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사람들은 어떤 도시에서 살고 싶어 할까? 또 어떤 도시가 경쟁력을 가지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성장을 이어 갈 수 있을까?
 
모든 산업 도시들은 제조업이 일정한 정점에 도달한 후에는 쇠퇴하는 '탈산업화(Deindustrilization)'를 경험하게 된다. 우리보다 앞서 탈산업화의 위기를 경험한 선진 산업도시들은 이미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처참하게 몰락한 미래도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로보캅'의 세트장이 된 미국의 디트로이트가 가장 대표적인 예다. 또 IT·바이오 중심의 첨단 서비스 산업도시로 전환한 미국의 피츠버그가 있는가 하면, 공원 속의 도시라고 할 만큼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경제번영을 지속하는 독일의 슈투트가르트가 있다.
 
산업도시의 미래는 획일적으로 탈산업화를 경험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행위주체의 대응 방식, 즉 거버넌스(Governance)에 따라 구체적인 양상이 결정된다. 조지 메이슨 대학의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는 도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3가지 요소로서 '3T'를 강조한다. 3T란 첫째, 기술(Technology)이다. 둘째는 인재(Talent)이다. 셋째는 관용(Tolerance)이다. 결국 도시의 경쟁력은 그 도시가 가지고 있는 산업생산성과 창의성, 문화의 다양성을 통한 수용력이라는 보편적 가치의 우위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제 도시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인 시대에 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시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소로는 '인구지표(Changing demoraphics)'가 중요하다. 인구의 변화는 향후 지역경제의 노동력 수급과 경제성장에 중요한 지표로 작용된다. 최근 통계청의 2010센서스 가구·주택부문 발표 내용을 보면 한국사회가 4인 가구의 핵가족 중심에서 1·2인 가구의 전자가족으로 이동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의 특징은 본인에 대한 만족과 성취, 자기 자신의 인생목표와 가족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나와 내 가족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겠는가? 자녀를 잘 교육 시킬 수 있겠는가? 그런 내용이 의사결정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김해는 지역적으로 도농복합도시 문화적으로는 아름다운 가야문화를, 경제적으로는 6천300여개의 기업이 활착(活着)한 활기찬 도시로, 이와 같은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내생적 요인을 갖추고 있는 도시이다. 그러나 어떻게 디자인하고 누구와 함께 거버넌스를 만들어 가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러한 사회적인 트렌드와 인구변화 요인들을 볼 때 이제 김해도 가정친화도시로의 변화를 준비해야 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가정과 한 공동체에 속해 살아가게 된다. 인간은 홀로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며 안식처가 필요하고 서로 사랑하며 신뢰하고 이해하고 협동하며 희생하는 관계가 가족이다.
 
가족친화도시란 이처럼 여유롭고 안전하며 남녀노소가 하나가 돼 가족친화적인 특성이 돋보이는 생활환경을 만드는 도시를 말하는 것이다. 주요 기준으로는 교육과 건강, 안전, 주택, 접근성, 지역의 정체성 등이다.
 
이제 도시의 기능은 도시문화와 편의시설, 좋은 교육 환경과 더불어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레저와 스포츠 활동에 좋은 자연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 특히 주민들 사이의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하게 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진정한 행복은 사회적 관계, 즉 가족 및 친구들과 친밀하고 사랑스런 관계, 목적을 가지고 열정을 다하는 일에서 나온다. 이를 위해 우리는 오늘도 어디에 살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누구와 함께 그것을 할 것인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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