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화 인제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

김해에는 꼭 필요한 변화가 있는 것 같다. 바로 '난개발'이라는 고질병이다. 누군가는 환경을 파괴해 돈을 벌지만, 누군가는 슬퍼하고 앓는다. 아무도 들려주지 않는 주민들의 설움을 <김해뉴스>를 통해 들었다. 그리고 우리가 현재 처한 상황과 변화에 대해 성찰했다.
 
<김해뉴스> 9월 28일자 8면의 기사에 눈이 갔다. 소감마을에는 더 이상 '자연마을'이라는 별칭이 어울리지 않는다. 공장과 채석장에 둘러싸인 마을. 원주민들은 분진과 소음을 어떻게 견뎌 왔을까. 어르신들은 버스정류장이 이전한 뒤 이용의 불편을 호소했다. 그런데 왜 김해시는 이런 민원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공장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도록 방치했을까. 기사에서 언급한 대로 '환경이 나빠진 탓에' 농사짓던 사람들이 떠나간다. 원주민들은 속수무책이고 김해시는 무대책이다.
 
심재훈·김예린 기자가 김해의 '난개발'에 대해 심층적으로 취재한 기사들을 읽다 보면 뼈가 아프다. 공장을 짓기 위해 막무가내로 파헤친 산지들. 봉황을 잃은 봉림산. 환경 훼손은 곧 우리가 살아갈 터전을 없애는 일이란 걸 정말 모르는 것일까. M. 호르크하이머와 Th. W. 아도르노는 <계몽의 변증법>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왜 인류는 진정한 인간적 상태에 들어서기보다 새로운 종류의 야만상태에 빠졌는가.'
 
사람들은 살 길을 찾다 공장을 지었다고 한다. 그런데 주변의 원주민들은 소음을 듣고 분진 섞인 공기나 화학약품 냄새를 마시며 살 길을 잃어간다. 이를 감히 '발전'이라 말할 수 있을까.
 
해결책은 상생이다. 자연과 인간의 상생, 인간과 인간의 상생. 앞서 <김해뉴스>는 8월 17일자 2면에서 '산업단지(이하 산단) 개발 모범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바로 진례면 김해테크노밸리산단과 주촌면 골든루트산단이다. 친환경산단으로 주목받는 두 곳은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전력을 생산한다. 뿐만 아니라 김해테크노밸리산단은 공장 사이사이에 나무를 심거나 노동자들이 틈틈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을 만들었다. 또한 골든루트산단의 건물들은 질서 있게 정렬되어 있고 청결한 모습을 자랑한다. 산단 내에 직장어린이집이 개원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두 사례가 다른 기업들에게도 적용되길 바란다. 아직은 물론 모범 사례가 완성된 상태라고는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김해시와 기업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고민해야만 한다. 과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개발인가, 하는 문제를. 개발을 빙자한 무분별한 환경파괴는 곧 자기파괴다. 어둠은 이미 깊을 대로 깊어졌고 이제는 새벽을 맞이할 차례다. 샛별처럼 빛나는 '김해의 난개발 시리즈'는 독자들의 눈을 밝힌다.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은 어서 정독해 보시라.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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