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도시 개발, 대형매장 입점 등으로 인구가 줄고 건물이 노후해 쇠퇴일로를 걷고 있는 부원동 전경. 앞으로 회현동, 동상동 등과 함께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인구 감소 회현·부원·동상동 대상
상업지역 활성화에 주거지역 개선
국가공모 응모, 주민역량 교육 계획

랜드마크될 수 있는 구심점 확보해야
신도시·구도시 균형 발전 시도 필요



김해시는 지난해에 마을 기초조사, 설문조사, 자문회의 등을 통해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이 시급한 지역으로 회현동, 동상동, 부원동을 지목했다. 3개 동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김해의 일번지'로 불렸던 곳이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신도시 개발과 대형마트 입점 등의 영향으로 급속히 쇠퇴일로를 걸었다. 최근에는 인구 및 사업체가 급감하고 있을 뿐 아니라 20년 이상 된 노후건물이 50% 이상을 차지해 개선 방안이 필요하는 지적을 받아 왔다. 지금은 9700여 가구, 2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 벽화로 단장한 회현동 13통 골목길. 황세장군과 여의낭자의 사랑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했다.

구도심의 쇠퇴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손꼽힌다. 먼저 1990~2000년대 내외동, 북부동, 장유동 등에서 시행된 신도시 개발 중심 정책이다. 이 때문에 원도심 인구가 신도시로 떠나갔다. 대형유통업체들의 입점으로 인한 상권 이동도 악영향을 미쳤다. 내외동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들이 생기면서 상가들이 옮겨간 것이다. 또 문화재 보호 규제에 따른 지역 개발 제약 때문에 원도심의 노후화가 일어났다는 지적도 있다. 마지막으로 도시 인프라 부족이다. 주차장, 광장 등 기반시설이 모자라 시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불편을 겪는다는 이야기다.

■도시재생사업 과정과 계획
시는 지난해 2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어 주민설명회, 도시재생대학 등을 진행해 도시재생사업을 구체화하고, 이를 통해 도출된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해 4월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 공모에 참가했다.
 

▲ 동상동 종로길.

시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 7월 서상동에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열었다. 주민과 시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하면서 도시재생 활성화 전략계획을 뒷받침할 자료 수집과 회의 진행을 맡는다. 주민 역량 강화와 인식 개선을 위해 도시재생대학을 운영한다. 지난 9월 28일에는 김해문화의전당 시청각실에서 3개 동 지역주민 70여 명과 건축학과 교수 등을 모아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회현동과 부원동에서 벽화골목사업도 진행했다.
 
앞으로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비용을 절반씩 부담하는 매칭펀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시는 국토교통부로부터 10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시 예산 100억 원과 함께 총 2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 오는 2020년까지 5년간 상업지역 활성화와 주거지역 개선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 김해전통시장 거리.

시 도시재생팀 조용도 팀장은 "동상동, 회현동, 부원동에서 건물 노후화, 인구 노령화, 산업체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국토부에서 지정한 쇠퇴도 지표에 해당돼 국가공모에 신청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해시는 3개 동을 대상으로 사업비 182억 원을 들여 5가지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먼저 '금바다 인프라 구축사업'이다. 사업비 14억 원을 들여 도시재생사업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부원역~동상동의 가락로를 중심으로 주거환경 개선과 보행자 중심 가로환경을 개선할 방침이다. '금바다 문화평야 사업'은 쇠퇴한 도심기능을 대체하는 새로운 중심기능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예상 사업비는 81억 원이다. 동상동에 다어울림센터, 다어울림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다어울림광장 내에는 세계 각국의 면요리를 맛볼 수 있는 '월드 누들 빌리지'를 조성할 방침이다.
 
'금바다 황금알 사업'은 사회적경제 개념을 도입해 자립적 지역경제 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예상 사업비는 31억 원이다. 봉황동에 할머니공동체 '회현당' 2호점을 개점하고, 서상동에 게스트하우스 40곳과 로컬여행사 1곳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해재래시장에서는 세계문화야시장을 운영할 계획도 갖고 있다. '금바다 연어사업'은 사업비 26억 원으로 지역 청소년, 청년들의 사회적 역량을 강화해 활동가를 발굴하고 청년 인재를 육성하자는 내용의 사업이다. 봉황동에 '청년허브'를 조성하고, 동상동에 '방과후 문화살롱'도 만들 생각이다. 서상동에서는 키즈카페를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금바다 로망스 사업'은 역사 거점과 지역 스토리자원을 연계한 코스를 개발하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30억 원으로 예상된다.
 

▲ '모두의공원' 토론회.

조용도 팀장은 "행정과 상업의 중심이었던 3개 동의 상업기능을 재생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문화사업이라고 생각했다. 구도심은 가야문화와 다문화가 복합적으로 상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기능을 살려 활성화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다어울림광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오는 2020년까지 진행하는 도시재생사업은 마중물사업이다. 앞으로 여러 국가 공모사업에도 응모하고, 주민역량강화 교육에도 힘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김해시도시재생지원센터 권도형 센터장은 "김해는 금관가야 도읍지로서 역사자원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 증가에 따라 다문화 교류의 중심 거점지가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도시들의 제언
전주시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도시재생 코디네이터 문준경 박사는 "도시재생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꾸준히 랜드마크화 할 수 있는 구심점을 찾아야 한다.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을 추진해야 지역에 오래 이익이 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썰렁한 김해중앙상가.

대구 중구청 관광개발과 골목관광팀 황의란 담당자는 "도시재생사업은 단기간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사업이다. 순간적으로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포기하기보다 인내심을 가지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군산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이길영 사무국장은 "주민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결국 도시에서 살아가는 것은 원주민이다. 주민들이 도시재생의 개념을 제대로 익히고 방향을 함께 제시해 나가야 한다. 행정주도가 아닌 주민이 주도하는 도시재생 사업이야말로 진정한 도시재생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권도형 센터장은 "구도심 쇠퇴 이유 중 하나는 시가 신도시 개발에 치중한 데 있다. 도시는 마치 생태계와 같아서 쇠퇴의 과정을 겪는 것이 당연하다. 쇠퇴를 막기 위해서는 신도시와 구도시의 균형잡힌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끝>
 
김해뉴스 /강보금 기자 amond@gimhaenews.co.kr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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