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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따라 변하는 차창 풍경… 김해의 과거·현재 모습 고스란히 담겨(1) 1번, 1-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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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7.01.04 10:44
  • 호수 304
  • 4면
  • 조나리 기자(nari@gimhaenews.co.kr)

시내버스는 김해의 다양한 풍경을 담고 있다. 큰 도로뿐만 아니라 골목길까지 구석구석 달리며 노선마다 서로 다른 경치를 보여 준다. 시내버스를 타고 김해 여행을 떠나 본다.
 

   
▲ 1번 시내버스가 분산성을 배경으로 삼아 구산동 허왕후릉 옆을 지나가고 있다.


생림면 차고지 출발 버스 곧 삼계동
아파트 밀집지역에 기사들 “격세지감”

가을 은행나무 예쁜 구산동 지나면
허왕후 내다보는 왕비릉 앞 조심 운행

진한 ‘사람 냄새’ 풍기는 전통시장 이어
현대식 회색건물 아이스퀘어 위풍당당

인제대 앞 젊은이들 싱그러운 활기 보면
어느새 안동공단 지나 돌아온 길 ‘유턴’



1번과 1-1번은 김해 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내버스다. 1번은 삼계동 공원묘지 입구에서 출발해 가야대, 김해시청을 지나 동원아파트사거리까지 간 뒤 삼계동으로 돌아간다. 1-1번 노선은 1번과 거의 같지만, 가야대 대신 경전철 가야대역~장신대역을 거쳐 허왕후릉으로 간다는 게 다르다. 노선 길이는 15.5㎞로 길지 않지만 김해의 주요 장소를 다 지나기 때문에 1번, 1-1번을 이용해 보지 않은 시민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1번, 1-1번을 운행하는 버스는 총 20대로 시내버스 중에서 가장 많다. 배차 간격은 10분 정도다.
 
버스는 생림면과 삼계동 사이 가야IBS 차고지에서 출발한다. 생림면의 경사진 도로를 지나면 삼계푸르지오1차, 삼계동원로얄듀크 등 1만 가구에 육박하는 아파트들이 창가를 가득 메운다. 운전기사들은 아파트를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고 한다. 류길형 기사는 12~13년 전부터 1-1번만 몰았다고 한다. 그는 "1-1번이 시내 구간이지만 예전에는 삼계동이 이렇지는 않았다. 경전철이 생기고 아파트도 많이 들어서 정말 많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1-1번이 아파트 사이를 지나는 사이 버스를 타는 승객이 금세 늘어났다. 해반천을 따라 아파트 단지를 조금 벗어나면 경전철 장신대역인 삼계동 상권지역이 보인다. 프랜차이즈 가게, 은행들이 즐비하다. 이곳에 내리면 식사, 쇼핑, 금융 거래 등 웬만한 업무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삼계동에서 조금만 더 가면 김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육거리 교차로가 보인다. 육거리를 지나면 구산동 아파트 단지다. 은행나무가 양쪽에 심어져 있어 가을이면 노랗게 물든 예쁜 가로수 거리를 구경할 수 있다.
 
버스는 구지봉과 허왕후릉 사이 구지터널을 통과한다. 사적 제74호 허왕후릉이 낮은 담장 너머로 보인다. 김해를 내려다 보고 고향 인도를 바라보길 원했던 허왕후의 유언에 따라 구지봉 옆에 자리를 잡았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허왕후릉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구시가지 지역이다. 건물 높이는 대부분 낮은 편이다. 삼계동과 구산동을 지날 때는 버스에 앉은 상태로 건물 꼭대기를 보기가 힘들었지만, 이곳에서는 창 밖으로 하늘과 건물, 땅 등 모든 풍경이 펼쳐진다. 손때가 느껴지는 오랜 건물은 물론 요즘 흔히 보기 힘든 헌책방도 옛 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승객 정경자(65) 씨는 "안동육거리에서 '시내'(부원동)에 갈 때마다 이 버스를 이용한다. 각 버스 정류장에 필요한 생활시설들이 다 있어 아무래도 버스를 자주 타게 된다"고 말했다.

