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사랑봉사단 단원들이 환경정화 활동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매달 넷째주 일요일 청소봉사
지역 초·중·고생, 주부 등 참여
아나바다, 농촌돕기 행사도 계획


지난 12일 오전 7시 불암동 장어타운 앞 공터에 노란색 조끼를 입은 학생, 주부 들이 모여들었다. 한 손엔 비닐봉투를, 다른 한 손에는 집게를 들고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 줍기에 몰두했다. 학생들은 아침시간에 잠이 덜 깼는지 눈꼽을 떼며 하품을 하다가도 쓰레기를 발견하면 재빨리 주워 봉투에 담았다. 이들은 매월 넷째 주 일요일에 불암동 곳곳을 누비고 다니며 쓰레기를 줍는 '다사랑봉사단(회장 최선화·54)' 회원들이다.
 
2014년 4월 창단한 다사랑봉사단은 불암동 지역을 중심으로 환경정화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동네에 행사가 열리면 설거지, 청소 등의 활동도 보조한다. 초·중·고교생과 주부 4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한다. 불암동 주민은 물론 지내동과 삼방동, 삼계동에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
 
최선화 회장은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려면 봉사시간이 필요하지만 억지로 시간을 채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학생, 부모가 함께 동네를 청소하면 서로 유대관계가 깊어지고 청소하는 습관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어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말에도 학원에 가야 하는 학생들 때문에 청소는 언제나 오전 7시에 시작한다. 최 회장은 "지역 특성상 공장과 음식점이 많아 생활 쓰레기가 넘쳐난다. 장어타운에서 낙동강변을 따라 지내동 활천초등학교까지 걸어가면서 쓰레기를 줍는다"고 말했다.
 
"쓰레기와 재활용은 분리해서 담아주세요~!" 맨 앞에서 단원들을 이끌던 손선녀(46) 총무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는 "길을 걷다 보면 담배꽁초, 플라스틱 물병, 캔, 음식물 등 갖가지 쓰레기를 발견할 수 있다. 쓰레기를 주워 한곳에 모으기보다 분리해 수거하면 처리하기도 편하고 재활용방법도 익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사랑봉사단 창단 직후부터 환경정화 활동에 참여한 연세진(16) 양은 "엄마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 이젠 습관이 된 것 같다. 학교에서 정해준 봉사시간을 다 채워도 꾸준히 쓰레기 줍기에 동참한다. 동네가 깨끗해지는 걸 눈으로 볼 수 있어서 뿌듯하고 보람차다"며 활짝 웃었다.
 
설상민(15) 군은 "쓰레기를 줍는 게 전혀 힘들지 않다. 오히려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하는 느낌이다. 봉사활동을 한 이후로는 길가에 작은 쓰레기라도 보이면 주머니에 넣는 습관이 들었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아들과 함께 나온 이호순(42) 씨는 "평일에는 아들과 대화할 시간이 부족하다. 이렇게 같이 나오면 도란도란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다. 쓰레기를 주우며 마음에 담아두었던 말도 아들에게 털어놓는다.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어서 봉사하는 날은 달력에 표시를 해놓고 기다린다"며 미소를 지었다.
 
봉사회원들은 이날 2시간 동안 10포대의 쓰레기를 주웠다. 최 회장은 앞으로 환경정화 활동을 넘어 아나바다 운동과 농촌 일손돕기 등 다른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도 밝혔다.
 
"학생들이 환경정화를 계기로 자발적으로 나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소소할 수 있지만, 일상의 작은 변화가 지역 발전을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네 쓰레기는 직접 주워보는 게 어떨까요?"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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