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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의사 처음 만난 외국인 근로자 “무료 진료 소식 너무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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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6.09.28 10:52
  • 호수 290
  • 2면
  • 심재훈 기자(cyclo@gimhaenews.co.kr)
   
▲ 창원 서울미치과의원의 최명구 원장이 외국인 근로자의 치아를 살펴보고 있다.

국민은행·열린의사회 ‘의료봉사’
지역 이주노동자 대상 현장 진료
의사·약사 8명 참가 ‘사랑의 의술’


주말이 되면 서상동, 부원동 등 구도심 거리는 고국의 가족에게 월급을 송금하려는 외국인 근로자들로 북적인다. 이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바로 KB국민은행의 의료봉사다.
 
"어디 아파요?", "배가 아파요", "어떻게 아파요?", "많이 아파요" 외국인 근로자들이 손짓으로 아픈 곳을 가리키면 의료진은 표정과 손놀림으로 대응한다. 그냥 보기에도 쉬운 진료가 아니다. 외국인 유학생이 통역을 하면서 옆에서 소통을 거들지만 세세한 증상을 파악하고 진단하기란 여간 어려운 과정이 아니다.
 
지난 25일 KB국민은행이 실시하는 '외국인 근로자 의료봉사' 행사가 서상동 KB국민은행 김해지점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해지역 7개 KB국민은행 지점 40여 명의 행원들과 '열린의사회'에서 나온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구세군이 함께했다. 외국인 의료봉사는 경기도 안산에 이어 김해가 두 번째다. 외국인근로자, 다문화가정 등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 이주민들에게 필수 진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12월부터 분기별로 실시되고 있다.
 
KB국민은행 사회협력부 김병희 팀장은 "외국인 근로자들은 토요일에도 일하는 경우가 많아 병원을 이용하기 힘들다. 미등록 근로자도 많기 때문에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들에게 필수적인 의료를 제공하고자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의료봉사에는 내과, 일반외과, 마취통증과, 치과, 한의학 등 의사 5명이 참여해 평소 병원을 찾기 힘든 외국인 근로자들을 진료했다. 약사 3명도 동참해 진료 이후 처방전에 따라 약품을 현장에서 바로 제공하기도 했다.
 
2년 전 캄보디아에서 한국에 온 소보(27·주촌면) 씨는 "매일 배가 많이 아프다. 설사도 한다. 병원에는 못 가고 약국에 가서 약만 달라고 했다. 친구로부터 무료 진료 소식을 듣고 이날 행사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온 뒤 처음 의사를 만나 꼼꼼히 진료를 받고 처방약을 받아 갔다.
 
창원 문창형내과의원 문창형 원장은 "평소 진료를 받기 힘들기 때문에 복통, 소화불량, 독감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몸짓에 영어도 사용하지만 세세한 증상을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통역의 도움을 받는다. 벌써 세 번째 참가했다. 의미 있는 봉사여서 다음에도 함께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소 고단한 작업을 하느라 얻게 된 질환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았다. 일반외과 진료를 담당한 김해한솔재활요양병원 홍태용 원장은 "주로 노동 강도가 센 곳에서 일하기 때문에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거나 허리·등에 통증을 가진 근로자들이 많다. 시간적, 경제적 부담으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외국인들을 봐 주는 일이라 더 신경이 쓰인다"고 밝혔다. 
 
이날 외국인 근로자들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치과 진료소였다. 이가 안 좋더라도 방치하는 경향이 있는데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들은 여간해선 치과병의원을 찾지 않는다. 치위생사 등 병원 식구 4명과 함께 진료에 나선 창원 서울미치과의원 최명구 원장은 "대부분 치아 상태가 나쁘다.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 번에 끝내야 하는 만큼 더 신경을 쓰고 있다"며 "일요일인데도 의료봉사에 동참해 준 직원들에게 밥을 사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의료진의 진료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람들은 행사 진행을 맡은 국민은행 행원들이었다. 외국인 근로자 안내 뿐만 아니라 차트 작성 보조, 의료물품 옮기기 등 궂은 일은 모두 그들의 몫이었다. 건물 외부에서 진행된 '밥차' 점심 제공과 '한복입기' 체험도 그들이 진행을 맡았다.
 
오전 내내 바삐 움직인 KB국민은행 구용관 계장은 "최근 사이판에서 일하는 친구를 만났다. 외국에서 진료를 받기 너무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 놨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 근로자들도 의료서비스를 받기 힘들다. 의료봉사만 기다리던 사람들도 많다. 봉사를 할수록 그들을 더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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