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정(앞쪽) 의원이 지난 5일 제196회 김해시의회 2차 본회의에서 조성윤(왼쪽) 부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사업 진행을 질타하는 시정질문을 하고 있다.


“경남도 감사 여러가지 지적 사항
자연친화 공간 복구 간절히 요청

절대농지 해제 요구도 받아주나
누구는 되고 안 되고 형평성 위반

삼계사거리 정체 악화 불 보듯
도시계획위 9개 조건 유명무실”



△엄정 의원=지난 9월 9일 삼계석산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위한 제2차 도시계획심의위원회가 열렸다. 9개 항을 조건부로 해서 위원회가 심의, 가결, 승인했다. 9개 조건이 무엇인지는 아직도 모른다. 공개할 수 있지만 안 해도 된다는 조항이 있어 공개를 안 한다고 한다. 공식적으로 공개 요청을 했다. 삼계석산의 도시개발구역 지정 확정까지는 시장의 최종 결정만 남았다. 그래서 시장의 견해와 답변을 직접 듣고 싶어 이 자리에 섰다.
 
삼계석산 부지는 보전관리, 자연녹지, 계획관리 지역이었다. 시는 처음에는 '삼계나전지구 관리계획 재정비'라는 이름을 붙여 이곳에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토지의 용도변경을 추진했다. 그러나 2013년 경남도는 김해시 도시계획과에 대해 감사를 실시해 '삼계나전지구는 토석채취 때문에 환경파괴 지역이 됐다. 주거지역에서 1㎞ 이상 떨어져 환경 회복이 필요한 지역이다. 주민 편익시설 부족 때문에 도시기반시설 설치 비용이 과다하게 들어갈 것으로 보여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하려는 것은 합리적인 결정으로 보기 어렵다. 용도변경 후 토지가격이 대폭 올라 특정 토지 소유자가 폭리를 취할 우려가 있다. 일반 시민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 등 특혜의혹과 민원이 야기될 소지가 높다. 환경이 보전되는 방안을 강구해 조치하라. 김해시 도시기본계획 및 관리계획 재정비 시에는 환경보전과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이 동시에 충족될 수 있는 방안을 입안하라. 특정 토지 소유자가 토지가격 상승으로 특혜를 받거나 이로 인해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정 기업 (이익의) 사회환원 등의 방안을 강구한 후 추진하라'는 취지의 처분 요구를 했다.
 
그런데, 김해시와 태광실업이 추진해 지금 최종 결정만을 앞두고 있는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사업은 사업 추진 방식만 달라졌을 뿐 용도변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삼계석산의 도시개발구역 지정에 대한 관계기관 및 부서 협의의견 조치계획서를 보면 부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김해시 건축과의 의견은 '사업지의 지형상 골바람이 형성돼 주거지로서 부적합한 입지다. 사업지 주변 및 북동 측에 개별공장, 나전농공단지, 나전일반산업단지 등 많은 공장들이 있어 주거지로서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처럼 김해시 관련 부서에서조차도 부정적인 의견들을 제시하면서 (사업 추진)재검토 또는 불가 의견을 제출했다. 그래서 대다수의 김해시민들은 김해시 집행부가 특정기업에 대한 엄청난 특혜의혹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해 왔다. 그 방법은 석산 개발 후 일반적인 처분방식인 자연친화적 공간으로의 복구라면서 그렇게 해 달라고 간절하게 요청했던 것이다.
 
허성곤 시장은 도시계획전문가로서 볼 때 삼계석산 부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해 시내에서 떨어진 곳에 대단지 아파트를 지어야 하는지 김해시민 앞에서 양심을 걸고 간단하고 명쾌하게 답변해 주기 바란다. 도시계획위원회의 9개 조건을 공개하라. 지금도 특혜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삼계석산에 꼭 아파트를 지어야 할 정도로 김해의 주택난이 심각한가. 3000가구가 넘으면서 공원 하나 없는 아파트를 어떻게 생각하나. 가까운 중학교를 두고 8~10㎞ 이상 떨어진 중학교에 자녀가 다녀야 한다면 학부모의 입장은 어떨까. 삼계석산에 폐기물 매립의혹이 제기됐는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허 시장은 국비 요청을 위해 오늘 불참했다. 김해시의회는 시민들의 대의기관이다. 시민들의 뜻을 전달하고자, 시민의 뜻을 묻고자 시장에게 요청하는 것이다. 국장들이 답변할 내용도 있지만, 이 사안은 최종결정권자인 시장의 입을 통해서 직접 들어야 하는 사안이다. 시장이 없으므로 국장의 답변은 듣지 않겠다.

△조성윤 의장직무대리=추가질문은 바로 해도 된다.

