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5기 김맹곤 시장이 김해시의 시정을 맡은 지 벌써 1년여가 지났다. 김 시장은 이달 초부터 각 읍·면·동을 순회하며 지난 1년간의 시정에 대한 설명회를 가지고 있다. 역대 모든 시장들이 해 왔던 일이지만, 김 시장의 시정 설명회만큼 성의와 소통이 부족한 시정 설명회는 없었던 것같다. 시민들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하기는 커녕 무시와 막말에 가까운 언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고 있다.
 
김 시장은 지난 5일 내외동 시정 설명회에서도 말썽을 빚었다고 들었다. 성실한 답변을 요구하는 한 도의원에게 "나는 당신들보다 수 십배 바쁜 사람이다"라고 말하고는 퇴장했다고 한다. 유권자인 시민들을 모셔 놓고 오만불손하기 짝이 없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시정 설명회에 모인 시민들 중 안 바쁜 사람이 어디 있으며, 시간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같은 일은 13일 동상동 시정 설명회에서 또 벌어졌다. 일하는 곳에서 가깝기도 했지만, 평소 관심이 많았던 대형마트 입점 문제에 대한 김 시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시정 설명회 자리에 참석했다.
 
하지만, 대실망이었다. 시민들의 질문에 대해 명색이 고위 공무원이라는 사람의 답변은 성의가 없었고, 한 발 더 나아가 김 시장은 무례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처음에는 그럭저럭 분위기가 괜찮았다. 그러나 동상동 번영회 김철희 회장이 최근 김해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신세계 이마트 입점과 관련한 질문을 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김 회장은 "외동 시외버스터미널 부지에 신세계 이마트를 입점시키겠다는 김해시의 계획에 상인들이 모두 망연자실 해 하고 있는데, 2014년까지 지구단위계획을 유보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마트 입점 예정부지에 인접한 외동전통시장은 물론 김해지역 전통시장들이 경쟁력을 갖출 시간을 달라는 취지의 질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김맹곤 시장은 경전철 이용승객 확보와 활성화에 대형마트가 도움이 되고 홈플러스의 독과점을 견제하기 위해 신세계 이마트 입점이 불가피하다고 잘라 말했다. 또, 부산시가 경전철 종착역에 대형마트를 허가해 김해시도 대응 차원에서 신세계를 유치해야 한다고 했다.
 
도대체 대형마트가 경전철 승객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또 홈플러스 독과점을 막기 위해 이마트 설립을 허용한다니, 호랑이 횡포를 막기 위해 사자 한 마리 더 불러들이는 꼴 아니겠는가?
 
김맹곤 시장의 답변에 대해 보충 설명에 나선 정영순 경제국장은 한술 더 떴다. 정 국장은 "2014년이 지나서 이마트가 들어서나, 지금 들어서나 별반 다를게 없으며, 그때까지 기다린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상인대학을 열고, 시장 현대화에 투자하고 있는 전통 상인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발언이었다.
 
김 시장은 지난 6월 23일 국회를 통과한 대형마트와 SSM규제법 국회법조차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전통시장 상점가 구역에서 반경 1㎞ 이내에는 대형마트를 짓지 못하게 하는 규제가 있다는 질문을 하자 "아아…됐고…됐고…다음 말씀 하실 분 말씀 하십시오!"라고 무시해 버린 것이다.
 
김 시장의 이런 무례한 태도는 이번 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 몇몇 상인들과 시민단체들이 시장실을 방문하여 항의서한을 전달하자 황급히 자리를 피하던 김 시장은 "택도 아닌 것 가지고 시끄럽게 떠들고 있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때 김 시장은 골목상권을 죽이는 SSM을 입법과 조례를 동원하고 소방차를 동원해서라도 막겠다 약속했다. 그보다 몇 백배는 더 되는 대형마트를 시장과 김해시가 나서서 받아들이겠다고 하는 것은 일구이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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