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가볼.


율하천 따라 형성된 이색체험 카페들
그 날 기분·기호 따라 선택하는 재미

아이들 인기 ‘슈가볼’ 쿠킹클래스 예약 필수
홍차 한 잔에 손톱관리까지 女 취향 저격

아기자기 다양한 수제품 볼거리 선사
친절한 주인장 강의 들으며 제작 가능

건식 반신욕기에 몸 담가 땀 쏙 빼고
사주카페서 가벼운 상담 통해 위안을



요즘은 카페가 하나 건너 하나라고 할 정도로 흔해졌다. 단순히 좋은 분위기나 커피 맛으로만 승부를 보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장유 율하카페거리에는 최근들어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넘어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카페들이 많이 들어섰다. 이제 율하카페거리에서는 카페를 그 날의 기분에 따라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오늘처럼 코끝이 에이도록 추운 날에는 대부분 실내에서 즐길 거리를 찾는다. 만약 아이가 있다면 '어린이 쿠킹클래스'가 열리는 '슈가볼'이 괜찮다. 슈가볼은 아이들에게 매주 다양한 과자 만들기 수업을 제공한다. 방학기간과 주말에는 참여인원이 많으므로 예약이 필수다. 카페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주부들이다. 지인들과 함께 카페를 찾은 최유진(39·율하동) 씨는 "여기는 아이도 엄마도 즐거운 공간이다. 아이는 재미있는 체험을 해서 좋고, 엄마는 친구들과 편하게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네일아트를 좋아하는 여성이라면 '카페 블리스 티룸'을 추천한다. 이곳에서는 우아하게 프랑스 유명브랜드인 '마리아주 프레르' 홍차를 마시며 손톱관리를 받을 수 있다. 물론 네일아트 고객에게는 차가 무료로 제공된다. 문현호(29) 사장은 "카페의 주요고객이 여성 또는 커플이기 때문에 차와 네일아트라는 조합을 생각하게 됐다. 가게 문을 연지 석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마니아층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 모어 슬로우, 카페블리스 티룸, 율하상점, 카페 숲 인 사주&타로(왼쪽위사진부터 시계방향).

아기자기한 소품을 살 수 있는 카페들도 있다. 율하천을 등지고 오른쪽 끝자락에 자리한 '카페 모어 슬로우'에서는 예쁜 수제도장을 판매하고 있다. 고객이 주문을 하면 사장이 직접 원하는 글귀를 새겨준다. 종전에는 작은 장식품과 파티용품도 판매했는데 지금은 모두 정리하고 목재를 이용한 새로운 품목을 준비하고 있다. 가게 안쪽에는 최대 18명이 사용할 수 있는 커다란 '스터디 룸'이 있다. 5명 이상이면 이용할 수 있다.
 

카페 '율하 상점'에는 없는 게 없다. 계절이 느껴지는 포근한 소재의 옷가지와 각종 액세서리, 다양한 소품들이 카페 안을 꽉 메우고 있다. 모두 판매용이다. 다만 창가에 자리한 피아노와 한 쪽 모퉁이에 숨겨진 재봉틀은 상품이 아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강의에 이용된다. 피아노 수업은 사장이 직접, 자수 수업은 외부강사가 진행한다. 주로 강의를 들으러 온 사람들이 차를 마시고 소품을 구입해 간다. 카페라는 이름보다는 사랑방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최근 개점한 디저트카페 '도도플레이트'에서는 저렴한 에코백과 찻잔, 접시 들을 살 수 있다. 곧 성인을 대상으로 한 '베이킹 교실'도 문을 열 계획이다. 카페 사장은 지난 7년 동안 전국을 누비며 마카롱 만드는 기술을 익혔다고 한다. 그래서 달지 않은 마카롱이 이 가게의 자랑이라고. 여기서 판매되는 모든 종류의 홍차는 직접 향을 맡아보고 주문할 수 있다.
 
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거나 일에 치여 숨이 턱까지 차는 날. 그런 날에는 힐링카페에 들러보자.
 

▲ 토토로의 숲.

건식 반신욕이 가능한 '토토로의 숲'에는 편백나무로 만든 가구들이 가득하다. 나무욕조에 몸을 담그자 온 몸이 노곤 노곤해지고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 든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따뜻한 꽃차와 효소 차는 혈액순환과 체온상승을 돕는다. 차를 마시는 사람은 누구나 무료로 반신욕을 즐길 수 있다. 단, 고객이 많을 때에는 1인당 이용시간을 50분으로 제한한다고. 김가원(53) 사장은 "반신욕기와 내부에 전시하고 있는 책상, 옷장 등의 가구를 판매하기도 한다. 요즘 같은 겨울에 수입이 가장 높은데, 반신욕이라는 아이디어가 매출로 연결된 셈"이라며 웃었다.

플라워 카페를 찾아 꽃향기를 맡는 것도 마음을 추스르는 좋은 방법이 되겠다. '카페 아미쿠스'는 바리스타 남편과 플로리스트인 부인이 함께 운영한다. 매장에는 생화도 있지만 드라이플라워가 주를 이룬다. 김태종(34) 사장은 "3년 전 처음 문을 열었을 때에는 손님들이 꽃이 있는 줄 모르고 왔지만, 지금은 일부러 찾아와 꽃만 사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개점 초기에 커피만 판매했던 가게는 시간이 지나고 가족단위의 고객이 늘면서 메뉴에 아이들을 위한 차, 빵 종류 등을 더했다. 계산대 앞에 놓인 캐릭터 막대사탕이 눈길을 끈다.
 

▲ 도도 플레이트(왼쪽), 마벨.

아미쿠스에서 골목을 따라 율하천 반대방향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카페 숲 인 사주&타로'가 보인다. 가게에 들어서면 곳곳에 놓인 잘 관리된 식물들이 산뜻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베레모를 쓴 멋쟁이 배수정(53) 사장은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을 타로카드 상담으로 풀어준다. 착즙해서 판매하는 생과일주스와 직접 담아서 제공하는 레몬차, 대추차는 이 가게의 대표 메뉴. 2017년 신년운세가 궁금하다면, 편안한 분위기에서 차를 마시며 상담할 수 있는 사주카페에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사실 장유 율하카페거리는 극히 좁다. 율하천을 등지고 섰을 때, 만남교를 중심으로 오른쪽을 칭하는 말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하천을 따라 카페들이 형성된 길 전체를 두고 카페거리라고 부른다. 그 길을 따라 관동공원 방면으로 조금 내려오면 또 다른 이색카페들이 산재해 있다.
 
커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익숙한 이름 '카페 마벨 갤러리'. 이곳에는 매달 다른 미술작품이 걸린다. 요리 파워블로거가 운영하는 '풀지 않은 선물'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주방기구들을 만날 수 있다. 모든 전시품은 주인장이 15년 동안 모은 것으로 판매는 하지 않는다. 인근에는 '북 카페'로 불리는 '8월의 크리스마스'도 자리하고 있다.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찾아오면서 야외 나들이를 하기가 쉽지 않다. 집에서 여가시간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하루쯤은 낭만과 여유가 있는 장유 율하카페거리를 찾아 카페여행을 떠나 보는 건 어떨까.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율하카페거리 가는 길 /경전철 부원역 앞에서 버스 3-1번 타고 율하푸르지오4단지에서 내려 도보 9분. 화정역·김해문화의전당·연지공원·일동한신아파트에서 58번 버스 타고 푸르지오4단지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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