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주스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물,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 살균공정을 거치지 않으며, 효소와 영양 성분이 재료와 동일한 주스만을 천연주스로 분류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유아·부모 실험
21일간 80㎖ 공급해 마시게 하니

장내 미생물 종류·점유율 증가
비만 원인 세균은 거꾸로 감소

설사·변비 등 배변증상도 개선
자아존중 등 유아심리에 긍정적



착즙 형태의 천연주스가 비만 원인균을 절반가량 줄이고, 면역력을 높이는 유익균을 늘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기내과 이동호 교수팀은 지난 17일 "과일, 채소를 착즙한 천연주스를 마시면 식습관 편중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천연주스를 3주가량 섭취하면 비만 원인균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다. 포도상구균 등 유해균은 줄어드는 반면 유익한 면역력을 높이는 유익균은 증가한다. 설사, 변비 등이 잦은 불안정한 배변활동 개선에도 효과가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민 식생활 개선을 위한 민관협력 프로젝트 '21일의 식습관의 법칙'을 진행하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휴롬(대표 김재원)이 분당서울대병원 소아기내과 이동호 교수팀과 배재대 심리철학상담학과 최애나 교수팀에 의뢰한 것이다.
 
'21일'의 식습관을 강조한 것은 '뇌가 새로운 행동에 익숙해져 습관화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21일'이라고 제시한 영국 런던대 제인 워들 교수팀의 연구에 바탕을 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3∼5세 유아 26명과 부모 26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에 21일간 채소, 과일을 저속으로 착즙한 천연주스를 매일 한 잔씩 마시게 했다. 부모에게는 케일 240g, 브로콜리 80g, 사과 240g, 레몬 5g을 넣어 만든 천연주스 400㎖를 매일 제공했다. 유아에겐 당근 55g, 방울토마토 30g, 사과 35g으로 만든 천연주스 80㎖를 매일 공급했다.
 

'21일 식습관의 법칙' 임상실험에 제공된 휴롬 주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표시기준으로 하면 '100% 천연주스'다. 식약처는 물,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 살균공정을 거치지 않으며, 효소와 영양 성분이 재료와 동일한 주스만을 천연주스로 분류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끝까지 연구에 참여한 22가족 44명의 혈액 및 분변 검사를 실시했다. 뚜렷한 변화가 생긴 곳은 신체 면역시스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장이었다.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평균 5.1% 증가하는 등 미생물 종류가 늘었다. 유익균인 비피도박테리움 속과 페칼리박테리움 속 세균의 점유율이 증가했다. 유아의 경우 페칼리박테리움 속의 점유율이 천연주스를 마시기 전 6.2%에서 10.7%로 많아졌다. 부모도 2.5%에서 6.1%로 증가했다.
 
반면 비만의 원인 세균인 페르미쿠테스 문이 전체 장 내 미생물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1.3%에서 21.8%로 감소했다. 또 장 내 유해균이자 잠재적 병원균인 박테로이데스 속과 포도상구균 속의 점유율도 감소했다. 유아, 성인의 박테로이데스 속 점유율은 각각 17.3, 12.3%에서 8.1, 9.5%로 줄었다.
 
이동호 교수는 "천연주스 섭취 후 페칼리박테리움 속의 장내 세균이 증가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세균은 건강에 유익한 짧은 사슬 지방산을 만든다. 부족할 경우 크론병 등 만성 장염을 유발한다는 임상보고가 있다"고 밝혔다.
 
천연주스를 지속적으로 먹으면 설사, 변비 등 배변증상 개선에도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의 94%, 성인의 73%가 배변 향상 효과를 보였다. 소화불량으로 배변에 어려움이 있었던 유아 15명 가운데 한 명을 제외한 14명의 배변활동이 원활해졌다. 편식을 했던 유아 22명 가운데 20명이 편식습관을 개선했다.
 
야채, 과일 본연의 성분을 살린 천연주스는 유아들의 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애나 교수는 "그림 검사 평가 결과 참가자 전원의 공격성 점수가 감소했다. 반대로 유아들의 자아존중감과 자아효능감 점수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채식이 인간의 공격성을 완화한다는 통설을 입증하는 결과였다.
 
김재원 휴롬 대표이사는 "천연주스가 신체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좋은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의학적으로 증명된 결과다. 어린이들이 채소, 과일에 대한 올바른 미각을 갖고 편식습관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천연주스 한 잔이 채소, 과일을 부담 없이 간편하게 섭취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민 4명 중 3명은 과일, 채소를 1일 권장 섭취량(채소 490g, 과일 300g)의 60% 정도만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마저도 가공한 염장채소와 농축액을 희석시킨 가당 주스를 통해 섭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트륨 과다, 비만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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