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상가에 붙어 있는 상가 폐점 안내문.

대형유통점 개점 이후 가속화
빈 점포 늘어 임대가 하락 부추겨


서상동 분성로사거리~김해제일교회사거리 일대에 최근 문을 닫은 가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가 악화된데다 신세계백화점·이마트 김해점 개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서상동 지역 상인 등에 따르면 불과 300m 정도인 분성로사거리~제일교회사거리 구간에 '임대' 종이가 붙거나 영업을 하지 않는 가게가 10여 곳에 이른다. 가게 두세 곳을 걸러 한 곳이 문을 닫았을 정도다. 면적 약 160㎡로 이 지역에서 가장 넓었던 한 매장은 지난해 6월 문을 닫아 반 년째 비어 있다. 미용용품점, 의류매장, 미용실, 유리가게, 전기용품점 등도 문을 닫았다.
 
상인들은 폐점의 주요 원인으로 신세계백화점·이마트 김해점, 아이스퀘어몰 등 대형매장의 등장을 꼽았다. 지난해부터 동상동, 회현동, 부원동에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경제적 효과는 전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고 한다.
 
서상동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이 모(70) 씨는 "아파트 등 주거지가 적고 차만 많이 다니다 보니 장사가 안 될 수밖에 없다. 경기가 워낙 안 좋은 상황에 큰 매장까지 생겨 장사가 더 안 된다"고 설명했다.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아이스퀘어몰과 신세계백화점·이마트 김해점 개점이 상권 침체에 큰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 서상동의 빈 상가에 6개월째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다.

빈 점포가 늘어나자 점포세도 떨어지고 있다.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오랫동안 비어 있는 한 매장의 경우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200만 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 250만 원이었다. 전체적으로 1년 사이 월세가 20~30% 정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임대를 문의하는 사람들 중 30~40%가 외국인이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보니 새 매장의 모습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은 상인들 역시 장사를 하는 게 어렵다고 호소한다. 50년 넘게 이곳에서 장사를 해 왔다는 상인 이 모(70) 씨는 "7~8년 전부터 빈 점포가 하나둘씩 생겼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빠진 것은 3~4개월 사이다. 그만큼 장사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른 상인 임 모(55) 씨는 역시 "최근 몇 달 전부터 정말 힘들어졌다. 엄살이 아니다. 정말 장사하는 재미가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지역 상권이 점점 쇠퇴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전망이 밝아질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었다.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1년 전부터 이 지역은 급격하게 쇠락했다. 지금은 바닥을 쳤다. 앞으로는 조금씩 회복할 것이다. 과거 의류 매장이 많던 곳에 음식점이나 카페가 들어서는 등 상권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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