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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린 맛 없앤 깔끔·담백한 육수, 입안 가득 맴도는 ‘은은한 바다향’대동승마랜드 염태선 대표와 '시골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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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6.09.28 09:43
  • 호수 290
  • 16면
  • 김예린 기자(beaurin@gimhaenews.co.kr)
   
▲ 대동승마랜드 염태선 대표가 신나는 표정으로 국수를 즐기고 있다.

전남 완주산 멸치에 직접 담근 간장
10가지 재료 육수로 손님 발길 잡아

국산 사용 콩국수 여름철 색다른 맛
매실 넣은 비빔국수는 달짝지근 이색

사업 접고 5년 걸려 승마랜드 건설
교육청과 기부 협약 등 다양한 활동


부슬부슬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던 날이었다. 낙동강 쪽에서 대동면 안막 3구 일대의 한적한 마을로 바람이 불어왔다. 이 마을이 사람들로 붐볐다. 쌉싸래한 멸치 육수향이 공중에 떠다녔고, 후루룩 국수 면발을 흡입하는 소리가 낭자했다.
 
대동면은 '국수'로 잘 알려진 곳이다. 오래 전, 낙동강 일대에는 국수 공장이 많았다. 사람들은 강바람으로 국수를 말렸고, 수송선이 수시로 나루터를 드나들었다. 그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안막 3구 동남로 49번길과 동남로 45번길 약 500m 거리에는 국수집만 8곳이 자리 잡고 있다. '대동촌국시', '면사무소 칼국수전문점', '낙동강 우리밀 손칼국수', '시골국수', '대동할매국수', '대동국수', '장터국수', '대동회국수'. 저마다 뽀얀 연기를 내뿜으며 손님들을 불러들였다.
 

   
▲ 10가지 재료를 넣은 육수로 만든 물국수, 매실액을 넣어 만든 비빔국수와 국산콩을 사용한 콩국수(사진 위에서부터).

대동승마랜드 염태선(58) 대표는 '시골국수'로 기자를 안내했다. 단골집이라고 했다. 가게는 33㎡(10평) 남짓했다. 오후 2시, 늦은 점심시간이었지만 손님들이 여럿 앉아서 국수를 먹고 있었다. 손님들은 육수를 마시면서 연신 '시원하다'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국수 한 그릇 말아주이소." 염 대표의 말이 끝나자마자 시골국수의 김형순(58·여) 사장이 팔팔 끓는 뜨거운 물에 국수 한 다발을 집어넣은 뒤 기다란 젓가락으로 휘휘 저었다.
 
국수가 삶기는 동안 염 대표의 근황을 물었다. 염 대표가 운영하는  대동승마랜드는 김해와 양산, 부산의 딱 한가운데 지점에 위치해 있다. 어디에서 출발하든 30분~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염 대표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게임에 빠져든 아이들을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를 함양하고자 2006년에 대동면 예안리의 약 13만 2000㎡ 부지를 구입해 승마랜드 조성에 뛰어들었다.
 
염 대표는 "대동승마랜드를 운영하기 전에는 약 3305㎡ 규모의 기계 공장을 운영했다. 승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2008년 승마 동호회에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을 접고 승마랜드 조성에 뛰어든 일을 두고 '맨땅에 헤딩'하는 것과 같았다고 회상했다. 승마랜드를 조성하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현재 승마랜드에는 말 12마리와 사슴 등 50여 종의 동물이 살고 있다. 염 대표는 "승마는 귀족스포츠로 인식되고 있는데,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저렴한 비용으로 승마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승마랜드를 운영하는 만큼 나 또한 승마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고급과정 승마강습을 수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승마의 매력은 알면 알수록 더 커지는 것 같다. 승마랜드에서 재활승마과정에 참여 중인 20대 청년은 고등학교 때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식물인간 상태로 6개월을 지냈다. 깨어난 후에도 신경마비로 몸을 쓸 수 없었다. 하지만 재활승마 과정을 2개월 수강한 뒤 근육에 힘이 차츰차츰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승마랜드를 연 데 대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수 나왔습니다." 돌돌 말린 소면 위에 단무지, 부추, 김 가루, 양념장 등이 소복하게 올라가 있었다. 육수는 양은주전자에 담겨 따로 나왔다. 국수 위에 육수를 붓자 진한 멸치향이 퍼져 나왔다. 젓가락으로 하얀 면발과 고명을 집어 입안에 넣었다. 이어서 육수를 한 모금 들이켰다. 입 안 가득 멸치가 헤엄쳐 다녔을 바다향이 퍼졌다. 염 대표의 국수는 서너 번 젓가락질을 하고 났더니 금세 동이 났다.
 
국수는 어떤 재료로 육수를 내느냐에 따라 식당을 찾는 손님의 수가 달라진다고 한다. 멸치만 넣어 우려낸 육수는 비리다 못해 쌉싸래한 맛이 나기 일쑤다. 시골국수의 육수는 멸치, 다시마, 무, 대파뿌리 등 10여 가지 재료를 넣는다고 했다.
 

   
▲ 장독에서 간장을 뜨는 시골국수 김형순 사장(위 사진), 시골국수 전경.

염 대표는 담백한 육수 맛에 반해 7년 전부터 꾸준히 이곳을 찾고 있다고 했다. 염 대표는 "멸치 육수 특유의 비린 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시골국수의 국수를 권한다. 담백하고 깔끔하다. 시골국수는 특별한 비법으로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드는 것으로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고 자랑했다. 실제로 시골국수의 김 사장는 '재료가 좋아야 좋은 맛을 낸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육수에 사용하는 멸치는 전라남도 완주군 앞 바다에서 잡은 멸치만 쓴다. 육수에 넣는 간장도 매년 직접 메주를 띄워 만든다.
 
그때 주방에서 믹서기 소리가 웅~하고 울렸다. 김 사장이 맛을 보라며 콩국수와 비빔국수를 내왔다. 콩국수는 국산 콩을 갈아 만든다고 했다. 연한 노란색의 콩 국물 위에 얼음이 동동 떠 있는 콩국수는 여름에만 맛 볼 수 있는 시골국수의 별미라고 한다. 콩 국물은 진했다. 한 입 먹자마자 담백하고 구수하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김 사장은 "국산 콩 150되를 사놨는데 이제 10되밖에 남지 않았다"고 자랑하면서 "비빔국수에는 식초 대신 매실을 넣어 시큼한 맛보다 달짝지근한 맛을 냈다. 봄에는 비빔국수, 여름에는 콩국수, 가을과 겨울에는 국수와 떡국 등을 내놓는다”고 덧붙였다.
 
시골국수의 메뉴처럼 대동승마랜드도 많은 사람들이 승마를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김해교육지원청과 자유학기제 및 교육기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계기로 자유학기제의 진로체험을 하기 위한 학생들로 승마랜드는 북적인다. 지난달에는 대중초등학교 박창선 축구교실의 학생들을 불러 승마체험 재능기부를 진행하기도 했다.
 
염 대표는 “학생들에게 승마 체험 기회를 많이 주고 싶다. 국수라는 평범한 메뉴처럼 승마도 많은 사람들의 일상에 녹아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시골국수 / 대동면 동남로41번길 14(대동면 초정리 952-581, 대동119안전센터 앞). 017-565-7588. 물국수·냉국수 각 3500원. 콩국수·비빔국수·떡국 각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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