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광우 김해뉴스 사장(부산일보 이사).

지난 주 <김해뉴스> 1면 톱 자리에는 '4년간 지역기업 29개 유출…경제 위축, 도시기반 붕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김해의 기업 환경에 실망한 우량기업들이 경남 밀양, 함안 등지로 빠져나가는 사례가 늘어나 지역경제의 위축이 우려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사를 보니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삼흥열처리와 삼건세기를 비롯한 지역의 대표적인 우량기업 29개가 밀양으로 옮겨갔습니다. 이는 밀양상공회의소에 회원사로 가입한 기업들을 근거로 한 수치여서 상의에 가입하지 않은 업체들을 감안하면 그 수는 더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기간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있는 김맹곤 전 김해시장의 재직 시절입니다. 이 기간 동안에는 김해의 기업인들 중 상당수가 시장 선거 후의 보복 행정으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다는 말들이 파다했습니다. 한 기업인은 "선거 직후 사석에서 시장을 두고 부정적인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누가 일러바쳤던지 시에서 느닷없이 지방세를 수천만 원 징수해 갔다. 시청에 가면 공무원들이 김맹곤 시장 재직 중에는 시청 관련 일은 받을 생각을 안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화가 나서 사업장 자체를 다른 지역으로 옮겨버렸다"며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다른 기업인은 "김해시청 공무원들에게 우량기업들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해 주면 '김해로 들어오려는 기업들도 많다'며 대수롭잖게 여기더라"며 개탄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김해로 들어오려는 우량기업들이 따뜻한 대접을 받은 것도 아닌 모양이었습니다. 경남의 다른 지역에 있다 골든루트산업단지에 입주한 한 업체 대표는 "김해로 옮겨온 직후 김해시청에 들렀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그전 도시에서는 공무원들이 애로 사항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먼저 대책을 제시하곤 했는데, 김해시 공무원들은 정반대로 민원을 외면하려 애쓰더라. 일을 하길 싫어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런 건 언론에서 지적을 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분개했습니다.
 
김 전 시장은 아예 김해상공회의소도 발아래에 두려 했는데, 그 때문에 강복희 당시 상의 회장과는 늘 대립 관계에 놓여 있었습니다. 강 회장은 "공무원들이 시장에게 머리를 숙이라고 요구하는데 내가 왜 머리를 숙이느냐. 더러는 중재를 한다면서 시장실에 가서 차를 한 잔 하라고 하던데 나는 거기 말고도 차 마실 곳이 많다"며 거절하곤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는 시와 여러 차례 개인적인 소송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를 두고 한 중견기업인은 "시장은 인허가권을 쥐고 있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기업에게 행정적 제재를 가할 수 있다. 강 회장은 (대가 세고 고집이 있으니) 시장에게 정면으로 맞섰지만 우리야 어디 그럴 수가 있었겠느냐. 그 때문에 중간에서 많이 괴로웠다"고 말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주 기사에서 삼흥열처리 관계자가 한 말은 의미하는 바가 컸습니다. 그는 "김해시는 (우리가) 옮겨 간다는 사실도 잘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김해상의의 부회장을 지낸 삼흥열처리의 주보원 회장 같은 분이 김해를 떠난 데 대해서는 적지 않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는 늘 김해상의의 대표 감으로 지목돼 왔고, 남달리 배포가 커서 지역 사회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해는 그를 잡지 못했습니다. 그가 가고 삼흥열처리가 가도 올 사람 올 기업은 많다 여겼던 것일까요? 듣자니 주 회장은 밀양상의의 회장을 맡아 밀양이란 지역 사회에 봉사할 것 같습니다. 다행히 허성곤 김해시장께서는 우량기업의 역외 유출 문제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장이 되기 전에도 사석에서 이 부분을 염려하곤 했는데, 간부회의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는 말이 들립니다. 부디 김해시가 명실공히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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