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높이는 과정에 수분 증발
건조한 공기, 저항력 감소 원인
호흡기·이비인후과 질환 악화

12월 천식 환자 여름의 1.6배
소아 흔한 급성기관지염도 주의
창문 자주 열고 습도 조절 신경



요즘에는 대부분의 사무실과 상점, 카페, 패스트푸드점에서 하나의 공조기로 냉·난방을 해결하는 천장형 또는 타워형 냉온풍기를 사용한다. 이는 상대적으로 실내공기를 더 건조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습기를 머금은 실내공기를 실외로 배출시키면서 차고 건조한 바깥 공기를 실내로 들여오기 때문이다. 또 찬 공기의 온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수분이 증발하기 때문에 더 건조해 진다.
 
분명히 예전에 비해 생활은 편리해졌다. 하지만 건조하고 높은 온도의 실내난방은 호흡기나 피부의 수분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감기, 천식, 비염, 축농증 등 각종 호흡기질환과 이비인후과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 실내외의 온도 차가 너무 크면 몸의 항상성을 약화시켜 두통이나 무기력증을 유발할 수 있다. 건조한 공기는 호흡기의 1차 방어막 역할을 하는 코와 기관지 점막 등을 마르게 해서 바이러스나 먼지 등에 대한 저항력을 감소시킨다. 평소 비염, 만성기침, 기관지 천식이 있는 이들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호흡기내과 이현경 교수는 "겨울철에는 기온이 떨어지고, 실·내외 온도 변화가 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관지염, 독감, 폐렴 등의 발생이 많다. 기존에 천식, 기관지확장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기존 질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흔하다. 호흡할 때 공기가 지나가는 기관지벽에는 외부에서 침입하는 먼지입자나 바이러스 등을 밀어내는 섬모세포가 존재하는데 실내공기가 매우 건조하면 이런 섬모세포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철에 특히 주의해야 할 호흡기 질환은 천식이다. 2008~2012년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에 따르면 12월에 천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7~8월 평균 진료인원에 비해 1.6(17만 명)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경 교수는 "천식환자는 겨울철에 차고 건조한 공기에 노출되거나 감기나 독감에 걸렸을 때 기도염증이 심해져 천식이 급성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흔하다. 환기를 잘 안 시키기 때문에 실내 미세먼지나 매연에 의한 기도 자극도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천식은 공기가 드나드는 통로인 기관지에 만성염증이 있어 여러가지 자극(알레르기 유발물질, 먼지, 감염 등)에 의해 기관지의 근육(평활근)이 수축하는 바람에 기관지가 좁아지는 만성질환이다. 기관지가 좁아지면서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숨소리(천명)와 잠을 설칠 정도의 심한 기침 같은 증세를 동반한다.  
 
이현경 교수는 "천식으로 진단된 환자들은 특히 차고 건조한 겨울철에는 기존에 사용하던 천식 약제를 더 규칙적으로 열심히 사용해야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적정 실내온도 및 습도를 유지하고 규칙적인 환기를 통해 실내의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도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라고 조언했다. 
 
겨울에 주의할 질환으로는 급성 기관지염(Acute bronchitis)도 있다. 소아에서 흔하게 나타나는데 독립적인 질환이라기 보다 감기 등 상기도 감염과 같이 나타난다. 또한 비인두염과 인플루엔자, 백일해, 홍역과 함께 오기도 한다. 대개 사춘기 연령 이전 소아에서 나타난다. 증세는 비염이 시작되고 3~4일 후부터 마른기침이 잦아지기 시작한다. 나중엔 호흡 시 휘파람 소리가 들리며, 기침을 할 때 가슴 통증과 빈 호흡을 유발한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오무영 교수는 "대부분 별다른 치료 없이도 회복된다. 다만 유아는 자주 체위를 바꿔 가래 배출을 용이하게 해주고, 소아의 경우 물이나 음료수를 자주 먹여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실내환경은  본인과 주변 사람들이 쾌적함을 느끼는 정도에 따라 실내온도는 18~22℃, 습도는 50% 전후로 적당히 조절하는 것이 좋다. 너무 건조하면 기침이 심해지고, 습도가 너무 높아도 세균, 집 먼지 진드기 등을 번성시켜 기관지 등 호흡기를 민감하게 만들 수 있다.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젓은 수건을 사용해 적정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좋다.
 
이와 함께 빌딩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e)을 완화하기 위해서도 환기는 필수다. 이는 환기가 어려운 밀폐형 사무실에서 나타난다. 눈이나 목의 따가움, 기침, 두통, 피로, 집중력 감소, 기억력 저하, 피부 가려움이나 발진 등과 같은 비특이적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오무영 교수는 "겨울철에는 실내활동이 많아지면서 밀폐된 환경에서 미세먼지, 오염물질, 바이러스가 떠다니기 때문에 각종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다. 자주 환기를 시켜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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