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직장인밴드연합 '놀이터'의 회원인 '충동구매' 밴드가 연습을 하고 있다.

2009년 7개 팀 의기투합 결성
어방동 사무실 빌려 매일 연습
공연·록페스티벌 해마다 진행


화려한 조명이 빛나고 음악이 흐르던 각종 유흥주점의 문이 굳게 닫힌 지난 7일 토요일 낮 시간. 유흥주점이 있는 어방동의 한 건물에서 심장을 울리는 드럼 소리가 쿵쿵 울려 퍼진다. 소리를 따라 들어가 보니 유흥주점 옆 사무실에서 음악 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사무실 안에 어지럽게 널린 전선에는 마이크, 전자기타, 베이스, 키보드가 연결돼 있다.
 
이곳은 김해직장인밴드연합 '놀이터'의 연습 공간이다. 이날 마침 '충동구매'가 한창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팝가수 퀸의 곡을 연주하고 있다.  '놀이터'는 '충동구매' 등 7개 직장인배드가 모인 단체다. '기라성', '루키스루틴', '블랙모터', '무사만루', '하루살이', '래인'이 회원 밴드다. 2009년 설립했으며 회원은 총 40명이다.
 
'놀이터'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기라성'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염경철(47) '놀이터' 대표는 "음악을 좋아하는 직장인밴드들이 모여 '놀이터'를 만들었다. 다음카페에서 회원을 추가 모집해 7개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각 밴드 팀원들은 자영업자, 피아노강사,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1주일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연습하기 때문에 '놀이터'의 연습공간은 매일 음악 소리로 가득하다. 다들 평일 낮에는 직장생활을 하다 저녁에 모여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른다. '충동구매'는 토요일 낮, '레인'은 일요일 낮에 연습실을 이용한다.
 
밴드마다 연주하는 음악 분야도 팝, 대중가요, 헤비메탈, 록발라드 등으로 다양하다. 기존 가수들의 곡뿐만 아니라 자작곡도 연주한다. '충동구매'에서 전자기타를 담당하는 김진옥(44) 씨는 "팀원마다 좋아하는 분야가 있다. 다투지 않고 즐겁게 연주하기 위해 모든 분야를 골고루 연주한다"며 웃었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직장인밴드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음악을 사랑하는 팀원들의 열정 때문이다. '충동구매'에서 키보드를 치는 김민지(44·여) 씨는 "지난해 합류했다. 평소 클래식피아노만 연주했다. 밴드활동을 하면서 소속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놀이터'는 2010년 첫 회를 시작으로 매년 김해락페스티벌을 주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청동 장유중앙공원에서 제6회 대회를 개최했다. 또 매년 2회 이상 정기공연 등을 통해 김해지역에 밴드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힘쓰고 있다.
 
무대 앞에서는 누구나 긴장하기 마련이다. 염 대표도 첫 공연을 했던 날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하면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무대에 자주 서다 보면 자연스럽게 무대 장악력이 생긴다. 이제는 무대 위에 서는 것을 즐긴다"면서 "2012년도 락페스티벌 때 마지막에 가수 윤수일의 노래를 불렀다. 당시 김해문화의전당 애두름마당을 가득 메운 청중이 노래를 함께 불렀다.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충동구매'에서 전자기타를 담당하는 이광규(44) 씨는 "연습을 할 때 곡이 잘 풀리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팀원들과 꾸준히 연습한 실력을 무대 위에서 뽐낼 때 돌아오는 청중의 호응은 힘든 연습시간을 이겨낼 만큼 힘이 된다"고 말했다. 드럼을 맡은 김정록(42) 씨는 "어려운 곡을 팀원들과 함께 완벽하게 연주했을 때 희열을 느낀다.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로 팀원들이 뭉쳐 있기 때문에 열심히 밴드활동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해에는 마음껏 밴드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다. 어디서 공연을 하든 소음이 심하다는 시민들의 '원성'을 듣는다. 매년 주최하는 김해락페스티벌도 김해시의 지원 부족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놀이터'는 더 다양한 무대에서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공연하는 게 꿈이다. 염 대표는 "음악을 사랑하는 직장인밴드, 중·고교밴드 들이 더 크고 좋은 무대에서 락페스티벌을 열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가입 문의/다음카페(cafe.daum.net/GIMHAEMUSIC).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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