△엄정 의원=제가 생각할 때는 정말 이게 시민을 위한 길인데, 이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하는 의제가 많았다. 해결해 보려고 노력했으나 되지 않았다. 정말 철옹성이구나, 계란으로 바위치기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김해에는 절대농지, 농업진흥구역에 묶여서 재산권 행사를 제대로 못하는 농민들이 많다. 산지관리법 등에 묶여 개발하지 못하는 임야를 가진 사람들도 많다. 이런 시민들이 김해시 인·허가 부서에 가서 "내 땅에 내 아파트를 짓겠다. 용도변경을 해 달라"고 하면 공무원들은 어떤 답변을 할까. 미친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말이 안 되는 소리다. 하지만 현재 이 시점에서는 말이 될 수도 있다. 해 줬지 않나. 전임시장의 사업이라는 이유로, 김해에서 가장 크고 힘 있는 기업이 추진하는 사업이란 이유로 시민들이 보기에는 상식 밖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태광실업이 추진 중인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사업, 석산개발로 쓸모 없어져 20만~30만 원 하던 땅이었다. 그 땅에 3000세대가 넘는 대단위 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처음에는 용도변경을 시도했다. 33만㎡의 용도변경. 그러다 감사에서 적발됐다. 해 줄 수 있는 방법이 뭘까, 라고 고민하다 찾아낸 게 도시개발법이다.
 
이 사업은 형평성 차원에서도 큰 문제를 안고 있다. 김해에 유수의 대학이 있다. 북부동 지역에 있는 1만 평 정도의 땅에 종합병원을 지으려고 했지만 여러 가지 여건 탓에 짓지 못하고 있다. 이 대학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교육부로부터 입학정원 5% 감축, 국비 지원 감축 등 불이익을 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김해시는 최초의 계획안이 아니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대학의 용도변경 요청에)꿈쩍도 않고 있다. 보전관리 지역에는 아파트를 짓게 해주면서 시내에 있는 병원 부지(용도변경)는 안 된다고 한다.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학교 문제를 보자. 삼계석산에 3000가구 아파트 단지를 지으려고 한다. (김해교육지원청은) 3000가구에는 초등학교를 지어줄 수 없다. 4000~6000가구가 되고 (사업자가)초등학교 부지를 제공하면 교육청에서 학교를 짓는다고 한다. 중학교는 6000~9000가구가 돼야 1개를 설립할 수 있다.
 
북부동 지역은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동'이다. 인구는 8만 6000명이다. 삼계사거리는 상습 정체구역이다. 출·퇴근 시간에는 엄청난 교통정체를 빚는 지역이다. 그곳에 아파트가 연이어 추진되고 있다. 5년 내에 1만 명 이상이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교통대란이 일어날 것이다. 거기에 삼계석산에 또 1만 명 정도가 사는 3329가구가 들어간다.
 
9가지 조건을 시가 공개했다. 처음에 저와 동료의원이 요청했을 때에는 안 된다더니 지금 공개했다. '자연생태복원 공법의 시공두께를 15㎝로 늘릴 것, 공원설치 문제는 녹지의 이용을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협의해 가능하도록 할 것, 초등학교를 건축하여 기부채납할 것, 중학교 문제는 교육청과 협의해서 처리할 것, 소음, 악취, 오ㆍ우수계획 등을 실시설계 시 반영할 것, 불법폐기물 매립 사실 발견 시 관련 법령에 따라 조치할 것, 삼계 경전철역까지 1㎞ 구간에 대하여 3m 보도를 설치할 것, 임대기간 5년에서 8년으로 변경 등 임대기간에 대하여 관련 법령에 따라 조치하고 김해시와 협의할 것, 사면녹지는 원형보전하고 주택용지에 제외할 것' 등이다.

△조성윤 의장직무대리=보충질문 10분이 초과됐다. 질문을 마무리 해 달라.

△엄정 의원=초등학교를 지어 기부채납하는 것은 (원래 당연히)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사항이다. 조건이 될 수 없다. 의무적으로 안 하면(사업이) 안 되게끔 돼 있다. 중학교 문제도 (당연히)교육청과 협의해서 처리해야 한다. 이것도 의무적이어서 조건이 될 수 없다. 소음, 악취, 오·우수계획 등도 실시설계 때 당연히 반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안 하면 아파트 건립 허가가 안 난다. 불법폐기물 매립을 발견했다면 관련 법령에 따라 조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도로의 보도 설치 문제도 진영국토관리청에서 이미(이야기했다)…. 안 하면 안 되는 사안이다.

△조성윤 의장직무대리 =자꾸 시간을 끌고 있다. 마쳐 주시길 부탁드린다.

△엄정 의원=마치겠다. 
 
김해뉴스 /정리=남태우 기자 le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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