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향교 조희욱 수석장의가 한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0명 참가 서울 경희궁서 진행
당일 제시 주제·운율로 7언율시


김해향교의 조희욱(61) 수석장의가 최근 전국 한학자 2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경희궁에서 열린 '제23회 조선시대 과거제 재현행사'에서 2등에 해당하는 갑과 방안랑에 급제했다.
 
이 행사는 조선시대 선조들이 과거 시험을 통해 관리를 선발했던 고유한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서울시가 주최한다. 1994년 시작해 올해로 23회째다. 백일장에 참가한 한학자 200명은 1시간 30분 동안 주제에 맞게 7언율시로 한시를 써야 한다. 당일 제시된 운자를 1, 2, 4, 6, 8행 마지막에 넣어 한시의 형태를 갖춰야 한다.
 
올해의 시제는 '원 강상확립 경제부흥'(願 綱常確立 經濟復興), 즉 '사회적으로 해이해지고 있는 도덕적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발전을 이룩해 다시 한 번 부흥을 이루자'는 것이었다. 시험 후 채점을 실시해 입상자 33명을 선출하고, 그 중 가장 뛰어난 3명을 갑과, 다음 7명을 을과, 나머지 23명을 병과로 나눠 시상했다.
 
조 수석장의는 갑과에서 장원 다음인 방안으로 급제했다. 갑과 급제자 3인은 관복을 입은 채 어사주를 하사받고, 어사화를 꽂은 관모와 관복을 착용하고 유가 행렬을 벌이는 등 옛 과거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조 수석장의는 "어려운 주제와 운자가 당일 발표되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 시를 쓴다는 게 쉽지 않다. 그러나 시제처럼 우리나라의 경제와 윤리도덕이 되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를 썼다. 많은 가르침을 받고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았기에 우수한 전국의 한학자들 가운데 차석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 수석장의는 "공자는 <논어>에서 '시 삼백 편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思無邪(사무사)'이다(시삼백 일언이폐지 왈사무사·詩三百 一言以蔽之 曰思無邪)'라고 했다. 생각에 사악함이 없다는 뜻이다. 그만큼 인성을 순화시키는 게 한시의 이점이다. 한시가 널리 알려져서 사람들이 한시를 통해 마음의 위로와 기쁨을 찾고, 좀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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