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삼방고 허경래 교장과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학교 갤러리서 학생 도슨트 26명 양성
지역미술작가, 유명 그림 상설전시도
연극동아리 ‘초아’, 각종 연극제서 두각

일반고 역량 강화 사업 등 학력향상 사업 유치
교사, 또래간 멘토-멘티 맺어 학습에 도움
수준별 맞춤 교육 제공해 사교육비 경감 노력

예산 5% 도서 구입… 1만 4000여 권 보유
‘따봉’ 등 교내 봉사동아리 지역봉사에 앞장



"요즘 학생들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는 진로입니다. 진로와 적성을 고려한 맞춤식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인문계 고등학교의 역할입니다."
 
신어산 등반로 입구에서 신선한 흙내음을 맡으며 5분 가량 오르막길을 걷다 보면 김해삼방고(교장 허경래)가 나온다. 초록빛 풍광을 배경으로 2008년 개교한 삼방고는 바른 인성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허 교장은 "삼방고의 교육 목표는 꿈과 감성, 인성을 키우고 진취적 사고능력을 지닌 지식인을 육성하는 것이다. 학력도 중요하지만 감성과 인성이 적절히 어우러진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삼방갤러리 학생도슨트 교육.

■문화예술교육 중시
삼방고는 독서교육으로 인성을 함양하고 문화·예술 교육으로 감성을 기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은 '학생 도슨트' 운영이다. 학교 건물 2층에 마련된 삼방갤러리에서는 다양한 작품 전시회를 연다. 피카소, 클림튼, 앤디워홀 전시회를 열었고, 지금은 지역미술작가 강민석 씨의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삼방고는 도슨트 희망 학생 26명을 모아 큐레이터 교육을 받게 했다. 도슨트들은 다른 학생들이 갤러리에서 겉핥기식으로 작품을 보는 데 그치지 않도록 자세히 설명을 해 준다. 김화심 교무부장은 "학교는 갤러리를 운영해 학생들에게 예술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상시로 제공하고 있다. 도슨트들은 다른 학생들이 그림을 이해하고 예술적 정서를 함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작은 음악회.
▲ 연극동아리 '초아'의 공연.

삼방고 하면 연극동아리 '초아'를 빼놓을 수 없다. 초아 단원들은 점심과 저녁시간, 주말을 활용해 연극활동에 매진한 결과 지난 5월 제10회 밀양아리랑연극제에서 '겉에 가려진 속'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 이어 대상 2연패였다.
 
허 교장은 "초아는 '나 자신을 태워 주위를 밝힌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학생들의 활동 덕분에 학교가 환히 빛나고 있다. 책임감을 갖고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고 학업에서도 성실함을 잃지 않는 초아 단원들의 모습은 다른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고 칭찬했다.
 
삼방고는 이밖에 '삼방합창제', '테마가 있는 작은 음악회'를 통해 예술 교과군으로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무대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맞춤식 교육과정 운영
삼방고는 지역인재 역외 유출을 막기 위해 김해시가 올해부터 시행하는 '권역별 중점고교 육성사업' 시행학교로 선정됐다. 또 사교육 절감 지원사업, 일반고 역량 강화사업 등 각종 학력향상 사업을 유치해 학생들의 교육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 전문직업인 특강.

김 교무부장은 "여러 프로그램 중에서 자기주도적 학습을 돕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가장 주목할 만하다"고 소개했다. 학업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이 멘토로 삼고 싶은 교사에게서 1 대 1로 학습계획과 전략을 도움받는 프로그램이다. 교사와 직접 대면하기 부담스러워 하는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또래 튜터링 프로그램'도 인기가 많다. 학생들은 스스로 멘토-멘티 관계를 맺어 자율학습시간, 휴식시간을 이용해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 교무부장은 "학생 50여 명이 교사들로부터 학습 멘토링을 받고 있다. 100여 명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학력 향상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과후수업은 100% 학생들의 요청에 따라 개설한다. 화학Ⅱ, 물리Ⅱ 등 심화수업도 진행한다. 적은 인원이 선택하는 과목의 교육과정도 운영해 공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허 교장은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 기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조기에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 각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학습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교육비를 경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사제동행 및 튜터링 발대식.

■독서, 동아리 활동 눈길
삼방고는 다른 학교보다 독서 관련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학생들은 매일 아침 독서시간 20분을 갖고, 매주 독서토론을 진행한다. 수시로 도서관 '은하마루'를 방문해 책을 열람하는 습관이 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도서관에는 총 1만 4313권의 도서가 있다. 전문사서교사도 있다. 학교는 총 학교 운영비의 5%를 도서 구입에 사용하면서 독서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도서관 이용 학생은 하루 평균 130명에 이른다. 조명길 사서교사는 '삼방인을 위한 인문고전 노트'라는 독서토론 학습지를 만들었다. 학생들이 읽기 힘든 인문고전도서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그는 "학생들이 부딪히는 다양한 어려움과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인문고전의 문구를 발췌했다. 사고를 다양하게 확산하고 삶을 돌아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조 교사는 또 컬러링북, 북아트 체험, 도서관 사진전 등을 기획해 도서관을 친근하게 여기고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학생들은 조 교사에게 성적과 학습에 대한 고민도 종종 털어놓기도 한다.
 
삼방고에는 정규 동아리 50개와 자율동아리 21개가 있다. 교과, 예·체능, 봉사, 자격증, 종교 등 다양한 동아리 중에서 봉사동아리가 특히 눈에 띈다. 경찰동아리, 따봉(따뜻한 봉사동아리), 다누리, 다솜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학교 내에서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서도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교무부장은 "학생들은 지역 봉사활동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수 있다. 나눔을 통해 자아를 바르게 형성할 수 있다. 환경정화, 행사도우미 활동을 통해 서로 돕고 배려하는 바른 품성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허 교장은 "요즘 대학입시 추세는 학생들의 성장 잠재력을 평가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학생들이 다양한 능력을 발견하고 꿈과 끼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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