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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유시인 노랫소리와 민족의 기상이 숨 쉰다구도심에 色을 입히다 (2) 대구 근대골목
  • 수정 2017.11.02 15:26
  • 게재 2016.11.09 09:19
  • 호수 296
  • 12면
  • 강보금 기자(amond@gimhaenews.co.kr)

김해시는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사업에 응모해 경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 시가 신청한 지역은 과거 김해의 중심지였던 동상동, 회현동, 부원동 등이다. 김해의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앞두고 전주 한옥마을, 대구 근대화골목, 군산 근대문화도시 등 다른 지역의 성공 사례를 살펴본다. 
 

   
▲ 젊음과 예술의 거리인 '김광석 길'.



대구 중심지 역할했던 중구 침체일로
도시재생사업으로 새로운 활력 모색

주민, 전문가 등 오랜 토론 진행 끝
낙후한 경관 정비 사업부터 시작

근대유산 활용 다양한 골목 코스 마련
한해 100만 관광객 불러 모아 인기
순종 어가길 등 새로운 길 추진 계획




'대구' 하면 떠오르는 단어로 '사과', '지하철 참사', '미인',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의 합성어) 등이 있다. 사실 2008년 이전만 해도 대구를 '관광지'로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러나 지금의 대구, 그 중에서도 중구는 '근대골목', '김광석 길' 같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관광명소가 됐다.
 

   
▲ 민족시인 이상화 고택 앞 골목길.

■청라언덕에서 약령시까지
동대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909번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 엘디스리젠트호텔 앞에서 내렸다. 주차장을 왼편에 두고 길을 따라 올라가니 청라언덕이 보였다. 청라는 푸른 담쟁이라는 뜻이다. 이곳에서는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3채의 서양식 주택이 보였다. 19세기 말 서양 선교사들이 살던 '동산 선교사 주택'이었다.
 
청라언덕은 근대문화골목의 출발점이다. 이곳에서 '3·1만세 운동길'을 지나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결혼했던 계산성당이 나온다. 인근 골목에는 일제강점기 때의 저항시인 이상화와 김해 출신으로 국채보상운동을 일으킨 민족운동가 서상돈의 고택이 있다. 고택에서 빠져 나오면 대구의 가장 큰 한약재 전문시장인 약령시다. 아릿한 약재 냄새가 골목 곳곳에서 풍겨져 나왓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물론 젊은 부부와 외국인 등이 한약의 향기를 즐기고(?) 있었다.
 

   
▲ 약령시를 둘러보는 관광객들.

부산에서 온 관광객 김형순(66·여) 씨는 "질기도 지네~" 하더니 "옆길로 들어왔더니 여는 완판 딴 세상 같노"라고 말했다. 바로 '진골목'이었다. 표준어로는 '긴 골목'이라는 뜻. 얼핏 보기에는 낙후한 동네 같았다. 그러나 번화가와 달리 울퉁불퉁 튀어나온 보도블럭과 붉은 벽돌의 담벼락, 다방, 오래된 식당들 덕분에 낭만적인 옛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도심재생사업 추진
중구에 골목길이 많이 생긴 데에는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가 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2년 전 일본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 쌓았던 대구읍성은 1906년 일제에 의해 훼철됐다. 그곳에 동성로, 서성로, 남성로, 북성로 등 4성로가 조성됐다. 뒤이어 4성로와 연결된 수많은 골목이 형성돼 오늘에 이르렀다.

   
▲ 경상감영 전경.

이후 중구는 금융기관, 쇼핑시설, 의료시설 등이 밀집해 있는 대구의 중심지 역할을 했지만 1995년 이후 수성구, 북구 등이 부도심 개발을 실시하는 바람에 인구가 대거 줄어 낙후 상태에 빠져들었다.
 
'대구의 1번지'로 불리던 중구를 되살리기 위해 2006년 윤순영 당시 중구청장은 도심재생사업을 추진했다. 사업은 공무원 중심으로만 추진된 게 아니었다. 중구청은 지역주민 및 이해관계가 있는 상인 등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또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추진협의회'를 운영했다. 교수·전문가 9명, 주민대표 6명, 공무원 3명이 추진위원으로 참가했다. 추진위원회는 사업추진 방향을 두고 40여 차례나 토론을 한 끝에 주민 생활에 필요한 지원과 도심을 정비하는 방법에 대해 뜻을 모으게 됐다.
 

   
▲ 이상화 고택의 자료 전시실.

사업의 시작은 낙후한 도시의 경관을 정비하는 것부터였다. 2006~2010년 전봇대를 철거하고 배전반을 지하에 매설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2008~2010년에는 동성로에 무질서하게 설치돼 있는 200여 개의 노점상을 정비했다. 노점상들의 반대 시위로 충돌이 발생했지만, 중구청은 21차례 회의를 열어 해결방안을 마련했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노점 50여 개를 만들어 동성로 일부 지역에 설치하도록 노점특화거리를 형성했다. 노점상 정비사업으로 정돈된 거리에는 야외공연장, 벤치, 가로수 등을 설치해 보행자 중심의 거리로 만들었다. 근대골목 디자인 개선사업을 실시해 가로환경을 개선했고, 경상감영공원 주변에서는 전통문화거리 조성사업을 펼쳤다.
 

   
▲ 이상화 고택 전경.

중구청은 도심재생사업과 함께 관광개발과에 '골목관광팀'을 따로 설치해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총 5개의 근대골목 코스를 만들었다.
 
제1코스는 '경상감영달성길'이다. 경상감영공원, 대구근대역사관, 삼성상회, 달성토성 등 시대의 변천사를 살펴 볼 수 있는 각종 시설을 중심으로 이어진 길이다. 제2코스는 '근대문화골목'이다. 근대문화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길이다. 동산선교사주택에서 계산성당과 이상화·서상돈 고택을 거쳐 진골목으로 가게 돼 있다.
 
제3코스는 '쇼핑 중심지'를 주제로 대구 최대 번화가를 이어놓은 '패션한방길'이다. 제4코스 '삼덕봉산문화길'은 이른바 '김광석 길'로 유명한 젊음과 예술의 거리다. 제5코스 '남산100년향수길'은 다양한 종교를 주제로 이국적인 건축물과 다채로운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길이다.
 

   
▲ 건물이 이색적인 계산성당.

■다양한 사업의 성과
사업의 성과는 2012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구는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한국관광의 별'과 '대한민국 대표 관광명소 99곳'에 선정됐다. 행정안전부에서 주관하는 지역특화 우수사례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13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의 지역문화브랜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정부의 상만 받은 게 아니다. 관광객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0년 1만 명도 안 되었던 관광객은 2013년 20만여 명, 2014년 67만여 명, 2015년 114만여 명을 기록해 연간 100만 명을 돌파했다.
 
골목사업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중구청 관광개발과 골목관광팀 황의란 담당자는 "대구읍성을 관광자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북성로 거리박물관'(가칭)을 만들 방침이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이 지나간 길을 '순종 황제 어가길'로 꾸밀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남산100년향수길에서도 보도블럭, 조형물, 주차장 시설 설치 등 조경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해뉴스 /대구=강보금 기자 amond@gimhaenews.co.kr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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