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건설공고 유재일 교장이 학교 화단에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건설·하이텍계열 6개학과 기술자 교육
회사·공무원·공사 등 다양한 진로

병역특례기업 30여 곳과 업무 협약
고졸재직자 특별전형으로 일·공부 병행
실무자에게 배우는 명장과정 큰 인기

‘글로벌 현장학습’ 선정 학생 해외파견
기능경기대회 강훈 덕 매년 좋은 성적
“생각 조금만 바꾸면 원하는 길 선택”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도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습니다. 취업난이 심각한 현실에서 조금만 생각을 바꾼다면 시간과 투자비를 아끼면서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 취업할 수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면 인문계, 공부를 못하면 실업계(현 특성화고)'라는 표현은 이제 옛말이다. 최근 평준화지역 인문계고 합격 선은 낮아지는 반면 우수 특성화고의 합격선은 높아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김해건설공고(교장 유재일)다. 이 학교는 지난해 경남도교육청 2명, 현대중공업 1명, 국민연금공단 1명, 이랜드건설 4명이라는 놀라운 취업실적을 기록했다.
 
 

▲ 김해건설공고가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장면.

■건설·하이텍계열 6개 학과
김해건설공고는 1978년 개교해 건설·기술 분야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다. 이 학교는 교육과정에 따라 건설계열 2개과, 하이텍계열 4개과 등 총 6개과를 운영한다.
 
건설계열 학과는 건설정보과와 건설디자인과다. 학생들은 건설정보과에서 토목건설 분야를 배워 기술직 공무원이나 토지주택공사, 수자원공사, 도로공사, 설계·감리회사 등에 취업할 수 있다. 건축디자인과에서는 건축설계·시공 디자인을 전공해 건설회사, 건축사사무소, 인테리어 디자인회사 등에 진출할 수 있다.
 
하이텍계열 학과는 전기제어과, 정밀기계과, 중기자동차시스템과, 컴퓨터금형디자인과다. 전기제어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한 PLC자동화설비·전력전자·공장자동화설비 제어를 가르친다. 정밀기계과를 졸업하면 자동화공작기계, 정밀공작기계 등을 배워 조선업, 공작기계가공업, 전자제품가공업 등에 취업할 수 있다. 이현범 교무기획부장은 "김해건설공고 전기제어과 학생들은 경남기능경기대회에서 해마다 메달을 많이 따내고 있다. 메달을 획득하면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중기자동차시스템과는 중장비 건설기계 운전, 정비를 가르친다. 이 학과는 올해 경남기능경기대회 자동차정비 분야에서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했다. 컴퓨터금형디자인과는 제품 생산의 핵심인 금형기술, 전금형 제작을 전문적으로 교육한다. 정밀공작기계, 자동차, 항공 등 금형 관련업체로 진출할 수 있다.
 
 

▲ 김해건설공고가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장면.

■병역특례와 도제학교
김해건설공고는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산학연계 현장연수 시범학교다. 중소기업청 연계 교육, 산학협력 교육, 교육부 지원 교육 등을 활발히 실시하고 있다.
 
먼저 병역특례 '강소기업' 30여 곳과 협약을 맺어 학생 80여 명을 군 복무 대신 현장실습생으로 근무하도록 파견했다. 이 부장은 "대학에 가도 군 복무를 해야 한다. 병역특례의 경우 취업하면서 군 복무를 인정받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시간을 절약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선취업 후진학' 고졸재직자 특별전형 등을 활용해 일과 공부를 동시에 할 수도 있다. 김해건설공고는 인제대, 부경대, 동명대와 교류협약을 맺었다. 고교를 졸업하고 6개월 이상 회사에서 근무한 직장인이 2년 동안 매주 토요일에 대학 수업을 들으면 정규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
 
김해건설공고는 교육부, 고용노동부가 지난해부터 도입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과정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에서 이론 교육과 함께 실무자들로부터 직접 기술을 전수받는 기술명장 과정이다. 학생들은 2학년 때부터 매주 월~금 중 이틀은 정규수업을 듣고 나머지 사흘은 현장 교육을 받는다.
 
유 교장은 "학교에서 실기를 가르치지만 현장 전문가들의 교육과는 수준 차이가 있다. 도제학교 학생들은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력을 갖춰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 김해건설공고가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장면.

■다양한 학생 지원 프로그램
김해건설공고는 경남에서 유일하게 '2016년 교육부 주관 특성화고·마이스터고 글로벌 현장학습 학교'로 선정돼 뉴질랜드의 4개 업체, 2개 학교와 우호 협력 협약을 맺었다. 지난 9월 학생 10명을 뉴질랜드로 보내 현장실습을 하고 어학연수를 받게 했다. 이달 말에는 학생 2명을 호주에 파견할 계획이다. 8월에는 일본 나고야시립공예고와 협력 협약을 맺었다. 유 교장은 "일반 고교에서도 쉽지 않은 학생 해외 파견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나고야시립공예고와 교환학생 제도를 실시해 글로벌 교육을 더욱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해건설공고는 기능연구생반을 별도 운영해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한다. 김해건설공고 진학을 원하는 중학교 3학년 예비 졸업생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겨울방학 때 '스파르타식' 교육을 실시한다. 이 부장은 "방과 후에 밤 10시까지 방학도 없이 공부를 해야 한다.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연구생반을 운영한 뒤 경남기능경기대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학생들은 이런 실력을 바탕으로 대기업에 진출한다"고 설명했다.
 
방과 후 취업반도 운영한다. 원서 작성, 자기소개서 관리, 응시과목 학습, 모의 면접 등을 함께 교육해 학생들의 취업을 돕고 있다. 학생들이 자격증 필기시험을 통과하면 교사들이 실기지도를 돕는다. 유 교장은 "학생들은 3년 동안 기본적으로 자격증을 2개 이상 따게 된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은 6개까지 따기도 한다. 그만큼 자신의 능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교장은 "김해건설공고에서 열심히 공부하면 인문계고 학생들보다 더 좋은 대학과 직장에 들어갈 수 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다양한 기회를 활용할 수 있도록 김해건설공고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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