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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이득 챙기고 외지인 떠난 자리, 붕괴·화재 위험·악취만 남아(3) 난개발 지역별 상황 ⑤ 상동면 우계리 소락·우계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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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6.10.05 09:43
  • 호수 291
  • 9면
  • 심재훈 기자(cyclo@gimhaenews.co.kr)
   
▲ 상동면 우계리 소락마을의 감나무 뒤로 산자락에 공장들이 빈틈없이 들어차 있다.

 

   
 

상동면 우계리 2000년 역사 자연마을들
20년 지속 난개발 이후 하나둘씩 사라져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공장들 본격 설립
코스닥 상장업체 등 대형기업 대거 포진

산 파내 옹벽 건설한 탓 붕괴사고도 발생
플라스틱·화학소재 공장서 화재도 연이어
땅값 오르자 매매 서두른 원주민들 후회



상동면 우계리는 2000년 전부터 낙동강 하류의 풍요한 자연과 산재된 철광석을 바탕으로 취락이 형성된 곳이다. 이를 입증하듯 2010년에는 우계리 도로 부지에서 비교적 큰 규모의 철 생산 유구가 발굴됐다. 이 일대에서 삼한·삼국시대 수혈 건물지와 구상유구, 분묘, 통일신라시대 밭 유구, 조선시대 분묘 등도 함께 확인됐다.
 
이렇게 오랜 세월 삶의 터전이 되어 온 우계리의 자연마을들은 그러나 지금은 20여년 넘게 지속된 난개발로 인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다. 대포천 상류 시냇가,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소락마을이 겪는 변화가 가장 크다. 상동면 주민센터에 따르면 소락마을은 134세대, 268명의 주민이 등록돼 있어 우계리의 조그만 마을들 가운데 주민이 가장 많다. 하지만 4개 자연마을 가운데 마을 구실을 하는 곳은 이제 경로당과 마을회관이 있는 소락본동 뿐이다.
 
윗소락 마을의 한 주민은 "길 옆으로 공장이 다 들어섰기 때문에 벼농사를 짓는 주민은 없고 원주민도 몇 명 없다"고 전했다. 그나마 아직까지 주민공동체가 남아 있는 소락본동 주민들도 "새막마을에도 원주민은 서너 집밖에 없다. 만리등마을도 주민이 많이 떠나긴 마찬가지"라고 입을 모았다.
 
소락마을을 마주보는 우계마을은 그나마 자연마을로서의 옛 모습을 덜 잃었다. 우계마을 윤일근 이장은 "등록된 주민 수가 73세대 124명인데 대부분 원주민이다. 다들 고령이라 혼자 사는 가구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1993년 김해시의 시·군 통합 이후 우계리에 공장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당시 이곳의 레미콘 공장에 골재를 대던 한 운전기사는 "1995년 전후로 공장들이 들어왔는데,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공장들이 본격적으로 입주했다"고 전했다. 1996년 동국알앤에스와 1998년 태창기업 등 중견기업들이 공장을 옮겨온 시기도 이때다.

   
▲ 소락마을에서 바라본 우계마을 앞 공장 밀집지대.
   
▲ 소락마을 뒤편에 산을 깎아 공장 부지를 만드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우계마을 앞쪽으로 공장이 들어서자, 길 건너 소락마을 안쪽 산자락에도 공장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윗소락의 한 공장업주는 "2000년대 초반에 공장을 지어 들어왔는데 그 땐 주위에 공장이 2곳 정도였다. 하지만 현재는 위, 아래로 공장이 많이 들어섰다"고 말했다.
 
영세공장들이 밀집한 인근 매리 신촌마을에 비해 우계리는 상대적으로 규모 있는 기업들이 많은 곳이다. 지역의 몇 안 되는 코스닥 상장기업인 동국알앤에스와 자동차 부품업체 태창기업 등 지역에서도 중량감 있는 기업이 포진해 있다. 때문에 김해시에 등록된 공장도 인근 매리에 비해 다소 많은 278곳이다.
 
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규모 있는 기업들이 많다는 지표일 뿐, 난개발 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안전성 측면에서 더 큰 위험에 노출된 곳이 바로 우계리다. 특히 소락마을 위쪽 산 계곡에 일렬로 나란히 형성된 공장들의 입지가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또한 입주기업들의 덩치가 크다보니, 산기슭을 더 광범위하게 파내고 높게 옹벽을 쌓아 그 위에 공장 터를 마련한 곳이 많다. 산기슭에 수평을 맞추기 위해 산을 파내고, 위와 옆에 옹벽을 세워 부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공장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경사지에 들어서다보니 장마나 집중호우 때 배수가 안 된 상태에서 옹벽 안쪽의 토사가 물을 많이 머금을 경우, 붕괴 등 대형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13년 5월, 이틀간의 집중호우(116.2㎜)로 이 지역에 위치한 한 공장 앞 20여m(폭 5m)의 도로가 갑자기 무너졌다. 붕괴사고는 직원들이 차로 퇴근할 때 벌어졌는데 급히 후진해 인명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당시 김해시는 도로 아래 공장 신축 공사장에서 터파기를 하다 큰 비로 지반이 약해져 도로가 붕괴된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여기다 김해 진영~부산 기장군을 연결하는 48.8㎞의 대규모 사업인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4·5공구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어서 안 그래도 연약한 지반에 영향을 줄 위험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다.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옹벽 위에 공장 터를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한 공장주는 "바로 옆에 공장이 올해 지어졌고, 길 건너편 공장도 지난해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반면 우계마을은 상대적으로 경사가 덜한 소락마을과의 사이에 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위험요소는 덜하지만 화재 등 안전사고 위험은 상존한다. 플라스틱, 화학소재 공장도 분포하다보니 화재가 잦은 곳이 우계리다. 2003년 생림면에 가까운 플라스틱 사출공장과 신발밑창 공장이 화재로 전소됐을 때는 부산, 창원에서 모두 45대의 소방차가 출동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올해도 지난 3월과 7월에 플라스틱 성형 및 건설자재 공장에 불이 나 소방차가 출동했다.
 
이와 함께 윗소락과 소락본동 사이에는 레미콘공장의 채석장이 가동 중이어서, 발파 시 진동, 소음의 영향을 받고 있다. 주민들은 또 지난해에 인근공장에서 내뿜는 배출가스로 인한 냄새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김해시에 진정을 넣었지만 개선된 부분은 아직 없다.
 
이렇게 공장, 채석장, 고속도로 등이 들어서면서 원주민들은 다양한 위험 요인에 노출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큰 이득을 본 건, 땅을 되팔면서 개발에 관여한 부동산업자와 개발 초기에 이곳의 땅을 매입한 외지인들이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1000평 미만의 땅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이마저도 땅값이 처음 오를 무렵 처분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때문에 땅값으로 큰 이득을 보고 이사 간 주민은 별로 없는 상황이다.
 
소락마을의 한 주민은 "70년대에는 여기 땅이 평당 200~250원 했다. 90년대에 공장이 처음 들어서면서 땅값이 오륙 만 원으로 오르자 눈이 번쩍 뜨여 주민들이 땅을 많이 팔았다. 이 돈으로 자식들 학교 보내고 결혼도 시켰다. 땅값은 그 뒤에도 계속 뛰었다. 현재 도로가의 목 좋은 땅은 100만 원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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