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네 아이를 키우는 열혈엄마 벨린다(41) 씨는 요즘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집을 구하러 다니기 때문이다. "지금 진영에 살고 있는데 아이들의 학교도 멀고 점차 성장하니까 좀 더 넓은 집을 구하려고 해요." 그는 내외동으로 집을 옮기고 싶다고 밝혔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나 문화의 전당, 국립김해박물관 등 아이들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관과 가깝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요즘 이사 갈 생각에 들떠 있다고 전했다.
 
그는 1998년 한국남자와 결혼하며 처음 김해에 발을 내딛었다. 처음에는 행복에 부풀어 가정을 꾸려 나갔지만 2008년 남편과 성격 차이로 이혼을 하면서 생활이 힘들어졌다고 한다. "아이들이 4명이나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살기 막막했죠. 하지만 저마저 아이들을 외면할 순 없었어요. 혼자 억척스럽게 벌어서라도 생활을 유지해 나가야 했죠."
 
그는 필리핀에서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했던 이력으로 현재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 수업을 하고 있다. 남편과 이별하기 전인 2008년까지 그는 양산에 소재한 한 학교에서 원어민 강사로 근무했지만 아이들을 돌봐야 했기 때문에 하루 종일 학교에 있을 수 없어서 그만두게 됐다고 한다.
 
그는 요즘 매일 아침 손수 자가용을 몰아 아이들을 학교까지 데려다 주고 있다. 그리고 막내 민준(6)이도 하루 종일 돌봐야 하기 때문에 학원에도 일주일에 두 번밖에 가지 못한다고 한다. "아이들의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형편 상 좋은 학원에 보내진 못하지만 여러 기관에서 진행하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꼬박꼬박 체크해 참여시키고 있어요. 찾아보면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거든요."
 
그는 주말에도 쉬지 못한다. 아이들과 주말마다 마트를 다니며 장도 봐야 하고 삼계에 위치한 해동이국민체육센터 수영장에 데려다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주말마다 아이들과 이곳을 찾아 아이들이 수영을 배우는 모습을 지켜본다고 한다. "필리핀보다 한국이 교육 상 좋은 환경과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요, 이런 교육여건에 만족스럽습니다." 그는 홀로 아이들을 키우지만 여러 기관의 도움을 받아 교육문제에 있어서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도 최근들어 한 가지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바로 큰 딸 선서(13) 문제이다. "큰 딸이 학교생활을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초등학교 6학년인데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서 5번이나 전학을 시켜 줬어요. 선서가 적응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한국 아이들과 다른 피부색 때문이겠죠." 그는 이제 큰 딸 선서를 위해서라도 전학을 시키는 일을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피하기만 해선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전학만 시키니까 선서도 낯선 환경에 더 위축되는 것 같기도 하구요. 선서를 타이르면서 학교 선생님이나 상담사를 찾아 가서 해결방법을 알아보는 등 앞으론 적극적으로 해결해 볼 생각이예요."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