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하계리 발굴 당시 철광석 시료를 채취하는 장면. 사진제공=김해시

대동면, 상동면 일대서 발굴조사
12월 학술자문위 열어 성과 공개


가야가 '철의 제국'이었음을 입증하기 위해 김해시가 본격적인 연구 활동을 시작했다.
 
김해시 문화재과는 18일 "가야가 철의 제국이었음을 입증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는 총 50일간 진행되며, 문화재전문기관인 (재)동서문물연구원이 맡는다. 지난 13일 조사에 착수했으며, 오는 12월 초 최종 학술자문위원회를 열어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가야 시대 철광 생산지로 추정되는 상동면과 대동면 일대를 대상으로 한다. 해당 지역의 제철 유구에서 나온 철제품과 철광 생산지 광물의 미세성분 함량을 비교 분석한 뒤 이를 바탕으로 주변 취락과 관방(광산 사무소), 도로 유적 등과의 종합적인 분석을 실시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연구에서 광산을 확인하면 추가 발굴조사를 벌여 관련 유적을 더 살펴보고 문화재 지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시는 2007년에도 진영읍 하계리, 여래리 일대 6만 1313㎡ 지역에서 발굴조사 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철광석을 녹여 금속으로 만드는 4세기의 제련로와 바람을 넣는 송풍관 파편, 철광석 등 철 생산 관련시설을 일부 확인했다.
 
중국의 고문헌 <삼국지 위서 동이전> '변진'에는 '나라에 철이 나오고, 한, 예, 왜가 모두 이를 가져다 썼다'라는 기록이 있다. 여기에서 '나라'는 가야를 뜻한다. '한'은 마한 및 삼한의 소국들, '예'는 고구려나 한반도 북쪽의 민족들, '왜'는 일본을 말한다. 금관가야가 철을 화폐처럼 사용하고 중국의 군현에도 수출할 만큼 철기문화가 번성했던 지역이라는 것을 설명하는 자료인 셈이다.
 
충북 진천 석장리, 충주 칠검동 등 4곳에서는 백제 시대 제철 유적이 확인됐지만, 철갑옷을 비롯한 수많은 철기가 출토된 가야에서는 제철 유적과 철광석 채취장소가 확인되지 않아 '철의 왕국 가야'에 대한 실질적 단서가 부족한 실정이었다.
 
시 문화재과 윤정은 주무관은 "김해의 고분군에서 철기 유물은 많이 발굴됐지만 철 생산 관련 시설의 유무에 대해서는 추정만 있을 뿐 근거자료가 부족했다. 경주 황성동 유적처럼 학술 근거를 확보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 발굴조사에 착수하게 됐다. 앞으로 학술자문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강보금 기자 amon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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