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역업체 직원들이 연지공원 호수에서 갈대를 베어낸 뒤 트랙터를 이용해 옮기고 있다.


시, 97년부터 2~3년 주기 대청소 실시
2만 7879㎡ 메운 물 빼는 데만 일주일 

잉어·붕어 대야 옮기고 일부 해반천 방류
배스·블루길 외래어종은 포획 후 폐사

펄과 수생식물 뒤엉킨 밑바닥 드러나면
수초·갈대 제거하고 분수대 노즐 수리

펌프로 지하수 끌어올려 깨끗한 물 교체
청결한 휴식공간 재탄생 시민 사랑 듬뿍



김해의 명소 가운데 하나인 내동 연지공원이 최근 몸단장을 새로 했다. 김해시가 정유년 새해를 맞아 연지호수를 대청소한 것이다. 시는 2~3년마다 연지호수를 뒤덮고 있는 수초와 갈대를 정리하고, 호수의 물을 교체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 공원관리팀 설풍근 주무관은 "연지공원이 조성된 1997년부터 2~3년에 한 번씩 대청소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수초와 갈대가 2~3년 주기로 호수 밖으로 삐져나올 정도로 크게 자란다. 수초와 갈대를 없애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잘 자랄 수 있도록  베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연지호수에 대한 청소 준비를 시작했다. 먼저 물을 빼 내기 위해 호수 바닥에 있는 배수로의 통로를 개방했다. 호수는 면적이 2만 7879㎡에 이를 정도로 매우 커서 물을 빼는 작업에만 일주일이 넘게 걸린다.
 

▲ 직원들이 낫으로 높이 자란 갈대를 베어내고 있다.

약 1m 정도 깊이의 호수 물이 줄어들자 물고기들이 드러났다. 시에서는 물고기들을 그냥 둘 경우 개체 수가 지나치게 많이 늘어나 악취를 유발하기 때문에 청소를 할 때마다 일부를 해반천으로 방류한다.
 
물고기의 종류는 대개 잉어와 붕어다. 토종 어종의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외래어종인 배스와 블루길도 많이 섞여 있다. 종종 애완용으로 키운 것으로 보이는 거북이도 발견된다. 이런 특이 어종은 포획해 폐사 처리한다.
 
작업을 위해 기간제 공원관리직원들이 장화를 신고 발목까지 물이 찰랑거리는 호수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뜰채와 손으로 물고기들을 건져냈다. 요리조리 도망 다니던 물고기들은 끝내 직원들에게 붙잡혀 호수 한  켠에 마련해 둔 커다란 고무대야로 옮겨졌다. 물이 줄어들수록 물고기의 양도 늘어나 뜰채마다 물고기가 넘쳐났다. 직원들은 고무대야를 연지공원과 맞닿은 해반천으로 가져가 조심스럽게 물고기들을 방류했다.
 
끝끝내 직원들의 손길을 피한 물고기들도 있었다. 이 물고기들은 호수 한 가운데에 설치된 음악분수대 밑의 움푹 파진 구덩이로 숨어 들어갔다. 이곳은 호수의 물이 다 빠져도 여전히 물이 남아 있는 곳이다. 설 주무관은 "물이 다 빠지기 전에 물고기들을 건져내면 나머지 물고기들은 호수 중간에 모인다. 남은 물고기들이 다시 호수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그러면서 개체 수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 나무 데크의 보존력을 높이기 위해 유성착색료를 바르는 모습.

호수의 물은 하루가 다르게 빠져나갔고 급기야 일주일 만에 바닥을 드러냈다. 며칠 동안 바닥이 마르기를 기다린 후 본격적인 청소 작업이 시작됐다. 청소에는 용역업체 직원 10명, 공원관리자 6명이 동원됐다. 이들은 수초를 뽑고 갈대를 잘랐다. 수초는 뿌리가 약해 잡초처럼 뽑아내면 되었다. 갈대는 뿌리를 통째로 뽑아내기가 힘들어 낫과 제초기를 이용해 줄기를 베어냈다. 김종규 공원관리반장은 "처음에는 수초가 호수 가장자리에만 조금 있었다.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중앙으로까지 번져나갔다"고 말했다.
 
간단하고 반복적인 작업이었지만 면적이 워낙 넓다 보니 수초와 갈대를 정리하는 데에도 시간이 한참 걸렸다. 매일 오전 7~8시부터 오후 5시까지 2주 동안 청소가 진행됐다.
 
용역업체에서 수초, 갈대 정리 작업을 하는 동안 공원관리 직원들은 나무데크 근처에 있는 쓰레기를 주웠다. 수시로 쓰레기를 건져냈기 때문인지 쓰레기의 양은 그리 많지 않았다. 김종규 반장은 "캔이나 병이 가장 흔한 쓰레기다. 지갑이나 가방이 발견되기도 한다. 방문객이 가방 등을 떨어뜨렸다고 신고하거나, 직원들이 공원 순찰 도중에 이를 발견하면 고무보트를 타고 호수에 가 뜰채로 건져낸다"고 말했다.

▲ 물이 가득 차 있는 연지공원 호수(왼쪽)와 청소를 위해 물을 모두 뺀 뒤의 모습.

청소와 함께 분수대 수리 작업이 진행됐다. 물이 가득 차 있을 때는 불가능한 작업이다. 전문업체에서 나온 직원들이 분수대의 상태를 살폈다. 분수의 노즐들은 비슷한 수압으로 물을 쏘아 올려야 하는데, 낡거나 입구가 막힌 탓에 수압이 낮아지는 노즐들이 더러 있었다. 이 경우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물줄기의 높이가 달라져 분수쇼의 정확도와 화려함이 떨어진다. 업체 관계자는 노즐 상태를 확인하더니 부식된 노즐 몇 개를 교체했다. 나무데크에는 목재 무늬를 살리면서 썩기를 방지하는 오일스테인이라는 유성착색료를 발랐다.
 
시는 2주간의 청소를 끝내고 호수의 바닥을 정리한 뒤 지난주부터 펌프 4대로 지하수를 끌어올려 다시 물을 채우기 시작했다. 하루 24시간 작업을 해도 호수에 물을 다 채우는 데에는 3~4주가 걸린다. 물 채우기를 시작하고 1주일여 되던 날 연지호수는 중앙부터 서서히 물이 차오른 모습을 보였다.
 
연지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흔히 보기 힘든 호수의 맨 바닥을 보며 신기해했다. 인근 아파트에 산다는 김 모(62) 씨는 "호수의 물을 빼고 나니 호수가 넓다는 걸 알겠다. 여름이 되면 호수에서 냄새가 나기도 한다. 깨끗하게 청소를 하니 반갑다"고 말했다.
 
설풍근 주무관은 "연지호수 청소는 시민들의 발길이 가장 적은 겨울에 진행한다. 음악분수를 10월까지 가동하기 때문에 11월부터 청소를 한다. 더 깨끗하고 아름다운 연지호수, 연지공원이 돼 더 많은 사랑을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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