지라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거다"라는 명대사로 7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았던 영화 '내부자들'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소문으로만 듣던 공기업과 언론, 정치인 등의 유착관계가 국민의 혈세로 경영되는 공기업에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씁쓰레하다.
 
고전에서 군자가 사람을 쓸 때에 고르는 9가지 조건 중에는 번거로운 일을 시켜 그 재능을 보고 뜻밖의 질문을 던져 그 지혜를 보라고 했다.
 
낙하산 인사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해당 업무에 어느 정도 전문성과 자질을 갖추었느냐가 관건이다. 낙하산은 높은 곳에서 사람이나 물건을 안전하게 내리도록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낙하산 인사 역시 낙하산에 태운 사람을 안전하게 착지시켜 맡은 보직을 원만히 수행케 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출근 첫날부터 노조는 낙하산 인사의 약점을 잡아 출근길을 가로막고 정통성이 결여된 낙하산 인사는 임금 인상, 복지 향상 등의 이면합의를 약속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관피아, 정피아 등으로 불리는 비전문성의 낙하산 인사들에게 공기업의 혁신과 효율적 경영을 요구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이다.
 
이러한 행태는 과거 정권에서도 있었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공공부문 혁신의 일환으로 공기업의 방만 경영이 어느 정도 개선된 것은 그나마 수확이다. 하지만 최근 공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의 참사를 보면서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임원의 낙하산 인사에 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의 수장 자리를 두고 하나뿐인 황금낙하산의 줄타기는 정치인과 언론, 로비스트를 동원한 온갖 비리와 향응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대우조선해양이 어려운 워크아웃 상태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사장직 연임 로비 대가로 막강한 보수 언론인이 억대의 유럽 초호화 접대를 받았다 하여 나라 전체가 야단법석이다. 산업은행 또한 자회사 영업실적이 8000억 원이 넘는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흑자기업으로 둔갑한 자회사 분식회계의 관리 감독에 무감각했다.
 
더욱 더 압권인 것은 스스로 낙하산을 자인하고 반드시 성공한 낙하산이 되겠다고 호언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교사 출신 낙하산 인사의 무책임한 행동이다. 산업은행 회장 당시 부실덩어리 대우조선해양에 4조 2천억 원의 국책은행 자금 지원 책임공방에 대해 자신은 들러리이고 모든 것은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털어 놓았다. 그는 격노한 청와대의 눈치를 보다 취임 넉달만에 현직인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부총재직을 돌연히 휴직하였다. 한국은 다섯 번째로 많은 37억 달러의 출자지분을 분담하고도 사실상 AIIB 부총재 자리를 빼앗기는 국제적 망신까지 초래했다.
 
정부는 특정인이나 특정기업에게 배타적 경제행위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주거나 재정적 지원을 하기도 한다. 정부의 이러한 정책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독점 또는 배타적 이익을 경제학에서는 지대(렌트)라고 한다. 이러한 지대를 획득하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행하는 로비활동 즉, 정부의 개입을 통해 사회 다른 구성원으로부터의 경제적 부를 빼앗으려는 행위를 지대추구행위라고 한다.
 
자신을 위해 각종 이권을 얻기 위한 지대추구행위는 로비, 약탈, 방어 등 비생산적인 활동에 경쟁적으로 자원을 낭비하여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함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모회사인 산업은행은 부실한 대우조선해양을 어떻게든 살려 놓아야 퇴직 후 자신들의 일자리가 보전된다. 정치권 또한 민영화 보다는 주인 없는 공기업으로 두어야 선거 때 입은 보은의 의무를 다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천문학적인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데도 국민은 원인도 모르고 정작 민중은 먹을 것만 해결해 주면 크게 문제될 것 없는 것처럼 여겨진다. 연말까지 비게 되는 80여 개의 공기업 임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지대추구행위가 정권말기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한다. '헬조선'을 외치는 나약한 젊은이들을 자기비하라고만 꾸짖는 우리 어른들이 과연 그들을 나무랄 자격이 되는지를 뒤돌아 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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