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유의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건설 작업이 한칭 진행되고 있다.

입구·분양 2만 가구 중 7.5%
시 “수요 충분, 일시적체 현상”
부동산침체 전조현상 비관론도


김해 지역에서 올해 상반기에 아파트가 대거 공급됐다. 이 때문에 미분양 아파트가 많이 나타났다. 이를 두고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일시적 적체현상에 불과하다는 낙관론과 공급 과잉에 따른 부동산 침체의 전조 현상이라는 비관론이 맞서고 있다.
 
20일 김해시의 '8월 말 현재 아파트 미분양 현황' 자료에 따르면 김해에서 입주 중이거나 현재 분양 중인 아파트 1만 9041가구 가운데 7.5%에 해당하는 1446가구가 미분양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시는 현재의 미분양 아파트들이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공동주택팀 강종원 팀장은 "올해 상반기에 분양 물량이 몰려 미분양 물량이 일부 나왔다. 분양이 집중돼 나타난 일시적인 적체 현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K아파트 분양사무소 관계자도 "김해의 부동산 시장은 침체된 게 아니다. 수요는 충분하다. 하지만 공급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분양가, 입지 등 조건이 좋은 아파트부터 순차적으로 분양되고 있다. 미분양 물량도 꾸준히 소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8월말 현재 미분양 아파트 수는 7월 말 1733가구에 비해 300여 가구가 줄어들었다.
 
또 지난 7월 분양한 'e편한세상 장유2차' 아파트의 경우 전매제한이 없는데다 분양가도 3.3㎡당 800만 원 후반~900만 원 초반대여서 분양 초기에 분양이 마감됐다. 반면 이보다 앞서 6월에 분양된 '율하2지구 원메이저'의 경우 현대건설 등 1군 업체가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택지개발지구에 조성된 탓에 전매제한이 있는데다 분양가도 3.3㎡당 1000만 원대 전후로 높아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낙관론자들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낙관론을 비판하는 입장도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신규 아파트 8707가구가 공급됐지만 미분양은 156가구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미분양은 9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미분양 물량 적체는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 공급과잉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를 예고하는 '전조'로 봐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부동산경제연구소 박민현 소장은 "김해의 부동산 시장은 폭풍전야다. 공급되는 아파트도 많고 재개발을 염두에 둔 지역주택조합도 난립하는 상황이다. 경기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 거래 부진과 가격 하락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부정론에 무게를 더하는 것은 올해 들어 급증한 지역주택조합이다. 지난해까지 설립인가를 받았던 지역주택조합은 7건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9월 현재 13곳 8287가구에 이른다. 이미 착공한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조합원 추가모집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착공 시기를 정확히 가늠할 수 없지만,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봤을 경우 현재 분양 중인 아파트들의 입주가 몰리는 2018~19년 공급 물량이 중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 소장은 "아파트를 살 여력을 가진 구매자 중 상당수가 지역주택조합에 가입돼 있다. 이 때문에 분양아파트를 살 수 있는 힘이 분산된 상태다. 신규 분양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부동산 시장에 연착륙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장유, 진영, 율하 등 새로 조성된 택지지구에 집중공급되는 아파트의 분양상황에 향후 지역 부동산 시장의 안정 여부가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 아파트 대부분은 택지개발지구에 조성돼 일반주거지에 개발 중인 다른 분양아파트에 비해 공급 가구 수가 많다.
 
이두희 공인중개사는 "구도심·삼계동·내외동 지역의 경우 부봉지구의 e편한세상 900여 가구 외에는 공급 물량이 드물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는 적다. 하지만 공급물량이 많은 장유·진영 등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고점을 찍은 율하지구의 경우 매매가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신규 공급물량이 증가하면서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도 답보 또는 소폭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평가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김해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6월부터 이번 달 5일까지 3달 연속 0~-0.12%를 기록하고 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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