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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철서 공연·전시하는 문제 등 사회적 역할 많이 고민해야”(2) 지역 문화예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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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7.02.01 09:35
  • 호수 308
  • 12면
  • 배미진 기자(bmj@gimhaenews.co.kr)

<김해뉴스>는 지난달 24일 <김해뉴스> 회의실에서 김해예총 산하 지부장들과 예술인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해예총 장유수(57) 지부장과 김해예총 산하 문인협회 김근호(62) 지부장, 국악협회 김태덕(51) 지부장, 사진협회 이태규(66) 지부장, 미술협회 정원조(52) 지부장, 우리소리예술단 박시영(55) 단장, 김해오광대 허모영(50) 사무국장, 극단 번작이 조증윤(49) 대표, 비영리문화단체 ㈔맥커뮤니티 장원재(39) 대표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 진행은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가 맡았다.


 

   
▲ 김해의 문화예술인들이 지난달 24일 <김해뉴스>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


공연 등 단체 지원금 턱없이 부족
전문성 갖춘 공무원 확보 시급
시, 예술 중장기 발전 계획 있나

김해문화의전당 대관 어려워
자생적 문화대안공간 고려를

시민 수준 맞춰 콘텐츠 개발 노력
행사 때 내빈 소개 관행 깨지길



△김예린 기자=<김해뉴스>는 지역별, 그룹별 간담회를 개최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지면에 싣고 있다. 예술단체를 운영하거나 관련 활동을 하면서 불편을 느꼈거나 어려웠던 점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단체 지원, 관심 부족
△박시영=시의 지원이 적다. 행사를 한 번 치렀는데 시에서 지원금이 40만 원 나왔다. 실질적으로 행사를 하려면 몇 백만 원씩 든다. 지난 공연 때는 총 예산이 1200만 원 들었는데 시의 지원은 120만 원이었다.
 
△장유수=지난해 예술계의 전체 예산이 약 35억 원이었다. 이중 시립합창단이 16억, 가야문화축제가 10억을 가져갔고, 나머지 금액을 예총을 비롯한 예술단체들이 지원 받았다. 그런데 가야문화축제, 시립합창단 운영비는 문화예산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니 예술계에 순수하게 지원되는 금액은 전체 예산을 따져보면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시에 예산이 적다고 말하면 경전철 적자 때문에 돈이 없다고 한다.
 
△허모영=김해시가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 어떤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알고 싶다.
 
△조증윤=올해의 문화계 화두는 '블랙리스트'다. 예술인들이 지원금에 목매달고 있으니 정부에서 이걸 무기로 지원을 대폭 축소하는 등의 횡포를 부리는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공무원들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은 지역 예술인들을 꽃이 아닌 잡초로 보는 듯하다. 김해예술제에 한 번 참여한 적이 있는데 주요 내빈 소개사를 공무원들이 사전에 검열하더라. 쩔쩔매면서 맞춰줬다. 이게 바로 시가 지원금을 무기로 삼는 부분이다. 지원금에 목매달면 끌려갈 수밖에 없다.
 
△허모영=문화예술 부문은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이 오랜 기간 있어야 한다. 얼마 전에 시청에 갔는데 한 공무원이 예산업무를 숙지하자말자 다른 부서로 이동했다. 전문성을 갖춘 직원이 한 명이라도 있어야 한다.
 
△김근호=문화행사의 첫 시작 때 내빈소개를 하는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 야외 행사장에 가보면 추운 겨울인데도 시민들이 고위직 인사가 올 때까지 떨고 서 있다. 우리가 뽑은 일꾼을 귀빈 대접해서야 되겠나. 인식을 바꿔야 한다.

■예술인 전용공간 없어
△장유수=예술인을 위한 공간이 없다. 시에서는 한글박물관, 김해문학관(만화박물관)을 짓겠다고 한다. 관광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예술인을 위한 연습 공간 마련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이태규=전임 시장들은 예총회관 건립을 약속했다. 사진협회에는 15개 지부가 있는데 예총회관이 없는 곳은 김해와 함양뿐이다.
 
△김근호=훌륭한 문인들의 자료를 보관할 공간과 지역 문인 단체들이 모여 아카데미와 회의를 진행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 구지봉은 한국문학의 발상지라고 볼 수 있다. 문학에 대해 알고 싶다면 김해에 가야한다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도록 구지봉 문학관을 설립해야 한다.
 
△장유수=시민들은 예술인 공간으로 김해문화의전당, 김해문화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마음대로 쓸 수 없다. 김해문화의전당은 기획 행사 때문에 김해예술제 시간에 맞춰 전시와 공연 대관을 하지 못한다. 지난해 김해문화의전당의 불용예산이 15억 원이다. 대관료 좀 받지 말라고 사정해도 악착같이 받는다. 지역의 인재를 양성하려면 기초예술을 장려할 수 있는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예린=시에서는 왜 우리가 지역문화예술인을 양성하는 데 일조해야 하느냐고 되물을 수 있다.
 
△장유수=문화예술 향유는 국민의 기본권이다. 초등학생, 중학생이 의무교육을 받듯 기초예술은 성과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탄탄한 기반이 조성된 상황에서 기초예술이 장려돼야만 세계적인 인물이 나올 가능성이 많아진다.
 
