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광우 김해뉴스 사장(부산일보 이사)

바깥에 나갔다 온 <김해뉴스> 기자들이 이런 말을 전해주었습니다. "허성곤 시장이 들어선 이후로는 <김해뉴스>의 논조가 말랑말랑해 진 것 같다." 그래서 이 지면을 빌어 그에 대한 설명을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허성곤 시장이 선거에서 당선된 뒤 '깨끗한 시정, 하나 된 김해를 구현하겠다'고 선언했을 때만 해도, 일부에서는 '복이 있으니…'라는 정도의 반응만 보였습니다. 전임 시장이 극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겨 놓은 덕에, 반대되는 언행만 보여주어도 평균 이상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전임 시장은 극심한 편 가르기와 저열한 정치 보복, 용도변경 및 인·허가와 관련된 특혜 시비, 야만적인 공무원 인사, 불법 행위 자행 등으로 숱한 비난을 샀습니다. 허 시장은 이런 전철만 밟지 않아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돼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허 시장은 몇 걸음 더 나아가 괄목할만한 일들을 많이 이루어 놓았습니다. 허 시장은 시민 통합을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장유와 진영 그리고 원도심 주민들은 지역적 거리만큼이나 서먹한 사이인데, 이를 타개하기 위한 행사를 여럿 개최했습니다. 미흡하다는 평이 있지만, 시도 자체는 바람직한 것이었습니다.
 
김해상의 임원진과 간담회를 갖거나 기업체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자 <김해뉴스> 2면에 보도됐듯이, 우량기업의 역외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직원들이나 시민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평소 시장을 만나기 힘든 6급 이하 공무원 150명과 도시락을 함께 하면서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허 시장의 답변 내용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특정 지역의 주민들이 민원 해결을 위해 시청을 항의방문 하겠다고 하자, 면담을 회피하거나 기다리지 않고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시의회에서도 당당하고 솔직한 모습을 연출해 긍정적인 평을 들었습니다. 첫 공무원 인사도 산하 기관 일부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잡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김해의 굵직굵직한 현안들에 대한 순발력 있는 대응도 좋은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일례로 정부의 안동공단에 대한 투자선도지구 선정을 이끌어 내는 한편, 국제의료관광융합단지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김해의 숙원 가운데 하나를 해결한 것으로서, 쾌거라 해도 무방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허 시장이 '역사문화도시'의 면모를 구축하는 일에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 특히 반가웠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김해시사(金海市史)>를 편찬하기로 한 것입니다. 시사 편찬은 뜻있는 이들이 현실을 개탄하면서 그 중요성을 줄곧 강조해 온 사안입니다. 김해는 53만 인구에다 예산 규모가 1조 원을 훌쩍 넘는 큰 도시인데도, 자신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기록이 전무한 상황입니다. 김해보다 인구가 한참 적은 통영, 거창, 함안, 고성, 의령 같은 곳들이 모두 시사나 군지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 한다면, 김해는 문화적으로 매우 부끄러워해야 할 처지입니다. 한 시장은 아예 백서와 시사를 동일시하는 발언을 해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허 시장은 시장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김해시사>에 대해 구체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현재 허 시장의 성적표는 괜찮은 수준인 것 같습니다. 딱히 가혹하게 비판할만한 일을 발견하기 힘듭니다. 허 시장이 앞으로도 친인척을 비롯한 측근 관리를 잘 해 내고, 인·허가 문제 같은 휘발성 강한 일들을 상식적으로 처리해 낸다면, <김해뉴스>가 말랑말랑하다는 말을 들어도 과히 나쁘지 않으리란 생각을 합니다. 시장 선거를 준비하는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좋은 의미의 자극제가 될 것 같기도 합니다. 김해뉴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