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18일 세라믹창작센터 '오픈 스튜디오'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작가들의 도움을 받아 '동물 다리 모양 컵'을 만들고 있다.


세라믹창작센터 ‘오픈 스튜디오’
관람객·입주작가 작업실서 소통
컵·동물 만들기, 그림 등 체험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지난 17~18일 세라믹창작센터를 김해시민들에게 개방하는 '아듀 2016 오픈 스튜디오' 행사를 열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국내·외의 작가들이 모여 있는 이 센터는 2010년 3월 개관 이후 비공개로 운영되고 있다.
 
상·하반기로 나뉘어 1년에 두 번 개최되는 오픈 스튜디오 행사는 관람객들이 세라믹창작센터의 작업실을 둘러보며 작가와 함께 작품을 만들어보고 소통하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이번 행사에는 조광훈, 임지현, 이희경, 서혜순, 이영희, 김민혜, 김의식 등 입주작가 7명이 참여했다. 세라믹창작센터는 입구에 사탕과 젤리, 따뜻한 차를 준비해 관람객을 맞았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소원을 적어 걸어 보는 체험과 전통놀이 물품인 오자미를 던져 보는 체험도 동시에 진행했다.
 
1층 스튜디오에서는 이희경, 김민혜, 서혜순 작가 등 5명이 작업공간을 공개했다. 조광훈, 임지현 작가는 점토를 이용해 동물다리 모양의 컵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초등학생들은 탁자에 둘러 앉아 두 팔을 걷고 설레는 표정을 지었다.
 
두 작가의 만드는 법 설명에 이어 어린이들은 각자 점토로 문어, 거북이, 코끼리, 사자 등을 만들면서 장래 희망, 학원, 공부 등의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했다. 임 작가는 원하는 모양이 안 나와 점토를 뭉개버리는 학생에게 "세게 누르지 말고 살살 여러 번 만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혜순 작가는 소리를 듣고 느끼는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내가 보는 소리 이야기'를 진행했다. 그는 큰 도화지와 여러가지 색의 크레파스를 놓고 관람객들에게 가마실에서 발생하는 시끄러운 소리를 들려줬다. 같은 소리를 들었지만, 관람객들은 비행기, 열차, 지하철, 번개 등 다양한 사물을 그렸다. 서 작가는 "가마실 소리를 처음 듣는 사람들이 다른 물체를 연상한다는 게 흥미롭다. 체험객들은 난해하고 생소했을지 몰라도 저에게는 재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민혜 작가는 '우리 아이 영재 만들기' 학원 부스를 설치했다. 스타강사로 변신한 그는 자신을 증명해 보일 수 있는 학위, 논문, 자격증, 포트폴리오, 명함 등을 전시했다. 오픈 스튜디오 행사는 그의 작업 중 하나였다. 그는 "작가 생활을 하다보면 고립되기도 한다. '파워 엘리트'의 삶을 살아오다 지역사회에 속할 수 있는 귀한 경험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밖에도 그로테스크한 설치미술 작업을 하는 이희경 작가는 '데굴데굴 눈알 붙이기'와 '무서운 것 그리기'를 마련했다. 김의식 작가는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Y자형 뼈 '위시 본' 만들기를, 이영희 작가는 석고방향제를 만들어보는 '향기로 룸'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날 오픈 스튜디오 행사에 참여한 허우영(11·마산 합포구) 군은 "작가들의 작업공간이 항상 궁금했다. 직접 흙을 만져보고 작가들도 만나니 재미있다. 학교 미술시간보다 훨씬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임 작가는 "관람객들이 직접 도자작업을 하며 공간의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 미술관에 가서 전시를 관람하는 것보다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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