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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갈비 고집 ‘외길인생’ 23년… “느끼하지 않은 감칠맛 비결이죠”대한미용사회 김해시지부 김미숙 지부장과 ‘마포숯불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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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6.10.19 09:22
  • 호수 293
  • 12면
  • 김예린 기자(beaurin@gimhaenews.co.kr)
   
▲ 김미숙 지부장이 환하게 웃으며 잘 익은 돼지갈비 한 점을 들어올리고 있다.

배, 사과, 양파 등 갈아 넣은 양념에
갈비 2~3일 숙성시킨 뒤 손님상 대접
야채육수에 간장 넣은 소스맛 ‘독특’

나물 등 각종 밑반찬 주인 직접 만들어
배추물김치, 간장게장 등 한정식집인 듯

친정어머니 영향 28년째 미용사 생활
“내달 시장배 페스티벌 성공 개최” 다짐


"음식점은 맛이 있어야 하고 미용실은 머리를 잘 해야 합니다. 기본을 잘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습니다."
 
대한미용사회 김해시지부 김미숙(51) 지부장의 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기자는 글을 잘 써야 하고, 의사는 환자를 잘 고쳐야 한다. 단순하고 당연한 논리지만 이 만큼 지키기 어려운 것도 또 없을 듯하다. 김 지부장은 "김해에서 24년 동안 '맛'의 기본을 지켜온 음식점이 있다"며 기자를 '마포숯불갈비'로 안내했다.
 
마포숯불갈비는 해반천을 따라 각종 음식점과 카페가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구산로 10번 길 위에 있다. 마포숯불갈비는 주택가 입구에 위치해 있어 '가족들과 편하게 외식하기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인기척을 들었는지 따듯한 인상의 유창수(69), 김영순(60·여) 사장이 환한 미소로 일행을 맞이했다.

'돼지갈비만을 위해 달려온 장인의 23년 외길 인생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환상적인 갈비의 참 맛!' 식당 벽면에는 마포숯불갈비의 빨간 직인이 찍힌 글귀가 하나 걸려있었다. 김 사장은 "우리 집은 주방장이 없다. 내가 직접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개업 때부터 지금까지 맛이 한결같다. 저 글귀는 지난해에 적은 것이다. 올해로 24년째 식당을 운영 중이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 초벌구이한 돼지갈비(왼쪽), 숯불 위에서 고기가 익어가고 있다.

김 사장은 식탁 위에 미리 밑반찬을 차려놓았다. 돼지갈비집인데 반찬만 보면 마치 한정식집에 온 것 같았다. 들깨가루에 조물조물 묻힌 새송이버섯, 쇠비름·취나물·연근 장아찌, 꼬시래기무침, 양배추물김치, 치자무쌈, 간장게장.

   
▲ 식당에서 직접 만든 다양한 밑반찬.

김 지부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돼지갈비와 갈매기살을 주문했다. 양념돼지갈비가 초벌구이 돼 나왔다. 양념돼지갈비의 양념은 김 사장이 직접 배, 사과, 양파 등 각종 과일과 야채를 갈아 넣어 만든다고 했다. 그리고 이 양념에 국내산 돼지갈비를 2~3일 숙성시켜 손님상에 낸다고 했다.
 
갈매기살은 유 사장이 직접 기름기와 껍데기를 제거한 뒤 주문을 받는 즉시 돼지갈비 양념에 마늘과 참기름을 더해 조물조물 무쳐서 만든다고 했다. 고기는 적당히 숙성된 덕에 맑은 선홍빛을 띠었다.
 
돼지갈비와 갈매기살을 한 움큼 집어 참숯이 활활 타오르는 불판 위에 올렸다. 지글지글 고기가 익어가는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삼아 김미숙 지부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김 지부장은 지난 4월 제15대 대한미용사회 김해시지부 지부장으로 취임했다. 거창이 고향인 그는 결혼을 하면서 김해로 이사 왔다. 내외동, 삼계동, 어방동 등 김해 지역 5곳에서 '김미숙 헤어스튜디오'을 운영 중이다.
 

김 지부장은 "친정어머니가 미용사였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미용실에서 손님들의 머리를 만지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미용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28년 째 미용사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 일이 여전히 즐겁다"며 웃었다.
 
