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교사 들이 학도의용병 참전기념비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특성화고 인력양성 취업맞춤반 운영
기업체 3년 근무하면 군 면제 혜택

농림식품부 후원 농장서 실습교육 실시
상동면 산딸기 등 5개 지역서 진행
‘명장’ 기술 전수받으며 꿈 설계 기회

현장 과제 수행 ‘1팀 1기업 프로젝트’에
도교육청 지원 인턴십 해외 연수도 활발



김해생명과학고(교장 최철현)는 1927년 일제강점기 때 김해공립농업학교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내년이면 개교 90주년을 맞는다. 김해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고등학교다. '참군인' 고 김오랑 중령, 허성곤 김해시장 등을 포함해 올해까지 김해생명과학고가 배출한 졸업생만 1만 8441명에 이른다.
 
김해생명과학고는 과거에는 김해지역의 유일한 고등학교였다. 지역의 학생들이 몰려들었던 명문고였다. 이후 인문계고가 생겨나고, 전반적으로 인문계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학생들의 지원이 줄었다. 농업고의 입지도 줄어 전국의 농업계열고는 67곳에 불과하다. 그러나 귀농 등으로 농업에 대한 관심이 다시 늘어나면서 김해생명과학고도 활기를 띠고 있다.
 
최 교장은 "농업은 인류 최초의 직업이자 최후의 직업이다. 많은 직업이 생겨나고 사라지지만 농업만큼 사라지는 분야가 적고 창출되는 분야가 많은 직업은 드물다. 농업의 앞날은 여전히 아주 밝다"고 말했다. 
 

▲ 학교에서 취업맞춤반 채용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분야별 4개과 운영
김해생명과학고는 동물산업과, 원예조경과, 농산업기계과, 식품가공과 등 총 4개과를 운영한다.
 
동물산업과는 마필관리, 반려동물산업 관련 전문기술을 가르친다. 학교에는 애견 미용실습장과 실내마장이 마련돼 있다. 실내마장에는 말 9마리가 있어 학생들이 직접 승마를 하면서 말을 관리하는 일을 맡는다. 박영선 홍보부장은 "학생들이 직접 말을 씻기고 먹이를 준다. 이론과 실습 경험을 살려 렛츠런파크(옛 부산경남경마공원)에 많이 취업한다"고 설명했다.
 
원예조경과는 원예가, 조경가를 양성하는 기술을 교육한다. 작물재배 유리온실 2개동, 식물조직 배양실 1개실, 자연생태학습관 1개동, 조경실습실 1개실, 화훼장식실 1개실 등의 원예조경 시설을 갖추고 있다.
 

▲ '1팀 1기업 프로젝트'에 참여한 원예조경과 학생들.
▲ 전공동아리 활동에서 제과제빵기술을 익히는 학생들.

농산업기계과는 농산업기계 운전·정비·장치 설비와 조작 관련 과정을 집중 교육한다. 농업기계정비기능사, 굴삭기운전기능사, 지게차운전기능사, 용접기능사, 자동차정비기능사 등으로 일할 수 있다. 특히 농경직 공무원은 농고나 농과대학 출신 학생들을 대상으로 뽑기 때문에 다른 공무원직보다 취업경쟁률이 낮다. 여러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뒤 농축산품 검역이 강화된 덕에 관련 일자리도 많은 편이다. 지난해에는 졸업생 중 4명이 농경직 공무원으로 취업했다.
 
식품가공과는 전통식품 가공, 전통·양식 조리, 제과·제빵기술, 와인 제조 등을 가르친다. 식품가공과 학생들은 식품관련 업계는 물론 조리 부사관, 식품관련 공무원 등으로 취업할 수 있다.
 
■혜택 다양한 취업맞춤반
김해생명과학고는 중소기업청의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으로 취업맞춤반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3학년 2학기 9월쯤부터 기업체가 원하는 맞춤훈련 120시간을 받으면 해당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 그곳에서 3년 근무하면 병역특례로 군 입대를 면제받을 수 있다. 취업맞춤반 학생들은 중소기업청과 학교로부터 해외 현장체험학습 기회를 무료로 제공받는다. 학생들은 또 취업한 뒤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해 매월 12만 5000원, 2년간 총 300만 원을 납부하면 정부 취업지원금 600만 원, 기업기여금 300만 원까지 포함해 총 1200만 원이라는 목돈을 만들 수 있다.
 

▲ 학생들이 전공동아리 활동을 통해 방울토마토를 수확했다.

최 교장은 "취업맞춤반을 통해 지난해 28명, 올해 45명이 취업했다. 성실하고 진지한 태도를 가진 학생이라면 누구든 취업맞춤반을 통해 취업할 수 있다. 병역특례, 청년내일채움공제 등을 통해 일반고, 대학교에서는 얻을 수 없는 시간적, 경제적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해생명과학고는 취업맞춤반 외에 소수정예 공무원반과 부사관반도 운영한다. 농업국가직 9급 공무원은 전국 65개 농고 학생 중에서 매년 20명 이상을 특별채용한다. 김해시도 김해생명과학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농업지방직 9급 공무원을 특별 채용하고 있다. 공무원반은 이에 대비하는 프로그램이다. 
 

▲ 중소기업 관계자 초청 '이해연수'가 진행되고 있다.

■명장 만드는 실습교육
김해생명과학고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선도농업인의 현장 전문기술을 가르치는 현장실습교육(WPL)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은 농림부로부터 친환경축산 인증, 친환경녹색축산농장 지정을 받은 곳에서 4박 5일간 합숙하면서 '현장교수'인 농장주로부터 실습교육을 받는다. 김해생명과학고는 상동면 산딸기, 거창 딸기, 하동 대봉감, 의령 한과 재배지와 고성 발효식품 생산지 등 5개 현장실습교육장과 연계해 실습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최 교장은 "현장교수 중에는 연소득이 높고 농업분야에서 명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정받은 사람들이 많다. 학생들로서는 이들을 모범으로 삼고 꿈을 설계해 나갈 기회를 얻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해생명과학고는 학생들이 현장에서 과제를 수행하는 1팀 1기업 프로젝트도 운영한다. 현장 관계자, 학생, 교사가 한 팀이 돼 현장에서 필요한 공정 개선, 제품 디자인, 아이템 신규 개발에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에는 상동면의 '산딸기닷컴'과 함께 산딸기를 이용한 와인, 막걸리 등 발효식품을 만들기도 했다. 이 덕분에 김해생명과학고는 지난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1팀 1기업 심화과제 우수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해생명과학고는 경남도교육청 지원을 받아 인턴십 해외연수도 활발히 운영한다. 미리 영어교육을 이수한 뒤 해외에서 일정기간 연수를 받으면 바로 해외에 취업하는 프로그램이다. 연수, 교육 비용은 경남도교육청에서 부담한다. 올해 4명이 해외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최 교장은 "농업은 1~3차 산업을 뛰어넘어 생산, 가공, 향토자원 활용 체험 등 서비스업까지 포함하는 6차 산업이다. 최근 신입생 중에는 '친환경양계장을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가진 학생들도 있다. 학생들이 산업 명장, 성공하는 농업인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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