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KCC가 부산~냉정 간 고속국도 확대공사를 진행 중인 김해시 불암동 양장골의 모습. 공사현장과 빌라가 인접해 있다.

"빌라에서 불과 10여m 떨어진 곳에 고가 고속도로가 생기는 겁니다. 소음은 물론, 과속 차량이 도로를 이탈해 집을 덮치지 않을까 무서워 살 수가 없습니다." 김해시 불암동 양장골 주민 이두리(47) 씨의 하소연이다.
 
양장골 주민과 건설회사 KCC측이 냉정~부산 간 고속국도 확장건설을 놓고 2년째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주민들은 "KCC 측이 공사 입찰을 따낸 후, 별다른 이유 없이 고가도로 건설 부지를 26m마을 쪽으로 이동했다. 이로 인해 마을 주민들이 공사 소음과 비산먼지 등 실질적인 피해를 입고 있고, 고속도로와 '대흥그린빌라지'가 10여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점을 미뤄 향후 장기적인 고통도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양장골 터널공사 주민 대책위원회 김용복(51) 위원장과 건설회사 KCC 측에 따르면 공사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09년 2월.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2007년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공사 공모를 했고, KCC 측이 이를 수주하는 데 성공하면서부터다. KCC 측에서 공사 지점을 마을 쪽으로 이전하면서 갈등이 발생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마을 주민들이 KCC 측의 설계변경을 안 이후 곧바로 주민대책위를 꾸리고 김해시와 한국도로공사, KCC 측에 민원을 제기해 왔지만 한 번도 관철된 적이 없다"며 "실질적인 해결 대책을 제시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2007년 한국도로공사 측이 주민공청회를 통해 제시한 원안 대로 설계를 재변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민과 KCC 측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오는 2013년 완공 예정이었던 해당 구간 고속도로 확장 공사는 공정률이 35% 미만에 머물고 있다. 건설회사 측과 마을 주민도 서로를 '업무방해'와 '폐유 유출로 인한 환경오염 의혹' 등으로 상호 고소고발 하는 등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갈등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CC 측이 "주민과 타협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공사 강행 의지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KCC 측 관계자는 "해당 공사는 '대안 방식'의 공사로 건설업체가 디자인 강화 등을 목적으로 초기 설계사항을 임의대로 변경할 수 있다"며 "80㎞라는 시속기준을 맞추기 위해 15m정도 지점 이동이 있었고 마을 주민들에게 최대한 보상을 해줬다. 주민들이 원안을 고집하는 것은 21억여원 정도 추가보상에 대한 요구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사가 연기되면서 하루에 1억 원 정도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국가사업이다 보니 입찰 당시 제시했던 공사비를 유지해야 해서 더 이상 보상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한편 해당 냉정~부산 간 고속국도 확장공사는 총 길이 5.17㎞로 터널 2개소와 교량 등으로 시공된다. 가장 가까이 있는 D빌라와는 불과 10여m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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