   
▲ 삼계동 가야대학교 캠퍼스 입구. 평소 교통량이 많은 구산육거리 전경. 새롭게 단장해 인기를 끌고 있는 삼방시장. 구시가지 부원동의 복잡한 거리 모습.(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서상동 국민은행 정류장, 중앙치안센터 정류장과 가까워지면 양손에 가득 물건을 든 아주머니나 어르신 승객이 늘어난다. 동상동전통시장, 김해새벽시장, 김해오일장 등이 버스정류장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잠깐 버스에서 내리면 곳곳에서 진한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이곳 버스 승객의 평균 연령은 50대 이상이다. 외국인 승객들도 자주 눈에 띈다.
 
버스는 김해에서 가장 복잡한 가락로를 빠져나가 좌회전을 한다. 오른쪽에 롯데마트, 아이스퀘어쇼핑몰·호텔 등이 보인다. 방금 지나온 화려한 색채의 구시가지와는 다르게 회색빛의 도시적이고 현대적인 느낌의 대형 건물들이다. 아이스퀘어 쇼핑몰에는 각종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은 물론 브랜드 의류 매장, 카페, 영화관까지 있어 젊은 승객들이 자주 타고 내리는 곳이기도 하다.
 
버스는 김해시청을 지나 김해대로에서 좌회전을 한 뒤 복음병원 방면으로 달린다. 복음병원 맞은편에는 언론에서 많이 다룬 '김해의 제과 명장' 김덕규 씨가 운영하는 김덕규 과자점 본점이 있다. 갓 구운 빵을 내놓은 것인지 구수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버스가 오르막길을 타고 올라 인제대 근처에 다다르면 바깥 풍경은 다시 달라진다. 올리브영, 맘스터치 등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 프랜차이즈 가게들이 눈에 띈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걸어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활기를 느낄 수 있다.
 
부원동에서 버스를 타 인제대 인근에서 내린 외국인 커플은 "부산, 서울, 김해 등을 여행하고 있다. 이틀 정도 머무르기 때문에 김해를 잘 모른다. 인터넷으로 미리 알아 보니 1번 버스를 타면 어지간한 곳을 다 갈 수 있다고 했다. 편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1번과 1-1번은 가야대, 장신대, 인제대, 김해대 등 지역의 4개 대학교를 모두 지나간다. 캠퍼스와 가장 가까운 곳에 정류장이 있는 곳은 인제대다. 인제대 정문 앞 정류장은 1번, 1-1번을 기다리는 학생들로 항상 북적인다.
 
버스는 인제대를 지난 후에는 영운초, 삼방고 등 조용한 주택가와 학교를 지나간다. 오후 5시쯤이면 하교하는 삼방고 학생들이 버스를 많이 이용한다. 영운초 정류장에서 버스에 탄 탁가윤(17) 양은 "집이 활천동이다. 매일 버스를 탄다. 아침에는 고등학생과 대학생들로 만원이다. 다행히 하교 때에는 승객이 많지 않다. 운이 좋으면 앉아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1번과 1-1번은 20~30년 전에 만든 삼방동 화인아파트, 동원아파트 등 초기 신도시 지역과 한일여고를 지난 뒤 안동에서 다시 노선이 갈린다. 1번은 안동문화의집 쪽으로, 1-1번은 공단파출소와 안동공단입구 쪽으로 돌아간다. 삼계동 아파트촌에서 만난 두 버스는 다시 가야대 방면(1번)과 경전철 방면(1-1번)으로 헤어진다. 두 차례 떨어지는 노선은 불과 5분 거리다. 그러니 두 버스의 노선은 거의 같다고 봐야 한다. 40~50분 정도 달린 버스는 안동을 지나 같은 노선으로 돌아서 다시 삼계동 차고지로 향한다.
 
1번, 1-1번 버스는 유행에 따라 민감하게 옷을 갈아 입는 대학에서부터 공단, 김해일번지라 불렸던 구시가지, 전통시장, 신시가지, 문화유적 등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다. 계절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1번, 1-1번 버스의 창밖 풍경은 앞으로 세월이 지나면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까.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1번, 1-1번 노 선 도
공원묘지입구∼신명마을∼삼계푸르지오1차∼가야대∼삼계축협(1-1번은 가야대역∼북부동주민센터∼삼계푸르지오2차)∼관찰사∼구산백조아파트∼김해여고∼농협김해시지부∼금강병원∼부원역∼김해시청∼복음병원입구∼어방2주공아파트∼인제대∼가야마트∼삼방동장애인복지관∼화인아파트∼삼방시장∼신어중∼한일여고∼안동문화의집~경남은행(1-1번은 공단파출소~LG전자∼안동공단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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