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아동·여성안전지역연대 회원들이 해반천에서 '밤길 되찾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아동여성연대 ‘밤길되찾기’ 행사
시민의종~해반천에서 홍보활동


"안전한 밤길을 여성에게도 보장하라. 달빛 아래 함께하는 밤 마실 가자! 놀자!"
 
지난 22일 오후 7시 30분 대성동 시민의종 맞은편 가야마당에 노란 조끼를 입은 사람 4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서로 반갑게 인사를 한 뒤 대열을 정비해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이날 행사는 김해시아동·여성안전지역연대(대표 신순재·이하 아동여성연대)가 주관한 '밤길 되찾기' 캠페인이었다.
 
아동여성연대는 아동과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에 맞서 지역사회에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김해시, 김해중부·서부 경찰서, 김해교육지원청, 각 시민단체 등이 참가해 만든 협의체다. 지난해부터 여성들이 안전하게 밤길을 거닐 수 있도록 시내를 돌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김해시 여성아동과 공무원과 경찰관, 외국인 방범대원, 청소년 등이 참가했다. 신순재 대표는 "오랫동안 우리 사회는 여성을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 규정지어 왔다. 여성의 밤길을 통제하는 사회적 통념들은 여전히 기세등등하다. 더 이상 여성은 폭력에 수동적인 피해자이기를 원하지 않는다. 평등하고 안전하며 유쾌한 밤거리문화를 위한 의미 있는 몸짓이길 원한다"고 말했다.
 
아동여성연대 회원들은 구호를 제창했다. "여성의 옷차림이 성폭력을 부추긴다고? 한심하다~한심해. 밤길은 위험하니 일찍 귀가하라고? 걱정하지 마.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는 이제 그만."
 
아동여성연대 회원들은 이어 해반천으로 향했다. 산책을 나온 시민들에게 홍보 문구가 적힌 일회용 밴드와 물티슈를 나눠 주기도 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해반천 일대는 낮처럼 시끌벅적한 분위기로 변했다.
 
시민 장현주(33·여·내외동) 씨는 "요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많이 일어나 늦은 시간에 다니기가 무섭다. 여성도 밤에 자유롭게 돌아다닐 권리가 있다. 이런 활동들이 많아져 마음 놓고 밤길을 다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진에 참가한 아동여성연대 회원 김정미(54) 씨는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이나 술에 취한 여성 모두에게 안전한 밤길이 보장돼야 한다. 여성 스스로 피해를 예방하기보다는 사회의 인식을 먼저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남녀가 평등해야 삶의 질이 높아진다. 이 작은 캠페인을 통해 김해시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기를 바란다. 남녀 평등과 평화를 확산시키는 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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