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동면 주민들이 부산 구포시장으로 가는 버스 환승구역인 안막3구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경남도, 적자 이유로 노선 없애
임시버스는 배차간격 크게 늘려
두세시간 기다려야 겨우 차 한대
경남 - 부산 - 김해, 서로 책임전가만



김해 대동면과 부산 구포를 오가는 시외버스 노선이 줄고 배차 간격이 늘어나는 바람에 가뜩이나 대중교통 사정이 열악한 대동면의 주민들이 심각한 불편을 겪고 있다. 경남도, 김해시, 부산시는 서로 책임을 전가하면서 자신들의 입장에만 매달려 주민들의 불만만 커지고 있다.
 
10일 경남도와 대동면 주민들에 따르면 경남도는 상동면에서 대동면을 거쳐 구포까지 55㎞를 하루 6회 운행하던 시외버스 노선을 지난 1일 폐지했다. 대신 김해여객터미널에서 대동면, 상동면을 지나 구포시장까지 하루 4회 운행하는 임시 노선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대동면, 상동면에서 구포시장까지 가는 시외버스 노선의 배차 간격은 기존 2~3시간에서 3시간 30분~4시간으로 늘어났다. 구포시장에서 김해여객터미널로 향하는 첫차 시간은 오전 7시 20분에서 오전 9시로 늦춰져 부산에서 김해로 출근하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시외버스 이외에 대동면을 달리는 대중교통은 김해시내버스인 73번, 82번, 83번과 부산시내버스인 125번, 대동공영버스 등이 있다. 이중 폐지된 시외버스와 노선이 비슷한 73번은 상동면 여차마을~대동면 월촌리~대동수문~구포시장의 총 62㎞를 운행하지만, 배차 간격은 2시간 20분~3시간 30분이나 된다.
 
40분에 한 번씩 구포시장~대동면을 오가는 125번 버스는 월촌마을, 마산마을, 감천마을, 덕산마을, 신동마을 등 대동면의 서쪽 마을 상당수를 지나가지 않는다. 주민들은 결국 2~3시간을 기다려 73번 버스를 타거나, 아니면 비슷한 시간을 기다려 82번과 83번 버스 등을 탄 뒤 안막3구에서 내려 125번으로 갈아타야 한다.
 
월촌마을 주민 이 모(78) 씨는 "예전에는 두 시간에 한 대씩 구포로 가는 버스가 있었지만 이제는 3시간마다 한 대씩 온다. 병원에 가거나 장을 보러 일주일에도 서너 번씩 구포시장에 가는데 너무 불편하다. 30분 동안 버스를 타기 위해 한두 시간 기다리는 것은 예사"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기존 30분에 한 대씩 다녔던 125번 버스의 배차 간격이 40분으로 늘어나는 바람에 대동공영버스, 82·83번 버스와의 환승 배차시간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막 3구에서 125번 버스로 환승하기 위해 차를 기다리던 승객들은 버스 노선 변경에 따른 불만을 표출했다. 직장에 다니기 위해 매일 부산 덕천동~대동면을 오간다는 정정기(71·덕천동) 씨는 "이전에는 시외버스 첫차가 오전 7시 20분이어서 출근시간 전에 대동에 올 수 있었다. 지금은 9시가 첫차라서 지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50대 승객은 "한참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나와도 다시 125번을 한참 더 기다려야 한다. 승객을 조금이라도 고려한다면 다른 버스와의 환승시간을 맞춰야 하지 않나"라고 질타했다.
 
월촌마을 주민 윤 모(77) 씨는 "갈수록 버스가 줄어든다. 힘들어지는 건 노인들이다. 버스가 적자를 본다면 작은 마을버스라도 운영해서 노인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중마을 최영욱 이장은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아 학생들의 등·하교에 어려움이 많다. 등·하교,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배차 간격을 줄여서 운행했으면 좋겠다. 버스회사의 적자가 심각하다면 농촌희망택시나 마을버스를 도입하는 방안도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경남도 교통물류과 관계자는 "2014년부터 대동면~구포를 오가는 시외버스의 적자가 심각해 버스 회사가 여러 차례 바뀌었다. 경남도는 시외버스 적자를 일부만 지원하기 때문에 버스회사에서 운행을 안 하려고 한다. 강제로 운행하게 할 수는 없다. 현재 하루 4회 운행하는 임시 대체 버스도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부산시와 김해시가 협의해 해당 지역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게 최선"이라고 밝혔다.
 
김해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대동면은 버스 운행 대수가 다른 읍면보다 많은 편이다. 버스 이용객이 적어 증설이 어려운 상황이다. 시외버스는 경남도 소관이다. 부산 시내버스인 125번 배차간격 변경을 부산시에서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 시내버스 83번 노선을 부산 강서구청까지 연장하자고 제안했지만 부산시가 거부했다"고 말했다.
 
부산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83번 버스 노선 연장이 필요없으므로 기존노선을 유지하라는 답변을 보냈다. 시외버스는 경남도가 벽지주민 편의를 위해 시작했으니 도에서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김해 시민들의 불편은 김해시가 적극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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