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폐업 50일 만에 다시 문을 연 홈플러스 김해점의 서점 '플러스B' 매장에서 임신부로 보이는 한 여성고객이 책을 고르고 있다.

본사의 부도로 한동안 폐쇄됐던 홈플러스 김해점의 서점(KG북플러스)이 폐업 50일 만인 지난 6일 다시 문을 열었다. 이날 새롭게 문을 연 서점은 유통공간개발 컨설팅업체인 ㈜라디가 부도난 KG북플러스를 인수해 재개장한 것으로 서점 명칭은 '플러스B 김해점'(점장 박정훈)으로 명명됐다.
 
부도로 폐업했던 KG북플러스 유통컨설팅업체 ㈜라디가 인수해
서점 명칭 '플러스B 김해점'으로 기대 반 우려 반 엇갈린 반응 속
고객 마일리지 부활 대책은 없어

홈플러스는 전국의 매장에 입주해 있던 KG북플러스의 부도로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자 서둘러 서점 운영자 물색에 나섰으나, KG북플러스가 운영하던 40여개 서점 가운데 부도난 직영서점이 12개에 달하는 데다 인수금액이 커서 선뜻 나서는 업체가 없었다.

더구나 부도라는 '큰 불'에 크게 데인 홈플러스는 서점 인수조건으로 어음을 발행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붙여 웬만한 업체들은 인수 의사를 밝히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새로운 사업영역을 탐색하고 있던 ㈜라디는 홈플러스 매장의 서점 운영권을 확보하기로 결정하고 부도난 12개 점포 가운데, 경북 문경과 충남 조치원 등 영구 폐쇄한 2개 점포를 제외한 10곳을 최종 인수했다.

라디는 서점을 인수하면서 기존 KG북플러스 직원들의 고용을 대부분 승계하고, 부도 당시 직원들의 직급과 임금체계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김해점의 경우 박정훈 점장을 포함한 4명의 KG북플러스 직원이 모두 재고용됐다.
 

부산과 경남지역 홈플러스 입점 서점 개점을 지원하고 있는 플러스B 배민석 영남본부장은 "KG북플러스 경영진의 고의 부도로 2개월 가까이 서점이 문을 닫으면서 무너진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면서 "새로운 엔진으로 교체한 만큼 더욱 열심히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점 운영 경험이 전혀 없는 컨설팅회사가 대규모 서점을,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라 10개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을지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또 KG북플러스에 책을 납품하던 전국의 출판사와 부산경남지역 도서 도매업자들로 구성된 채권단과의 채권 문제도 라디가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러나 홈플러스 내 서점을 자주 이용하던 소비자들은 새로운 서점의 입점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내외동에 사는 김진희(37) 주부는 "그동안 홈플러스에 서점이 문을 닫는 바람에 시내 작은 서점을 이용했는데, 서점이 별도로 주차장을 마련하지 않아 책을 고르기도 힘들고 여러모로 불편했다. 다시 홈플러스에 서점이 들어서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오랫동안 영업을 하지 못해 준비할 것이 많겠지만,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많아서 금방 정상화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주부 김기연(42·삼계동) 씨는 "일단 서점이 다시 (홈플러스 매장에) 들어서서 소비자들의 불편은 많이 해소되겠지만, 서점운영 경험이 전혀 없는 업체가 인수했다는 얘기에 은근히 걱정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KG북플러스의 부도로 가슴을 졸였던 홈플러스는 새로운 업체가 서점을 인수하면서 한시름 덜게 되었지만, KG북플러스가 책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제공해왔던 '마일리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플러스B 관계자는 "마일리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아무것도 결정난 것이 없다"며 "독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는 원칙론적인 답변만 내놓아 또 다른 불씨를 남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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