대한미용사회 김해시지부에는 미용실 1200곳이 가입돼 있다. 많은 미용실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김 지부장은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김 지부장은 "지부장을 맡으면서 책임감이 강하게 생겼다. 말과 행동이 조심스럽다. 다음달 22일 김해시가 주최하고 김해시지부가 주관하는 '제4회 김해시장배 미용·뷰티 페스티벌' 행사를 연다. 미용사를 꿈꾸는 꿈나무들을 위해 네일·헤어·메이크업 등 작품 쇼도 진행한다. 행사를 잘 치러내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숯불을 준비하는 유창수 사장.

김 지부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동안 김 지부장과 기자의 젓가락은 자꾸 밑반찬으로 향했다. 양배추 물김치는 양배추의 아삭함이 잘 살아 있었고 국물은 새콤달콤했다. 한 입 들이켜고 나니 속이 시원해졌다. 김 지부장은 연신 간장게장을 집어 들었다. 간장게장은 첫맛은 감칠맛으로, 끝맛은 청양고추의 알싸함으로 마무리됐다. '게딱지에 흰밥을 넣어 쓱쓱 비벼먹으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밑반찬들은 모두 김영순 사장이 직접 만든 것이었다. 김 사장은 재료손질에다 반찬 만들기까지를 다 하느라 오전 10시에 식당에 나와 오후 11시가 돼서야 집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그의 노력과 정성이 음식 하나하나에 다 배어들어 있었다. 고기를 굽기도 전에 밑반찬 그릇에는 반찬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불판 위의 돼지갈비와 갈매기살이 노릇노릇 구워졌다. 돼지갈비부터 맛봤다. 돼지갈비는 비계가 적당히 붙어있어 쫀득쫀득 했다. 김 지부장은 "마포숯불갈비의 돼지갈비는 김 사장이 만든 특제 소스에 콕 찍어 먹어야 한다"고 일러줬다. 김 사장이 양파, 대파뿌리 등 각종 야채를 넣어 끓여낸 육수에 간장을 섞어 만든 소스였다. 김 지부장의 말대로 소스에 돼지갈비를 콕 찍어 먹어봤다. 달짝지근한 돼지갈비에 감칠맛이 더해졌다. 육즙을 가득 머금은 채 지글지글 구워지고 있는 갈매기살도 먹어봤다. 갈매기살은 한 입 먹자 육즙이 터졌다. 육질은 소고기를 먹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부드러웠다.
 

   
▲ 마포숯불갈비 전경.

김 지부장에게 "돼지갈비와 갈매기살 중 어느 것이 더 맛있냐"고 물었더니 그는 "둘 다 맛있다. 돼지갈비는 많이 먹으면 느끼해서 젓가락을 놓게 된다. 하지만 이곳 갈비는 그렇지 않다. 갈매기살도 야들야들한 살이 혀에 살살 녹는다. 찾아오는 손님들이 둘 다 먹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창수 사장은 "아내가 서울에서 유명하다는 갈비집에서 양념비법을 배워왔다. 식당을 열고 나서 초기에는 서울에서 배워온 양념에 갈비를 재었다. 하지만 짜다는 생각이 들어 개업하고 나서 2년 간 황금비율을 연구해 만들었다. 한식 전문가도 칭찬할 정도다. 더 맛있는 음식을 손님에게 대접하기 위해 쉬는 날이면 아내와 함께 전국의 맛집을 찾아다닌다"며 웃었다.
 
"고기집에 왔으면 된장찌개를 맛보고 가야한다." 김 사장이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를 내왔다. 배는 이미 찼지만 숟가락은 된장찌개로 향했다. 된장찌개는 멸치육수와 양파껍질, 파뿌리를 혼합한 것이었는데 매우 구수했다. 밑반찬으로 나온 김치는 3년 간 숙성시킨 것이었다. 김 사장은 김치 한 조각도 허투루 내지 않았다.
 
김 지부장은 "미용실을 찾는 손님들은 '미용사들은 머리만 잘 하면 되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용사는 고객의 머리를 만지는 일이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 한다"면서 "마포숯불갈비도 음식 하나에 작품을 만들 듯 정성을 다해 손님상에 내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유 사장과 김 사장의 손맛을 즐기기 바란다"고 말했다. <끝>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마포숯불갈비 / 구산로10번길 37-9(구산동), 055-335-4946. 돼지갈비, 생삼겹살(200g) 각 8000원. 갈매기살(120g) 9000원. 된장+밥 2000원. 소면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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