△김예린=일부 예술인들은 작품을 걸만한 전시 공간이 없다고 한다. 작가들이 클 수 있는 기반이 안 돼 있다고들 하는데.
 
△정원조=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시장은 찾아보면 분명히 있다. 예를 들어 창원에 있는 대안공간 마루는 미술가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화랑이다. 마루는 인적네트워크를 잘 마련하고 활용해 창원시의 문화정책에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예술인 스스로 자생적인 문화대안공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장원재=청년들은 전시공간이 없다고 하고 지자체는 공간이 많다고 한다. 서로 매칭이 이뤄지지 않아서 그렇다. 미술 전시는 카페를 비롯한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는 쪽으로 개념이 많이 바뀌고 있다. 자발적인 매칭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
 
■콘텐츠 개발 필요
△장원재=김해에서 25년 정도 살았지만 이 자리에서 처음 뵙는 분들이 많다. 그만큼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없었다는 것이다. 현재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김해문화네트워크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청년들과 기성세대들은 서로를 포기하고 있다. 서로의 생각을 겸손하게 수용하고 열린 마음으로 들어줘야 한다.
 
△김근호=문인단체가 책을 발간하면 지역에서 죽어버린다. 김해 지역 몇몇 사람만 본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훌륭한 문인들의 작품은 외국에 출판할 수 있도록 번역을 도와주는 기구가 필요하다.
 
△조증윤=인기 연극 '택시'를 뮤지컬 버전으로 각색해서 공연했다. 공무원은 '똑같은 공연 아닌가'라고 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아직까지도 각종 버전으로 큰 인기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지역 작품을 한 단계 발전시켜놨더니 보지도 않고 그런 말을 한다.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열린 대규모 기획공연에 가보면 고위 공무원들은 다 와 있다. 정작 지역예술인들의 공연은 표를 줘도 안 온다. 극단 번작이의 공연 같은 경우 재미있다는 소문이 나자 표를 가지고 와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왔다.
 
△허모영=김해문화의전당은 지역 예술인과 함께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문화 콘텐츠가 많은 김해를 소재로 뮤지컬을 만든다면 충분히 유명 뮤지컬과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제작 과정에서 외부 인사를 영입할 게 아니라 지역 예술인을 활용해야 한다.
 
△김태덕=김해는 지역 고유의 역사와 정통성,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도시다. 소재가 많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변화와 발전이 없다. 예술가들이 활동하기에는 조건이 열악하다. 김해에서는 문화예술 강좌가 많이 열리고 있다. 그런데 강좌의 주축이 문화예술을 이끌어가는 사람이 아니라 일반인 강사다. 비참한 기분이 든다.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으로 지역민에게 알찬 문화교육을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유수=문화센터의 강사모집은 인맥이나 구인공고로 이뤄진다. 예총의 추천이 아니더라도 우수한 지역 인력이 선정될 수 있도록 검증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허모영=꼭 김해 사람을 쓰는 건 옳지 않다. 김해의 예술인들도 다른 지역에서 강의를 해야 한다. 주민센터 강좌의 목적은 전문가 양성이 아닌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다. 일반인 강사는 전공자보다 발 빠르게 움직였을 뿐이다. 불평만 할 게 아니라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찾아야 한다.

■자성의 목소리
△김태덕=지역 축제 같은 경우 무대와 관객이 따로 노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쉬운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지역민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조증윤=시는 경전철 재정 부담금 때문에 지원을 많이 못해준다고 한다. 경전철 사업 활성화를 위해 우리는 과연 무엇을 했나 고민해 봤다. 경전철에서 공연과 전시를 하면 어떨까. 출퇴근 시간에 열차 문이 열릴 때 들려오는 음악소리만으로도 시민들은 김해에 예술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 스스로 자존감을 찾아가야 한다.
 
△허모영=김해시민들이 왜 초청공연과 전시만 보는 지 김해 지역 예술인들 스스로가 자각 할 필요가 있다. 시민들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생각해 봐야 한다.
 
△박시영=우리 스스로 공부하고 실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정원조=예술인들의 자구 노력이 선결 과제라고 본다. 실력을 갈고 닦으면 이에 부합하는 문화예술 정책은 따라 온다. 예술인들이 스스로를 멋진 상품으로 만들어야 하는 게 최우선이다. 흥미 있는 콘텐츠를 만들면 지원과 관심을 받을 수 있다.
 
△김근호=공무원은 규정에 의해 일하는 사람이다. 법의 틀 안에서 움직인다. 시장은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도와주는 사람이다. 시민들이 예술작품을 좋아한다면 시장이 안 나설 리가 없다. 예술은 선거와 같다. 시민의 수준과 국민 정서에 맞는 방향으로 간다. 공무원 탓을 할 게 아니라 예술인들이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다가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장원재=지역의 원로 예술인들께서 힘든 상황임에도 포기하지 않고 남아줘서 감사하지만 좀 더 능동적인 자세를 취해줬으면 한다. 예술인 모임을 활성화시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 플랫폼을 구축해 줬으면 좋겠다. 오늘 같은 간담회가 활성화되고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났으면 좋겠다. 

김해뉴스 /정리=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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