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미 독자·삼계동.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 되면 여름동안 뜨거운 햇볕을 받았던 나무들의 잎이 알록달록한 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가로수들도 가을을 맞이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주요 도시에서는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많이 심는다. 그런데 가을에 길을 걷다 보면 알알이 노랗게 영근 은행열매가 바닥에 떨어져 악취를 풍기는 것은 물론 사람들의 발걸음에 터져 지저분해진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시민들은 지뢰밭처럼 변해 버린 인도로 걷는 것을 포기하고 차로로 다니기도 한다. 자칫 은행열매를 잘못 밟았다가는 악취를 집안에까지 끌고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로수'의 사전적 의미는 '거리의 미관과 국민 보건 따위를 위하여 길을 따라 줄지어 심은 나무'이다. 과연 가을마다 심한 악취를 풍기는 은행나무 열매가 미관과 국민의 보건을 위한 가로수로 적당한지 한 번쯤 생각하게 된다.
 
은행열매가 영글어 떨어지면 식용을 위해 주워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가로수 조성 및 관리 조례 시행규칙'에 따라 엄연한 불법이라고 한다. 일부 시민들은 은행열매가 굴러다니다 밟혀 악취를 풍기는 것보다는 주워가는 게 낫다고 반발한다. 과연 어느 게 맞는 것일까.
 
은행나무의 노란 잎을 보고 있노라면 가을이 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모양새도 독특하고 보기에도 좋지만 지독한 냄새 때문에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은행나무와 어떻게 하면 더불어 살 수 있을까.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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