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까지 예산 200억 원을 투입하는 도시재생사업이 회현동, 동상동, 부원동 일대에서 진행된다. 사진은 부원동 가락로 일대 전경.

시, 지난달 28일 주민공청회 열어
지역공동체·경제 회복 등 4대 목표
도 계획 승인 시 내년 2월 사업 착수


김해시는 지난달 28일 김해문화의전당 시청각실에서 '김해시 도시재생 전략계획 및 활성화 계획'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는 회현동, 동상동, 부원동 등 지역 주민 70여 명과 건축학과 교수 등 도시재생사업 전문가들이 참가했다. 활력을 잃어가는 원도심을 새롭게 정비하고 지역공동체를 복원해 주민들의 생활을 개선하겠다는 도시재생사업(마중물사업)의 윤곽이 이날 공개됐다.
 
■ 도시재생사업 추진 경과
시는 지난해부터 마을 기초조사, 설문조사, 자문회의 등을 통해 도시재생사업이 시급한 지역으로 회현동, 동상동, 부원동을 선정했다. 3개 동은 최근 인구 및 사업체가 급감하고 있을 뿐 아니라 20년 이상 된 노후건물이 50% 이상을 차지해 개선 방안이 필요하는 지적을 받아 왔다.
 
시는 주민설명회, 도시재생대학 등을 진행해 도시재생사업을 구체화하고, 이를 통해 도출된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해 4월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참가했다. 같은 해 12월 전국 9개 지자체와 함께 중심시가지형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됐다. 시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 7월 서상동에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열었다.
 
도시재생사업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비용을 절반씩 부담하는 매칭펀드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는 국토교통부로부터 10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시 예산 100억 원과 함께 총 2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게 된다. 오는 12월 경남도가 계획을 승인하면 내년 2월부터 사업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 사업 계획안 요지
도시재생사업은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 조성 △문화다양성 기반의 신문화 창조 △사회적경제 기반 지역경제 회복 △원도심 위상 제고를 위한 환경개선이라는 4가지 목표 아래 진행된다. 세부 사업은 △인프라 구축사업(18억 4000만 원), △문화평화사업(91억 9000만 원) △황금알사업(24억 8000만 원) △연어사업(29억 9000만 원) △로망스사업(35억 원) 등 5개로 나눠 추진한다.
 
인프라 구축사업은 가락로에 보행자 중심 가로 환경을 조성하고, 노후 주거 개선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내용이다. 주민의 역량 강화를 위한 도시재생대학을 운영하고, 다양한 주민공모사업도 발굴할 예정이다.
 
문화평화 사업의 경우 4층 규모의 다(多)어울림센터를 설립하고 분성로 335번길에 다(多)어울림림광장을 조성한다. 다어울림광장에는 기존의 칼국수촌을 정비한 '월드 누들 빌리지'를 만들고 글로벌 하모니 페스티벌을 진행할 예정이다.
 
황금알 사업은 할머니공동체 '회현당'을 육성해 2·3호점을 개점하고, 마을기업 및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내용으로 추진된다. 빈방을 리모델링한 도시민박(게스트하우스) 40곳을 신설하고, 도시민박을 관리하거나 지역관광을 활성화시킬 로컬 여행사를 운영한다.
 
연어 사업으로는 청년 커뮤니티 활성화, 창업활동 지원 청년허브 설립, 청소년 문화활동 지원 '방과 후 문화살롱' 3곳 조성 등이 있다. 가락로 일대 빈 점포에 문화놀이터 두 곳도 신설한다.
 
로망스 사업의 경우 수로왕릉역과 원도심 상업지 사이에 '하이스토리 문화가로'를, 봉황역·부원역과 원도심 상업지 사이에는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한다. 골목길 5곳은 '푸른마을 골목 가꾸기' 프로그램으로 정비된다.
 
■ 사업 성공 위한 조언
이날 공청회에 참가한 도시재생 전문가들은 가야, 다문화 등 지역의 역사, 문화 자원에 기반한 도시재생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가와 양보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부산대학교 건축학과 우신구 교수는 "스토리텔링은 역사자원에서 나온다. 구도심 지역의 오래된 가야 역사 등은 체계적으로 잘 잡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주민들이 사업비를 균등하게 나누자는 식으로 접근해 서로 양보하지 않는다면 힘 있게 사업을 추진하기 힘들다. 연간 관광객 140만 명이 찾는 부산 감천마을처럼 도시재생사업을 잘 하기 위해선 주민간의 양보와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이 시에 '해 달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사업이 잘 되기 힘들다. '합시다'는 마음가짐으로 서로 조금씩 희생하고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풍부한 역사, 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열매를 제대로 맺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제대학교 건축학과 고인석 교수는 "도시재생의 주역은 주민이다. 정부에서 재래시장을 활성화한다면서 인프라를 많이 개선했지만, 상인들의 변화가 적극적이지 않은 탓에 사업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번 사업도 마찬가지다. 3개 동 주민들이 배정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갈등할 수도 있다. 주민들이 이러한 부분을 얼마나 잘 조정하고 풀어가는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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