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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데리고 산책 나가 보세요, ‘고인돌 목소리’ 들릴지도 몰라요(16) 율하유적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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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7.01.04 09:33
  • 호수 304
  • 14면
  • 전은영 프리랜서(report@gimhaenws.co.kr)
   
▲ 어린이 두 명이 강아지를 데리고 아파트 숲 사이에 조성된 율하유적공원을 여유있게 산책하고 있다.


율하 일대 먼 옛날 사람 살던 바닷가
선착장 있어 대외교류도 활발히 진행

택지개발사업 중 유물 나와 공원 만들어
각종 유물·유적 이전·재배치해 조성

다양한 고인돌 모양은 고대 권력 상징
무덤·마을 경계였던 솟대도 발굴돼
정밀 보수, 창의적 재정비 필요한 시점



오랜만에 미세먼지가 깨끗이 사라졌다. 다소 춥긴 하지만 깨끗한 공기 덕에 마음은 가볍다. 율하 1로 55 김해기적의도서관 앞 광장에서 아이들이 보드를 타며 놀고 있다. 깔깔대는 웃음소리도 날씨만큼이나 청명하다. 날씨가 좋아 그런지 도서관 앞 율하천변에서는 반려견을 데리고 나와 산책을 하는 가족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율하천 일대에는 연립주택과 상가, 아파트단지가 들어서 있다. 그 사이에 공원 벤치가 있다.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할머니 여러 명이 벤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평화로운 공원 풍경이다.
 
이곳은 일반 근린공원이 아니다. 정식 이름은 '율하유적공원'. 김해시가 율하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조성한 곳이다. 사업에 앞서 지표조사, 시굴조사를 했더니 청동기시대와 가야시대 유물, 문화재가 대거 발굴됐는데, 그 때문에 유적공원이 들어서게 됐다.
 

   
▲ 보호유리를 씌운 B지구의 고인돌.

율하 일대는 먼 옛날에는 바닷가였다. 청동기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다. 가야시대에는 선착장을 끼고 대외 교류가 이루어졌다. 사람들이 살았으니 무덤이 없을 리 없다.
 
시는 해당 지역에서 고인돌을 비롯한 각종 무덤, 고상건물지를 비롯한  마을유적, 선착장으로 추정되는 잔교 등이 발견되자, 이를 옮기거나 재배치 또는 재현해 율하유적공원을 조성했다.
 
율하유적공원은 세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A지구, B지구, G지구다. A지구와 B지구는 고인돌공원, G지구는 마을유적공원이다. 세 곳 중 A지구의 면적이 가장 넓다.
 
A지구를 둘러보려면 먼저 김해기적의도서관으로 가야 한다. 도서관 왼쪽에 '김해율하유적전시관'이 있다. 신석기시대 인류인 듯한 그림을 배경으로 고인돌 무덤과 토기, 석검, 청동검 재현품 들이 재현되어 있다.
 
전시관을 나서면 탁 트인 공원이 나타난다. 이영주 문화관광해설사는 "A지구에서는 고인돌이 74기 정도 발견됐다. A지구는 고인돌들을 복원한 공원이다. 면적이 너무 넓어 최대한 그대로 두되 고인돌끼리의 간격을 좁히는 방식으로 복원했다"고 설명했다.
 

   
   
▲ 파손 상태가 심각한 G지구 선착장 재현시설물과 기둥.

둘러보니 키 작은 관목들이 원 모양을 형성하고 있다. 그 사이에 고인돌이 서 있다. 관람객들이 훼손하지 못하게 울타리를 쳐놓은 것이다. 고인돌들은 어림잡아 길이 10m는 돼 보이는 큰 돌 하나짜리에서부터 얇은 돌조각을 차곡차곡 쌓아 만든 고인돌, 벙커처럼 생긴 고인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땅을 정사각형으로 파 안쪽 둘레에 석축을 쌓은 뒤 그 위를 넓적한 돌로 덮은 고인돌도 있다. 한 고인돌은 땅을 파서 위를 넓적한 돌로 덮은 뒤, 이곳이 무덤이라는 사실을 알리려는 듯 주변에 둥글게 돌을 놓아 경계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영주 해설사는 "돌이 깔린 만큼이 고인돌의 영역"이라고 전했다. 언젠가 들은 '고인돌을 만드는 데 품이 많이 들어갈수록 고인돌의 주인이 상대적으로 힘이 셌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율하유적공원의 한 켠에는 키 큰 소나무 여러 그루가 서 있다. 그 뒤로 아파트 단지들이 이어져 있다. 한쪽에서는 고대인들이 나지막한 고인돌 아래에서 편안히 잠들어 있고, 반대편에서는 현대인들이 따뜻한 고층 건물 속에서 고인돌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이곳에서 소나무는 이승과 저승, 현대와 과거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하다.
 
B지구는 아파트단지와 상가 밀집 지역 한가운데에 있다. 아파트에서 내려다보면 고인돌이 바로 보인다. 이곳은 A지구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조그맣다고 해야겠다. 이영주 해설사는 "B지구는 A지구와 달리 발굴 상태 그대로 보존했다"고 설명했다.
 
B지구에서는 무덤의 입구 쪽에서 솟대 자리가 발굴됐다. 솟대는 마을의 안녕을 비는 수호신이자 경계의 역할로 세운 장대를 말한다. 이영주 해설사는 "솟대 자리를 기준으로 앞쪽은 산 사람들의 집이 있는 공간이었고, 이곳 공원은 죽은 사람들의 영역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G지구의 넓은 공원에는 나무 기둥이 몇 개 세워져 있다. 가야시대의 집 형태 중 하나로 추정되는 고상가옥의 기둥을 재현한 것이다. 그 옆에는 나무데크 같은 게 설치돼 있다. 가야시대의 선착장을 상상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 공원 바닥에는 파도 모양으로 나무들이 박혀 있다. 나무데크는 보수한 지가 오래 됐는지 곳곳이 부서져 있다. 고색창연을 염두에 두고 이렇게 한 건 아닐 텐데, 아이들이 뛰놀다 안전사고를 당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된다.
 
요컨대, 율하유적공원은 아주 먼 옛날의 김해를 말해 주는 소중한 공간이다. 보드를 타는 아이들이 운이 좋으면 고인돌 아래에 묻혀 있는 고대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상상을 하게 만드는 곳이다.  김해뉴스

전은영 프리랜서


△ 율하유적공원 A지구 /율하1로 63. 부원역에서 버스 3-1번 타서 중앙하이츠 후문에 내려 300m 도보. 경전철 가야대역·김해문화의전당·일동한신아파트·장유중·갑오마을에서 58번 타서 중앙하이츠 내려 350m 도보. 갑오마을·메가병원·부영6차에서 25번 타서 중앙하이츠 내려 300m 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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